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안녕
유월 지음 / 서사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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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도연은 법원에서 가사조사관으로 근무한다. 심리상담사였던 그녀는 직업을 바꾸고 법원에서 많은 사건, 사고를 목격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정리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새롭게 삶을 살아가려 한다.

 

병원에서 심리상담사로서의 일은 도연에게는 큰 무력감이었다. 불합리함은 누구도 바꿀 수 없고 결국은 본인이 적응해야 한다는 무력감. 사회적 동물로서 최소한의 본능이라도 깨워서 적응해야 하는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도연의 언니는 차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을 한다. 언니는 조금의 슬픔도, 힘듦도 가족에게 새어나가지 않기 위해 늘 애쓰다 결국 생을 마감한 것이다. 도연에게는 심적으로 상당한 충격이었고 언니의 죽음은 도연에게는 마음의 상처다.

 

도연은 직장에서 본인의 가정사를 직급이 높은 지원에게 말한다. 그 뒤부터 사회생활은 걷잡을 수 없이 힘들어 진다. 개인의 성장을 위해 상대에게 의도적으로 아픈 말과 행동을 하거나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지원이 도연에게는 숨이 막힐 정도였다. 지원이 도연에게 하는 모든 행위는 자신의 명분을 위한 자기 합리화였던 것이다. 도연은 발가벗고 있는 듯 부끄러웠고 숨을 곳은 없었다. 몸과 마음에 지원이 함부로 비집고 들어와 마음을 짓밟히는 것을 도연은 느낀다. 결국 퇴사를 하게 된다.

 

도연이 법원에서 가사조사관으로서 이혼 조정 신청을 하여 만난 사람들의 표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우울,불안,분노과 얼굴에 섞여 있고, 서로를 비난하고 상대 탓을 한다. 조사실 안에서의 모든 언어는 공격을 위해 사용된다. 도연의 중재나 개입은 소용이 없다. 보고서를 써마무리 짓는 것만이 목적이 된다. 사람들의 진술에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조금씩 줄어 들었다.

 

법원 조사실에서 이혼 가정 가족 증인으로 알게 된 시재를 통하여 도연은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된다. 그러면서 사람의 마음은 모두 다르고 조금씩 다른 크기의 불편함이 있음을 인지하고 소소하고 얕은 불평들을 삼키는 순간마다 성숙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도연은 마음의 여유를 얻게 된다.

 

완독 후 현재 한국 사회가 겪고 있으며 이슈화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가 저절로 머릿 속에 그려진다. 어느 조직 안에서든지 불공정함, 불합리함이 있지만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세대와 이그것들에 저항 하려는 젊은 세대들 간의 갈등. 그리고 남에게 베푼 호의가 상대방에게는 매우 불편한 관계로 형성될 수 있고 심해지면 가스라이팅으로까지 극단적으로 갈 수 있음을.

 

감자가 적절한 온기와 바람, 수분만 있으면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아도 싹을 틔우듯이 적절한 환경만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럽게 한 존재가 자기다움을 드러내게 된다.”-칼 로저스 심리학자.“p49

 

그러니까 언젠간 피긴 펴. 때가 되면.”p135

 

주는 사람은 언제나 사소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소한 게 더 크게 남더라고요. 큰 건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사소한 건 관심이 있어야 보이니까.”p185

 

네가 잘 사는게 가족을 지키는 거야.”p196

 

본 리뷰는 서사원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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