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기를

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 인문학 카페에서 읽는 16통의 편지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책을 읽을때 어떤 책일까 궁금해하면서 항상 맨처음 작가약력을 상세히 읽어보는 편이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름이 익숙한 작가는 아니었기때문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자 교양저술가라고 소개되어있는데 교양저술가? 뭐지 하면서 감이 잘 안왔는데 역사와 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강의를 하신다니까 이 책도 역시 그런류의 책이겠지 하면서 좀 따분하지 않을까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단번에 만화로 시작을 하는게 아닌가 아 이것도 신선하다 하면서 단번에 집중이 되면서 훅훅 페이지가 넘어갔다 목차를 보니 더 궁금하고 읽고싶어져서 첨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마흔살을 살아온....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나이 공자는 불혹의 나이라했고 지금 우리시대에는 어느정도 기반을 잡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들,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자기 일에 매진하는 시기 이정도로 인식받을 나이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어느정도 사회생활에 지칠대로 지치고, 아직 이루이 놓은 것은 없는데 앞으로 더 막막한 고단하나 앞길이 예고되어 있고 아이들은 점점 커가고 나는 점점 없어지고 나를 잃어버리는 나이

이 책에서는 이런 마흔을 달래기 위한 요새 유행하는 힐링을 위한 16통의 편지가 쓰여있다

각 편지앞에는 내용이 이어지는 만화가 있고 마지막에는 노래가사가 나오는데 어떻게 그렇게 딱 맞는 가사의 노래들이 있는지 한번 들어보고 싶고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들이 많아서 책 읽다가 엠피 다운 받아서 노래들으면서 읽을때도 있었다 이문세의 옛사랑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그런 노래들이었다

옛사랑의 대한 추억과 첫사랑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과 에피소드들  그리고 40대 부모가 되면서 나의 부모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그런 일들 부모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가슴절절히 공감하면서 읽었고 가족에 대한 편지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계속 들면서 재밌게 읽었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고 읽다보면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이 있어서 그런지 쉽게 읽어졌지만 다 읽고나서는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도 있었다 구성도 독특했지만 많이 생각하고 마흔살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다시 앞으로 나가야하는 중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 작가의 노력이 보였다

다 읽고나서 남편에게 읽어보라고 줬더니 다 읽고 재밌었다고 질주와 성공과 사회적 책임에 짖눌린 40대에게 아직 남아있는 향수와 사랑과 가족의 따뜻함 그리고 다시 전진할 힘을 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책의 제목처럼 흔들리고 주춤할 수 있지만 절대 부러지지 않고 다시 곧추세울 수 있는 힘을 이 책을 통해서 얻기를 바란다

불량엄마의 유쾌한 자녀교육

불량엄마의 유쾌한 자녀교육 - 국제중학교 입학의 시크릿, 불량엄마의 자녀교육 12계명 ㅣ 원에듀 자기주도학습도서 2
조수경 지음 / 원에듀피앤시(윈에듀P&C) / 2012년 9월

자기주도 학습으로 평범한 딸을 국제중학교에 보낸 대단한 엄마가 스스로를 불량 엄마라 하며 자녀교육의 지침서를 냈다. 제목부터가 불량엄마라고 자기를 말하다니 나보다 불량엄마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궁금증을 유발했다

책의 목차에도 자세히 나와있지만 평범한 직장맘에다가 평범한 딸아이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친구들에게 협박당하고 빵셔틀에 힘들어하지만 소통하고 기다려주고 대화하는 엄마덕분에 힘든 학교 생활을 이겨내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꿈을 찾을 수 있게되고 꿈을 찾은 후에는 착실히 하나씩 실천해나가 결국은 국제중학교에 도전하고 합격하게 되었다

국제중학교가 전국에 단 4개밖에 없고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데다가 입시 전형도 아주 까다롭고 각종 수상경력에 봉사활동에다가 독후감상문까지 입시에 반영되고 선생님의 추천서까지 받아야되니 이걸 준비해주는 엄마도 거의 수험생같이 생활을 해야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의 이런 입시까지 챙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정보도 없고 엄마들간에 교류하기도 쉽지 않은 직장맘의 경우는 다 이해할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열심히 딸의 꿈을 응원해주고 하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끝까지 밀어주었다

