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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어린이 2023.가을 - 통권 82호, 창간 20주년 기념호
창비어린이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은 "창비 어린이"이지만
어린이나 청소년 독자를 위한 책은 아니고,
어린이나 청소년문학을 보는 관점,
괜찮은 청소년문학작품을 다루는 책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을 호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청소년 소설은 교재가 아니다> 와
<너도 그곳에선 다르게 읽는 법을 배우게 될 거야> 였어요.
특히 아래의 부분들이 많이 와닿았어요.
- 인물은 '구덩이'에 빠지기 전에 스스로 무덤을 파야 한다. 깊이 팔수록 서사에 필연적으로 얽매인다.
- 잘못된 길에 들어선 인물의 내면에 들어가 그와 함께 절망하고 호흡하며 탈출구를 더듬어간다.
- 절망의 과정과 속내를 제대로 말하고, 분노할 때 분노하는 것
- 자신의 처지에 묵묵히 순응하는 대신 확실하게 선을 넘으며 복수의 활시위를 당기는 이야기
- 청소년이 순수한 존재로서 타락한 세상을 구하거나 의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하고 미숙한 채로 실수를 하고, 억울하면 울고 화내고 욕하고 부수는, 금기를 넘을 수 있는 인간임을 보여주는 것
장르문학을 포함한 문학 서사는
교육 콘텐츠가 아니다.
호주의 사서교사인 '매건 데일리'라는 분이
'아이들은 삶의 빛과 어둠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다룬다.'
라고 말한 것도 문학을 꼭 교육 콘텐츠로
볼 필요가 없다는데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문학에 흠뻑빠져
다른이들의 삶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AI의 시대에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