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엔 누가 살까? - 2021년 볼로냐 라가치 상 오페라프리마 부문 대상 수상작
카샤 데니세비치 지음, 이종원 옮김 / 행복한그림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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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아닌 그림이 기억에 많이 남는 그림책들이 있다. 이 책도 그중에 하나가 될 듯하다. 전반적인 색감이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표지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감 위에 따뜻한 노을빛과 창문으로 눈에 띄는 소녀 한 명.

 

 

 

호수길 3번지 212호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온다. 자기 방이 생긴 소녀는 곰곰이 생각해 보다 자기 방의 천장은 위층 누군가의 방바닥이고 자기 방의 바닥은 아래층 누군가의 방 천장이라는 걸 떠올린다. 그 누군가가 누구일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생각이 퍼져나간다. 어떻게 생겼을지 모두 집에 있는 건지 정말 누군가가 있긴 한 건지 소녀의 상상을 그 범위를 넓혀 나간다. 그러다 아무도 없으면 어떡할지, 이 큰 건물에 우리 가족만 있는 건 아닌지 약간의 걱정과 외로움을 안고 잠든 다음 날 소녀는 직접 알아보기로 한다. 용기를 안고 바깥으로 내디딘 그 순간 비슷한 또래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나와 아이 또한 오고 가며 이웃 주민들을 마주치곤 한다. 저분은 12층에 사는 할머니, 저분은 6층에 사는 아저씨 등등 이웃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사촌'이란 단어는 어색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층간 소음으로 아이에게 뛰지 말아라, 아랫집 시끄럽다 등의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아랫집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는 이야기 나눈 적이 없다는 걸 이 책을 읽고 깨달았고 살짝 뜨악했다. 아랫집의 천장이 우리 집의 바닥이라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일상을 꾸려가고 있는 모양새와 비슷한 모습으로 아랫집도 그들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면 조금 더 넓은 마음의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지 않을까.

 

 

 

선명한 그림과 색감만큼이나 당연하지만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게 해 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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