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 p.21

가끔은 사람들이시간이라 부르는 뭔가가빨리 감기를 한 필름마냥 스쳐가는 기분이 들었다.

풍경이, 계절이, 세상이 우리만 빼고 자전하는 듯한.

점점 그 폭을 좁혀 소용돌이를 만든 뒤 우리 가족을 삼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이유도, 눈이 녹고 새순이 돋는 까닭도 모두 그 때문인 것 같았다. 시간이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편드는 듯했다.

#헤어짐 #상실

아이를 잃은 부부, 오래된 연인의 이별, 모국어를 잃은 이들의 슬픔, 남편을 잃은 부인 등...

등장인물 모두 가슴 아픈 헤어짐을 경험한다.

시간은 흘러가고 계절은 변해가는데, 가슴 아픈 이별로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채 제자리에 멈춰버린 이들의 이야기. 얼어 붙은 내면의 이야기. 슬픔 속에 갇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 [건너편].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였고, 누구보다 서로를 뜨겁게 사랑했지만 이젠 그 사랑이 식어가는 연인의 모습을 그렸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본 사랑의 변화.

서로에 대한 설렘과 열정이 식으면서 찾아오는 마음의 변화로 인한 이별도 있지만

어떤 이별은 그저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이별도 있다.

- p.115

 이수야.

 나는 네가 돈이 없어서, 공무원이 못돼서, 전세금을 빼가서 너랑 헤어지려는 게 아니야.

 그냥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