딸도 물론 어느정도 실력이 되고 노력을 했으니 당연히 합격을 했겠지만 나는 엄마의 합격이 반이상이 아닌가 본다

이 책의 장점은 아주 구체적이다 못해 거의 다큐멘터리 수준이다 국제중학교를 준비하고 꿈이 있는 아이의 엄마나 학부모라면 읽고 나면 아주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 생활을 힘들어 하거나 꿈이 없는 아이의 엄마는 이 책을 읽으면서 꿈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꿈을 가진 아이가 어떻게 변화하고 그 꿈을 위해서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며 꿈이 주는 힘과 능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를 둘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하루 하루 아이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어떤 꿈을 제시해주어야할까 어떻게 응원해주고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 하루에도 수십번 고민하고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 항상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고민이다 하지만 여기 책의 엄마처럼 스스로 불량엄마가 되어 아이가 스스로 자립하고 왠만한건 혼자 해결하면서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때 적극적으로 해결을 해주면서 든든한 지지자가 되는 것도 참 괜찮은 방법같은 생각이 든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엄마손으로 다 해주면 내가 속이야 편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아이의 자립심이 클 수 있는 기회를 방해하고 더 작고 소심한 아이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절대 불량한 엄마가 아닌 저자가 항상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기일도 열심히 하면서 가족을 챙기는 모습은 현대의 직장맘들의 전형적인 모습이고 말이 쉽지 실제로 생활이 얼마나 피곤하고 지치는지는 나도 해봐서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항상 엄마라는 자리의 그 이름의 중요성을 잃지 않고 항상 아이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면 여기 책에서처럼 유쾌하게 자기주도학습을 하면서 하고자 하는 꿈을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치유는 너다

나의 치유는 너다 - 인생에, 사랑에, 관계에 아직은 서툰 당신을 위한 삶의 수업
김재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2월

힐링이 요즘 대세가 된지는 좀 오래됐다 상처받고 치유하고 힐링이라는 말이 이제 유행처럼 번진다 모든 상품과 광고 매체가 앞다두어 힐링에 대해 말들과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어서 이제 힐링이 진짜 힐링인지 가짜 힐링인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유행가 가사마냥 들린다

이 책을 처음 받아서 읽을려고 했을때는 그냥 또 그런 비슷한 류의 종류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작가의 이력을 보고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 봐서는 나이도 좀 들어보이고 분위기 있어보이는 작가님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참 젊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전하고 바른 그래서 곧아보이기까지 하는 작가님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온전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4가지의 인생수업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맨 처음 세월 그리고 고통, 사랑, 용서로 마무리 되는데 이 순서의 배치도 참 흥미롭다 처음에 용서나 고통이 아니고 세월이라니......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고 공감했던 글은'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그것만이 영원한 진리다 ' 이것이었는데 바로 세월이라는 첫번째 수업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모든것이 다 지나가고 결국은 모두 죽음에 이르는 삶의 주어진 시간을 살고 있는데 그다지도 아둥바둥 살고 오늘 하루 겨우 살아내고 마치 무너져내릴듯 힘겨운 시간들을 그저 견디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그들에게 사는건 그런게 아니라고 담담하게 하지만 올곧은 목소리로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이야기 하는 작가의 생각에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다

시인이라는 이력때문인지 산문이면서도 장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항상 들고 또 시작하는 문단마다 좋은 글귀들 시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하나 하나 공책에 배껴두고 다시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20대에 느끼지 못했던 세월의 흐름과 시간의 힘을 조금씩 느껴가는 중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치유는 상처받은 나를 위한 치유가 아니라 사는 것이 뭔지 모르고 시간이 뭔지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다 알아버린듯 인생과 삶을 조롱하는 의식의 치유같다

좋은 문구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도 힘들지만 그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문구는 맨 처음에 나와있는 ㅅ나는 너의 치유다 하는 시다 몇번이나 다시 읽어보았지만 계속 읽어도 좋고 좋다

별 기대없이 읽었지만 읽고나서 바로 다시 한번 더 읽어보았다 쉽게 읽히는 부분도 있고 오래 생각하면서 읽어지는 부분도 많았다

정체된 삶을 살고 있거나 지루하고 힘들다고 느껴지는 삶에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정말 다행이다 나같은 사람들에서 꼭 필요한 책이었다 제대로 된 치유를 받는 것은 이제 나의 몫이겠지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되었으니 그것으로도 다행이다 싶다

