시간과 물에 대하여 - 2022 우수환경도서
안드리 스나이어 마그나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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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발루'라는 섬을 아시나요?
9개의 섬으로 이뤄진 투발루는 대부분 섬의 해수면 높이가 3m에 불과합니다.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2개의 섬이 이미 바다속에 가라앉았고
나머지 섬들도 점점 침식하고 있답니다.
향후 50년~100년 후면 투발루 섬 대부분의 섬이 잠기게 된다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건 머나먼 태평양의 어느 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 지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일이기도 합니다.

 

[시간과 물에 대하여]를 읽었습니다.
기후변화, 기후환경에 대한 보고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첫번째 챕터를 읽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체계가 무너질 때는 단단히 묶여 있던 사슬에서 언어가 풀려 나온다.
현실을 담아야 할 단어들이 허공을 떠돌며 더는 아무것도 가리키지 못한다"

이 한문장에서 앞으로 이 책의 말과 글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저자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아이슬란드의 작가이자 환경 운동가입니다.
지구온난화가 자연에 끼치는 과학적 현실을 시의 언어로 옮겨내는 작가이면서
특이하게도 환경문제의 경각심을 주기 위해 2016년 아이슬란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력도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제목에서 등장하는 두 단어 '시간'과 '물'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인간이 지구자연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온난화가 진행되는 시간 사이 빙하는 녹을 것이며 빙하가 녹은 물은 인간을 위협할테지요.
인간에게 시간과 물은 유한하지만 자연에게 시간과 물은 무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구가 45억년의 시간을 흘러 천천히 진화하고 형성시켜온 것들이
인류의 등장과 함께 진행된 문명의 발달로 인해 짧은 시간동안 급격히 파괴되고 있지요.
[시간과 물에 대하여]에서는 지구를 보호하자, 환경을 지키자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라진 것들에 대해 그리고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남은 과거의 지구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머나먼 북극의 빙하를 떠올릴 필요도 없습니다.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도 불타는 여름과 혹독한 겨울,
단 두 계절만 남았다는 걸 확연히 느끼고 있으니까요.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세요.
그리고 지구에 대해 생각해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미래를 생각해주세요.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묻습니다.
"우리 때문에 지구가 파괴되고 있나요?"

 

오래전 [인간 없는 세상]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지구상에 인간이 사라진 후 지구가 회복하는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처음부터 자연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있었지만 인간이 더 빠른 속도로 파괴했다죠.
자연은 인간이 지구에 남긴 생채기마저도 고스란히 회복시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이 멈추는 순간에도 자연은 자신의 속도대로 계절을 흘러보내고
탄생과 죽음의 사이클을 순환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인간들이 깨닫지 못하고 지구파괴를 진행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간과 물에 대하여]의 작가는 단 한마디로 오싹하게 합니다.
"흥미진진한 시대를 살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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