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책을 접하다 보면 내가 읽으면서 놀라고 배우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몇 종이나 될까? 강아지, 고양이, 비둘기, 까치, 까마귀, 참새, 햄스터, 고슴도치, 토끼, 금붕어, 열대어. 나는 이 이상 떠올릴 수가 없다.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땐 제비도 있었고 족제비도 가끔 보였던 것 같은데 다들 어디로 갔을까. 내가 알고 있는 동물의 종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한정적인지 이 책을 보며 다시 한번 또 느꼈다.
우선 이 책은 판형이 조금 큰 편이다. 약간 사전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더 좋았다. 시원시원한 느낌이랄까. 펼치면 동물별로 설명이 나온다. 동물에 대해 사전적 설명을 제시하는 책은 자칫하면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림과 함께 만화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직접 말하는 것 같아 흥미롭고 유쾌하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동물이 있었나, 내가 동물원에서 봤던 그 동물이 이런 특징이 있었나 놀랍고, 깨닫다 보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아이는 특히 파라다이스 나무 뱀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뱀은 무조건 기어 다닌다고 알고 있었는데 날아다니는 뱀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일각 고래는 꽈배기 같은 뿔이 3m까지 자랄 수 있는데, 이는 사실 뿔이 아니라 엄청나게 크게 자란 이빨(어금니)이라는 부분도 놀라웠다. 이빨인 줄도 모르고 사람들은 이를 '유니콘 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책 마지막 부분에는 카드를 만들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서식지와 동물 카드인데, 책을 여러 번 읽고 잘라서 휴대하며 보면 읽었던 내용이 더 요약정리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쌓인 신뢰감으로 <이것저것들의 하루> 시리즈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