엄마의날개옷

엄마의 날개옷
현정원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2년 12월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 책 느낌이 너무 좋았다 양장본으로 깨끗한 하얀색 표지에다 차르르 훝어보며 책장을 넘겨보니 글자간격도 맘에 들었고 아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구나 하는 생각에 얼른 책장을 넘기면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 있는 김재연 교수의 추천사부터 어찌나 정감이 가도록 구구절절 써 놓았는지 점점 기대가 되었다 사실 수필이나 에세이는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첨에 읽을땐 약간 맹숭한 느낌이랄까? 그냥 뭐야 일기같은 건가? 소설같은 흥미진진함도 없고 일정한 스토리도 없는 것이 감동도 없고 게다가 이야기가 딱딱 끊어지니까 몰입도 안되고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까 어 이 아줌마 참 재밌는 사람이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떻게 이런걸 보고 이런 생각을....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꾸만 책장이 넘어갔다

그중에 제일 좋았던 것은 책의 제목이 된 에세이 엄마의 날개옷이었다 다른 글들 보다 조금 더 분량이 많이 할애된 탓일까 마치 짧은 단편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죽을려고 하면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혀 달라고 딸들에게 미리 부탁을 하는 낙관주의 엄마는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인데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시선이 냉냉하면서도 정감있고 따뜻했기 때문이다 나도 읽으면서 우리 엄마랑 많이 부딪치는데 다들 그런가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받는 느낌도 들었다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엄마... 아마도 낙천적이지 않으면 4남매 대학을 다 보내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 힘겨운 삶을 견뎌내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부분이 참 와닿았다 엄마랑 반대의 성격이라 비싼 옷을 사주거나 비싼 음식을 사줄때도 맘 편히 먹지 못했다는 작가의 심정이 너무 이해가 갔지만 나도 엄마인지라 자식들에게 그렇게라도 베풀어주고픈 엄마의 심정도 완전 공감이 갔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아 에세이도 이런 재미가 있구나 소소한 일상이 다 글감이 되고 날씨와 꿈 그림, 가족, 삶의 모든 것이 다 소재가 되고 재밌는 에세이가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만큼 따뜻해서 그 마음이 다 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재밌는 발상을 하는 멋진 이 작가님의 다른 책도 궁금해졌다 이제 에세이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수레바퀴 아래서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지음, 김재혁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3년 1월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이 중학교 3학년때였는데 작은 문고판 책을 읽고 너무 감동적이라며 친구에게 책을 빌려줬던 기억이 난다 그때 읽었어도 감동적이고 재밌었는데 나이가 들어 30대 중반이 되어 읽어도 참 재밌고 감동적이고 처음 읽은 것처럼 새롭다

시대의 배경도 다르고  우리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청소년기를 지나오는 과정과 학교라는 문화는 다 비슷한가 보다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다 질퐁노도의 시기이고 방황과 고민 그리고 새로운 만남과 이별의 시간들로 채워지는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 인생의 첫 방황기 인가보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 중학교 시절 이 책을 읽고나서 왜 제목이 수레바퀴 아래서일까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읽으니 완전히 이해가 간다

주인공인 한스 기벤라트는 시골마을의 지극히 평범한 부모밑에서 태어났지만 영민하고 똑똑해서 어릴때부터 마을 사람들의 기대속에서 촉망받는 인재로 자란다 그리고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신학교에 들어가는 입학시험에서 2등으로 당당하게 합격하여 이제 국가가 그 앞날을 보장하는 신학교에 들어가 열심히 생활하고 공부하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거기서 만나게 되는 친구 하일너로 인해 인생이 바뀌고 지금까지 알던 인생의 모습을 한스는 부정하고 서서히 공부와는 담을 쌓게되면서 결국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신경병이라는 병만 얻어집으로 돌아오고 만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한스에게 기대를 걸지 않고 아무도 한스를 천재이며 이 마을을 빛나게 할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주변의 상황변화와 엠마라는 여자아이와의 일들 그리고 이제 아버지의 기대를 충죽시킬 수 없다는 실망감 그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버거운 한스는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마지막 해설을 읽어보니 헤르만 헤세의 초기작품이며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나와있던데 신학교에서의 생활이나 그 안의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있는듯 몰입이 되는 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헤세의 간결하고 짧지만 기발한 비유와 풍경을 묘사하는 탁월한 글솜씨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역시 고전은 고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왜 헤르만 헤세가 미국에서 그토록 인기있는 작가였으며 그의 작품이 추앙을 받는지 알 것도 같다

이제 이 책을 읽고 그 후에 읽었던 데미안을 다시 읽어야겠다 다시 그때의 감동을 기대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