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 출간 25주년 기념 개정판 불멸의 화가 고흐의 편지들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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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화가는 양심의 인도를 받는다. 화가의 영혼과 지성이 붓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붓이 그의 영혼과 지성을 위해 존재한다.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캔버스가 그를 두려워 한다."

1885년, 테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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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그림에서 두 개의 의자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 한 의자의 주인이 될 고갱을 기다리던 고흐에게, 고갱이 아를에 계속 머물러 함께 그림을 그렸다면 과연 고흐는 다른 선택을 했을까?

마치 비극적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의 인생으로 인해 때로는 그림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10여년 만에 남긴 900여점의 그의 작품은 기쁨과 절망과 때론 환희와 강렬함까지 느껴졌다.

해바라기가, 아몬드 나무가, 호밀밭에서 느껴지는 바람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 밤의 카페의 적막함을 그린 그림들에게서 바로 고흐가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것만 같았다.

고흐는 생전에 작품 단 1점 만을 팔았다고 한다. 879점의 작품을 남겼고 668통의 편지를 남겼다. 그 편지를 통해서 고흐의 지독한 외로움과 고통을 느낄수가 있었다. 외곬수 같기도 한 그의 이야기는 자신을 스스로를 가두는 것만 같았고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더욱 고독한 시간으로 내몰렸다.

빈센트 반 고흐는 평생 동안 우울과 불안, 정신적 병에 시달렸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늘 불타올랐다. 아마도 동생 테오에게 금전적인 문제를 의지해야만 하는 형의 입장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리라.

굉장한 독서가이기도 했던 고흐는 그가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 불안했던 심신이었음에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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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 기념 개정판'인 이 책을 읽으며 고흐의 편지를 통한 이야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재독으로 또 다르게 느낀 건 사람에 대한 고흐의 사랑이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은 남달랐고 그것은 초기 고흐의 그림에도 잘 나타나있다. ( 감자먹는 사람들, 광부를 그린 그림들, 농부를 그린 그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그의 편지에는 자연에 대한 감탄이 자주 나타났는데 밀밭의 소용돌이,푸른 숲속의 시골길, 과일 나무의 화사한 꽃들을 표현한 작품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리며 밝고 화려한 색체로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고흐가 밀레를 동경했듯 그도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서서 작업실이 아니라 직접 밖으로 나가 그들을 만나 그림으로 그렸다. 마찬가지로 밖으로 나가 아름다운 풍경을 직접 보면서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그리고 고흐는 스스로 세상을 버렸다. 그의 외롭고 고독한 생애만큼 이 그림에서도 고흐의 절망이 절절히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본 그림과 편지에서 그의 고독한 감정을 조금은 느낄수 있었지만 반대로 아름다운 작품을 남긴 위대한 화가임에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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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니?"

ㅡ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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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 세상은 이들을 따른다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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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는 것인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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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천재입니까? 당신의 재능은 타고 났습니까?

나의 대답은 '아니오'다. 그러나 책은 말한다. 당신의 내면에는 천재성이 있다고.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문제는 스스로 훈련하고 노력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린치핀이란 단어을 들어본 적이 없다. 처음 알게 되었는데 린치핀이란 본래 바뀌가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축에 꽂는 핀을 가리키는 것으로 평범한 부품일 뿐이지만 기계가 돌아가기에는 꼭 있어야만하는 핵심축을 말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꼭 필요한 핵심이 되는 인물인 린치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책에서 스스로가 린치핀이 되기 위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준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일해도 예전만큼 가치있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심지어 사람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AI가 대체하고 있다. 학교에서, 작장에서, 사회에서는 우리에게 계속 평범해지고 안전해지기 위한 길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시스템을 유지하고 보존해야 하니까.

그런데 그동안 우리의 삶을 지배했던 맞다고 생각하는 공식을 책에선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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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어라
관대해져라
예술을 창조해라
스스로 판단하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라
아이디어를 공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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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간적이고 더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능력에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는다.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란 기계가 돌아가는 정해진 톱니바퀴의 시스템처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 안에서 유연성을 불어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나쁜 의미로 인식하는 감정노동(타인을 위한 일에 감정이 상처받는)을 책에선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신뢰성과 유연성의 좋은 의미로 해석하면서 인간관계의 중요한 키워드로서 이야기한다. 자신의 일을 예술로서 이해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집단에서 알맞는 선택을 하고 나아가는 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것.

책에서 말하는 예술가는 바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그 인간관계 안에서 기쁨과 존경을 표하는 노력이 또한 선물이며 그런 선물은 함께 해 나갈때 자신을 바꾸고 자신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다. 선물은 늘 되돌아오기 마련이므로.

그러니 각자의 처한 자리에서 우리는 린치핀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예술을 펼치면 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라는 말과 같다. 좋아하면 힘들어도 힘들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변화한다면 그것이 바로 예술이고 선물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이야기는 나에게 변화와 두려움에 대해 용기있게 행동하라는 말로 이해되었다. 행동하지 않아도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은 홀로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거라며 저항에 맞서라고 부추겼다. 상황이나 습관에 지배당하지 말고 자신의 예술을 하라고 말이다.
사실은 집중받는 걸 좋아하지 않고, 넘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성실히 하자가 나의 모토인데... 이런 나에게 책은 계속 말을 건네는 것만 같았다.

