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고전 읽기 - 신화부터 고대까지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때는 고전의 세계에 푹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전을 읽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하니까요.
고전을 읽으면 인생의 태도가 바뀐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고전(古典)의 세계에서 고전(苦戰)을 면치 못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깊이 박혀있었던 것 같네요.
고전을 읽을 때 교과서적인 요소로 접근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 맘대로 고전 읽기]가 제게 그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저는 고전을 시대배경의 요소나 등장인물의 파악, 내용의 해석만 생각하며 읽었어요.
그런데 [내 맘대로 고전 읽기]의 저자 최봉수 작가는 고전을 <사람 이야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람 이야기!
이 단어가 머리에 들어오는 순간 저는 고전문학의 고정관념이 확 뒤집어졌습니다.
어느 나라의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했든 결국 문학소설 속에는 사람이 등장하고
그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라는 것을요.
주인공이 있고 그 주변인물이 등장하면서 관계의 갈등이 생겼다가 풀려가는 이야기!
그건 예전에도 쓰였고 지금도 쓰이고 앞으로도 쓰일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자 고전이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고전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고민이나 갈등을 그냥 따라 가다보면 이야기가 풀리는 것이었죠.
최봉수 작가는 이런 재미있는 사실들을 <일리아스>의 아킬레우스나 <오디세이아>의 오디세우스,
또 사마천의 <사기>나 <초한지>, <삼국지>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잔머리가 비상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미인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나쁜남자의 원형'
이라는 풀이를 읽는 순간 <오디세이아>가 굉장히 쉽게 다가왔어요.
고전을 이렇게도 읽을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세상 모든 고전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학창시절 고전을 이렇게 쉽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웠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고전문학이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는 것은
교훈이 남는 이야기나 모범이 되는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라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오래전 옛날에도 이런 사람이 있었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인데?'
되풀이되는 이야기들이 익숙하기 때문인 셈이죠.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나서 고전이 더 가깝게 느껴지네요.
오늘은 당장 몇 년째 책꽂이에서 묵어가고 있는 [안나 까레리나]라는 사람을 만나보고 싶네요.
고전을 쉽게 읽고 싶거나 새롭게 만나고 싶다면 [내 맘대로 고전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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