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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똥 ㅣ 책속의책 그림책
이정호 지음, 최희옥 그림 / 책속의책 / 2022년 12월
평점 :

저희 아이처럼 똥, 방귀를 좋아하는 꼬마 친구들이 깔깔깔 웃으며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책이예요. 책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만나는 그림들은 고전적인 느낌이 들어요. 깜찍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그림책을 많이 봤던 꼬마 친구들에게 이런풍의 그림들이 낯설고 생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편으로 더 흥미를 갖고 집중해서 책에 몰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옛날 옛적에 노루골에 열 살 꽃지라는 여자아이가 살았다고 해요. 꽃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 때문에 생김새도 예쁘겠다고 예상했지만 꽃지는 메주처럼 못생겼다고 해요. 꽃지의 눈코입을 설명하는 표현이 재미있어서 저희 아이는 소리내어 웃기도 했어요. 꽃지와 같은 마을에 살고있는 친구 단이는 살구처럼 곱고 박꽃처럼 웃음짓는 아이라고 해요. 두 아이의 생김새를 표현하는 이 부분에서 꽃과 메주, 살구와 박꽃이라는 짧은 단어 속의 이미지가 우리에게 얼마나 강렬하게 각인되었는지 알게되어 저는 새삼 놀라기도 했어요.

속이 안좋았기 때문일까요. 어느 날 심부름을 다녀오던 예쁜 단이는 똥 방귀를 마구 뀌어대요. 큰일을 보고 싶어 마땅한 곳을 찾으려고 허둥대는 단이의 얼굴이 노랗게 변하기도하고 빨갛게 바뀌기도 하는 그림에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누가 볼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단이를 도와주고 싶더라고요. 때마침 사람이 없어서 바위 뒤에 자리를 잡고 힘을 준 단이는 굵고 긴 구렁이 같은 똥을 누고 자기 갈길을 가요. 이 모습에 저희 아이누 어리둥절해하다가 깔깔 웃더라고요. 누구도 알지못하는 예쁜 단이의 이러한 비밀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빠진 꽃지와 전개되는 내용이 판소리 자락처럼 고유한 율격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