✔️ 너는 할 수 있어, 용기내어 행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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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변화는 서서히 다가오지 않는다.
평범한 날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과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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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미술관
강민지 지음 / 아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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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명의 화가와 작품을 통해 우리도 기쁨과 환희, 슬픔과 절망에 공감하며 세상이 유독 나에게만 가혹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내일을 다시 꿈꾸는 계기를 함께 마련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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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한 책 답게 표지의 질감부터 다르다. 앞쪽과 뒤쪽의 파란색 부분의 촉감이 다른데, 마치 책속에 나오는 화가 이브 클랭의 파란색 단색으로 작업한 미술 작품을 표구에 넣어 둔 것만 같은 느낌. 책을 펼치기 전부터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 책에선 특별히 파란색을 주로 사용한 화가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해준다. 파랑은 희망과 위안을 주는 색의 의미와 우울, 고독을 말하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채도와 명도에 따른 파란색이 가진 다양한 감정을 작품으로 나타내고 있는 15인의 화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파란색이 갖는 여러가지 매력처럼 1부는 낙관적인 삶을 가진 예술가인 모네, 르누아르, 뒤피, 소로야, 알폰스 무하, 이브 클랭을, 2부는 고단한 삶을 살다간 마티스, 고흐, 뭉크, 말레비치를, 3부는 내면의 색체를 말한 페르메이르, 드가, 호퍼, 크뢰위에르를, 그들의 삶과 미술 작품을 통한 예술 활동에 대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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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화가들 중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호아킨 소로야, 카지미르 말레비치, 페데르 세베린 크뢰위에르의 작품은 낯설지 않았다. 그동안 읽었던 미술 책들에서 보았던 그림들도 있었는데 그중에서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활동한 말레비치의 작품은 독특하다. 그는 야수주의의 작품을 그리다가 입체주의와 미래주의에 빠져 기하학적인 그림을 그렸다. 작품 <토르소>는 파란 바탕에 인물을 표현한 그림으로 레닌이 세상을 떠난 후 금지된 추상미술을 표현하기 위한 융통성을 발휘한 작품이라고 한다. 모호하게 표현한 절대주의의 순수한 '무'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 하다가 짧은 생을 살다간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삶을 알고나서 본 그림은 화려하고 아름답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그가 표현한 파랑의 푸른 빛은 빛나고 있지만 어쩐지 우울하고 고독하다.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처럼 '감탄할 만한 아를의 파란색 하늘'이라고 했지만 그곳에서 그는 외롭고 고독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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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닫을 때에는 각자의 매력을 고이 품은 '나만의 파란색'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꼭 파란색이 아니어도 좋아요. 즐겁거나 우울할 때 꺼내볼 수 있는 나만의 색과 그림을 하나쯤 가슴에 담아둔다면 따스한 위로와 치유의 온기로 인생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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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20주년 기념판 양장본)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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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채링크로스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시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ㅡ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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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편지는 연애편지를 빼면 바로 이 편지일 것만 같다. 연애편지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슬며시 지어지던지. 헬렌 한프가 채링크로스가의 서점으로 보내는 아름다운 편지를 묶은 빨간 표지의 이 책이, 마치 미리 만나는 크리스마스의 선물처럼 느껴질 정도.

책을 주문하는 편지가 이리도 다정할까. 20년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헬렌과 영국의 헌 책방의 직원은 책 말고도 서로의 우정과 사랑을 주고 받았다. 그래서 이 편지를 묶은 책이 단번에 사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끝내 헬렌은 채링크로스의 헌 책방을 방문하지 못하고 프랭크는 세상을 떠났다. 만나지 못한 둘의 마지막 이야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비밀 문서와도 같은 편지들이 남아 있어 우리가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리라.

책을 통해 우리는 늘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과거를 돌아보고 또 자기 자신을 마주한다. 그리고 이번엔 아주 특별한 우정을 전해주는 이 책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니 책을 읽는다는 것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러 가는 여행처럼 신이 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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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속표지에 남긴 글이나 책장 귀퉁이에 적은 글을 참 좋아해요. 누군가 넘겼던 책장을 넘길 때의 그 동지애가 좋고,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누군가의 글은 언제나 제 마음을 사로잡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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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속이지 않는 공부 - 공자부터 정약용까지, 위대한 스승들의 공부법
박희병 엮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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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는 것은 일상생활과 일 속에 있다. 평소에 행동을 공손히 하고 일을 공경히 하며 남을 진실되게 하는 것, 이것이 곧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것은 이 이치를 밝히고자 해서다. "
ㅡ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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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실수하고 깨우치고 절망하고 기뻐하는 것들 사이에 알아가는 모든 것들이 공부라고 이 책에서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태어나 지금까지 줄곧 공부 중이다.

지금까지 많은 시간 동안 공부를 해 왔다면 나는 지금 어떠한가. 인격적인 품위까진 아니더라도 화를 다스릴 줄은 알아야 하는거 아닌지. 오히려 더 참지 못하는 걸 보면 아직 공부는 멀었나 보다.

배움은 끝이 없다고 하니 정자의 이야기처럼 모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알려고 노력해야한다. 학교에서의 공부가 다가 아니라 살아가며 배우는 공부인 마음을 다스리는 것, 실천하는 것, 신중하게 말하는 것, 선을 행하는 것 등 진짜 공부를.

동양의 선현들은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자신을 속이지 않고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공부를 하라고.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공부가 진짜 공부라는 것을. 그리고 알았다면 실천을 해야 앎의 완성이라는 것을.

동양 고전의 위대한 사상가 15인의 이야기는 학창 시절의 한자 시간, 국어 시간을 생각나게 했는데, 수업 시간에 들었던 내용이 새록새록 기억나는 글이었다. 동양 선현들의 말은 직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서양 명언에 비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가짐과 실천에 대한 이야기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은 사상가들의 변하지 않는 지혜의 근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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