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위로 사전 - 나를 들여다보는 100가지 단어
박성우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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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키우며 직장다니는 30대에 친구들과

"빨리 40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주고 받았어요.

막상 40대를 살아내고 있는 지금.

'내가 왜 40이 되고 싶었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습니다.

(방향성과 목표 설정은 없었지만)

"열심히"의 버프를 받아

그냥저냥 큰 걱정 없이 살았어요.

인생의 큰 그림은 20대 때 거의 그려지고

30대부터는 가진 것 잘 지키고 불려가면서,

건강하고 여유 있게 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독서모임, 블로그, 자기 계발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생활이 많이 바뀌었어요.

가만히 있으면 "건강하고 여유있게" 살지 못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입김을 불어넣으면, 내 안에 있는 어떤 것이 나올까?

일단 세상에 마구 던져보자.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 다 해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배우고 익히고 살아보자~~



"분수는 분수여서 솟아오르고

나는 나여서 솟아오른다."

플루트에 입김을 불어넣을 때

뚜껑이 열리면서 소리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작고 환한 틈을 발견하고 움직이기 전까지

좁은 구멍을 밀고 나간다는 말.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지금껏 닿아본 적 없는 높이를 향해

거침없이 나가는 분수..

늦지 않았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해왔던 것,

"열심히"에 방점 찍고 묵묵히 견뎌온 날들,

다 괜찮다...

이제 "그냥 하지"않고, 체력 안배,

가치 선별..에 좀 더 신경을 써 보자.


"촉촉하다"

마음에 와닿는 말과 몸짓에는

물기가 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물기,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움을 머금고 있는 물기,

오래 써온 화장품처럼 (중략)

존중인 듯, 배려인 듯,

그저 사랑이라고 말해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물기,

너에게서 나에게로 번져오는 물기


얼마 전 읽은 "잠시향" 시집에서

작은 일,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게

행복이란 구절이 있었어요.

남편과의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

누가 나를 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좋아해 줄까?

주말 저녁 드라마를 보려고 안방에 들어갔을 때

"엄마 일루와~뜨듯하게 봐" 하면서

뒤집어쓰고 있던 이불 한 켠을 허락해 주는 아이들

평상시에는 지지고 볶고

험한 말도 종종 주고받지만..-_-;;;

어떤 순간 "툭"하고 전해지는

다정함 덕분에 행복합니다.




여전히 고단하고, 빡빡한

일상을 보내는 모든 40대들에게

열심히 살아왔고,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

이제는 내가 뭘 할 때 편안한가?

언제 행복한가?

30대 치열하게 살아내느라

잠시 잊었던 나를 돌아봐도 좋고,

그래야 맞다..고

얘기해주는 위로 사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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