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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 노동인권 변호사가 함께한 노동자들의 법정투쟁 이야기
윤지영 지음 / 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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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곪아 있는 노동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노동 변호사의 이야기. 서로를 혐오할 게 아니라 손을 맞잡고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모든 노동자가 안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 글자 글자에 묻어 있다.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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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소이 이야기
송미경 지음 / 읻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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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소이 이야기』는 어릴 때 잃어버린 엄마의 여동생 ‘소이’를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제과 회사 ‘미미제과'의 홍보로 엄마의 사정은 전국에 알려진다. 회사는 소이를 찾는 광고를 딸기맛 웨하스 포장지에 붙이고, 집을 웨하스 모양으로 바꿔버린다. 그후 광고와 똑같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자신이 메리 소이라고 말하며 문을 두드린다. 과연 ‘나(은수)’의 가족은 소이를 만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책장을 넘기는 내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어딘가 이상하지만 왠지 모르게 평범한 소설이다. 그간 한국소설에서 봐왔던 전개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모든 인물이 무던하면서도 별난 성격을 보인다. 인생은 예상할 수 없으며, 우리는 모두 평범하지만 괴이하다는 사실을 말하는 걸까? 소설의 형태를 띠는 다큐멘터리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떠올렸다. 주인공들은 한 사람만을 기다리는데 그 기다림의 대상은 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책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할까.’, ‘누군가와의 만남을 오랫동안 고대한다는 삶은 어떨까.’ 송미경 작가는 기다림의 의미를 독자에게 물어보는 듯하다.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나요?’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다른 독자들이 이 물음에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 대답에서 그들이 살아온 여정과 겪어온 경험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본 게시물은 읻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나는 언젠가 사랑하는 이들과 손을 잡고 날아오르고 싶다. 우리는 허공에서 공을 주고받으며 웃어댈 것이다. 나는 공놀이를 마치면 이 소설을 호주머니에서 꺼내 팔랑팔랑 흔들 것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그러려고 쓴 소설이다. 아주 가볍게.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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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절반 읻다 시인선 15
프리드리히 횔덜린 지음, 박술 옮김 / 읻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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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절반』은 18~19세기 독일의 전설적인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시선집이다. 횔덜린이 세상에 내놓은 시부터 끝내지 못한 글까지, 그의 인생이 수록되어 있다. 그 삶의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인간과 신을 넘나들게 된다. 이러한 비경계성이 어쩌면 200여 년 전 그가 겪었을 갈등, 혼란, 회의를 표현하는 게 아닐까. 그의 감정은 활자를 타고 독자에게 전해진다.


생전에는 광기 가득한 시인으로, 사후에는 시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횔덜린. 시 한 편을 넘길 때마다 그를 둘러싼 말을 이해했다. 여러 조각으로 쪼개지는 듯한 글, 언어들 사이의 공백, 문장 부호의 생경한 쓰임에서 실험적이면서도 광적인 성향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움과 도전은 한 끗 차이니, 정신질환자이자 현대 시의 길잡이로 불리는 게 아닐까.

오랫동안 시를 멀리하다가 올해부터 시에 도전하는 내게 횔덜린의 언어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처음 시를 맞닥뜨렸을 때 시가 하나의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시인·번역가·철학자를 유영하는 횔덜린의 정체성이 글에도 나타난 게 아닐까. 어떻게 시를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할 때마다 박술 번역가의 주석은 큰 힘이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관한 설명부터 횔덜린의 생애와 작품, 독일어 분석까지. 독자에게 횔덜린의 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다분히 느껴졌다. 더불어 책의 말미에 실린 번역가의 해제가 없었다면, 독일 시의 정수를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어로 옮기기 어렵다는 평을 들은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한 박술 번역가와 읻다 출판사에 감사할 따름이다.


횔덜린의 시선집은 애서가라면 도전해 볼 만한 작품이다. 종이 너머로 전해지는 철학적 고찰, 상상을 불러오는 묘사, 수려한 표현과 언어가 구미를 당길 것이다. 단번에 해석하지 못해도 괜찮다. 우리에겐 친절한 주석과 해제가 있으니.


