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괴물이 되는 순간 넝쿨동화 15
조은경 지음, 정진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두의 마음 속에 천사도 살고 괴물도 산다. 어떤 존재의 등장이 더 빈번한지에 따라 세상을 대하는 시각이 달라지는 거겠지. 우리는 언제 괴물이 되는 걸까? 이 책은 그 순간을 포착해 보여준다. 같은 반 친구가 내 성적을 가지고 놀릴 때, 엄마가 내 점수에 대해 무안을 주며 이야기 할 때, 선생님이 공부 못하는 친구를 나무랄 때, 부녀회장 아줌마가 삼촌한테 뭐라 할 때, 내가 삼촌을 의심할 때 등등. 무수히 많고 자주 접할 수 있는 상황 속에 괴물이 숨어있는 것이다.

 

 

딱지치기에서 져 친구의 노예가 된 나. 게다가 수학 시험도 잘 보지 못했다. 점수로 놀림을 받는다. 그 때 친구의 혀가 뱀의 혀처럼 갈라져서 이상하게 보인다. 내 점수로 무안을 주는 엄마도 마찬가지다. 뒷목이 푸르게 변하고 혀가 이상하게 변한다. 병원에서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라고 하지만 아닌 듯 하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나쁜 말을 던지는 모두가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다.

 

 

나쁜 말이란 뭘까. 책 속 초등학생들이 주고 받는 말은 직설적이고 무례하다. (요즘 친구들이 정말로 이렇게 이야기 나눈다고 하면, 뭔가 마음이 참담하다. '지진아' 같은 단어를 정말 오랫만에 마주했다.) 어른들의 말은 조금 복잡하다. 상대방을 걱정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듣고 있다 보면 정작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무하다. 듣는 사람의 감정과 기분을 헤아리지 않고 그저 자신의 근본없는 생각을 내뱉고 만다. 이 책이 조금 더 나아간 점이라면 주인공을 제외한 타인의 괴물화가 아니라 결국 나 자신도 그렇게 괴물이 될 때가 있다는 점이다. 즉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고, 그렇기에 서로 더 조심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혔다.

 

 

흔히들 말한다. 농담은 듣는 사람도 재미있어야 농담이라고. 듣는 사람은 없고 자기 자신만 재밌다고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놀리는 사람의 모습은 흉하다.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판단하고 의심하는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듣는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 모두의 모습은 결국 모두 괴물의 모습일 것이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나를 괴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말과 행동이나 의심하는 행동을 하면 결국 괴물이 되는 건 나 자신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