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시간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가 토카르추크는 폴란드의 국민작가로 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 받는다. <태고의 시간들>은 작가가 신화와 전설들을 차용하여 인간의 존재론적 숙명,고독,신과 인간의 관계 등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인물의 꿈, 내면, 무의식 등을 정교하게 묘사한다.


이 소설은 ‘~의 시간이라는 소제목으로 84편의 조각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단문이나 에피소드를 촘촘히 엮어서 만든 소설이다. 한 쳅터의 주인공은 인간, 각종 동식물, 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상의 존재들로써 주인공이다. 독립적이며 개별적이면서도 하나의 중심 서사를 향해 긴밀하게 뒤얽히고 맞물려 있으며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태고는 허구와 현실이 절묘하게 중첩되는 공간이다. 20세기 초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유대인 학살과 전후 폴란드 국경선의 변동 등 작가의 조국인 폴란드의 역사가 이야기에 스며 있다. 그러므로 소설은 실제로 허구의 태고가 아닌 근현대이며 인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시간의 목적은 무엇일까요?”p128

 

상상이란 따지고 보면 창작의 일부이며, 물질과 영혼을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와 같다. 특히 빈번하게, 집중적으로 할수록 더욱 그렇다. 이런 경우, 상상은 물질의 파편으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삶의 기류에 융합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욕망은, 그것이 충분히 강하기만 하면, 이루어진다. 물론 기대했던 바가 전부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p170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결합되게 마련이란다. 지금까지 쭉 그래왔지. 결합의 필요성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강렬한 욕구란다. 주위를 둘러보면 금방 알 수 있지.”p232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작가의 강렬한 묘사는 하나의 장면이 되고 머릿속에 각인된다. 인간의 쾌락,절망,분노,비명 등 모든 감정과 전쟁 중에서 펼쳐지는 잔인한 모든 글들은 독자인 내가 작가에게 듣는 과거의 역사이자 작가의 신념과 가치관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의 <태고의 사간들>은 허구와 과거, 현재가 교차하는 신비로운 공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