본 게시물은 읻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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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시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3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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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시집』은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노년에 남긴 시집으로, 그의 깊은 시 세계가 가득하다. 그 세계에는 동·서방을 넘나드는 자유로움과 공존의 가치가 존재한다. 이러한 비경계는 추상과 은유라는 감각을 타고 괴테의 사색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지구를 유랑하는 연결, 괴테의 시편들을 요약하는 단어이다. 동양의 이질성을 다름으로 바라보고 열린 태도로 받아들이는 개방성이 시 곳곳에서 묻어난다. 페르시아 시인 ‘하피스’가 여기저기 등장하는 것도 그의 개방성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이처럼 생경한 차이를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시선은 폐쇄성을 흩트리고 너그러움을 불러온다. 다시 말해, 괴테는 다양성에 진취적인 태도를 보이며 공존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듯하다. 18~19세기 문인이 더불어 사는 삶을 시에 녹여낸 게 놀라울 뿐이다. 사소한 차이로 편을 가르고 갈등하는 이 시대에, 『서동시집』으로 괴테의 ‘공존’·‘비경계’ 정신을 배우는 게 어떨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로 익숙한 괴테의 시라니, 처음엔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시 몇 편을 읽다 보면 ‘어떤 의도를 전달하고 싶은 걸까?’ 같은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시의 흐름을 따라가길 바란다. 상징과 은유로 둘러싸인 줄기를 유영하면 괴테의 세계가 열릴 테니. 또한, 「『서동시집』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주석과 해설」과 장희창 번역가의 「해설」이 이해를 돕는다. 그러니 거리낌 없이 세계를 횡단한 괴테의 아름다움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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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은유 지음 / 읻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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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는 은유 작가님이 한영, 한일, 한독 시 번역가 7명과 나눈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집이다. 각기 다른 렌즈로 시를 바라보고 시의 말맛을 다른 언어로 이어 가는 7명. 그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를 옮기는 과정 그리고 그들이 밟아 온 순간들이 대화에 녹아 있다. 언어의 속을 조명하고 현실의 벽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그들의 ‘맑음이 하늘을 빛낸다.

언제 어디서나 번역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다. 기술로 언어의 장벽을 넘은 것만 같다. 그래서 번역의 가치를 가벼이 여기는 걸까? 문장을 ctrl+c(복사)해서 번역 프로그램에 ctrl+v(붙여 넣기)하면 그 뉘앙스를 완전히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언어의 마술사 같은 이들에게도 번역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대다. 수학 문제집처럼 시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다. 그래서 원어의 어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글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다양한 표현을 생각하고 조합하기를 반복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글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살리는 단어를 발견해 낸다. AI가 삶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 번역이 위태로워 보인다. 하지만, 번역은 결코 AI에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언어의 뉘앙스와 차이를 음미하고 그 말맛을 살리는 표현은 인간만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7명의 번역가들이 말하는 번역 이야기 속엔 희비애락이 가득하다. 그 감정을 즐기는 자들이 계속 시의 아름다움을 좇을 것이다.

‘말이 들리는 글’, ‘수다스러운 글’을 좋아하는 나를 저격하는 책이었다. 은유 작가와 이들이 대화를 나눈 서점 한구석에 앉아 이야기를 엿듣는 기분이었다. 한 사람의 표정, 눈빛, 애정, 자신감을 드러내는 흑백 사진들은 책에 ‘사람’을 넣었다. 그만큼 책장 너머로 사람이 느껴졌다. 홀로그램박으로 반짝이는 표지는 두 가지의 인상을 준다. 첫 번째는 번역가들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은유 작가님이 비추는 듯한 느낌이고, 두 번째는 번역가들의 다채로움을 표현하는 느낌이다. 맑음과 순수함이 표지에서부터 튀어서 좋다.

언어를 발견하는, 시를 사랑하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말을 유영하다 보면 시를 꺼내 읽고 싶어진다.

시 번역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이다. 번역은 애정을 보내는 일이다. - P47

작가로 살지 않더라도 이 세상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읽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 감수성을 유지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싶고, 그렇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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