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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3인조 좀도둑 아쓰야, 쇼타,
고헤이는 우연히 발견한 낡은 나미야 잡화점에 숨게 된다. 그때 예전 주인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고민 상담 편지! 그들은 호기심에 편지를 읽어 보았고,
편지를 보낸 사람들은 잡화점 주인에게 아주 진지한 고민을 털어 놓고 조언을 구한다. 알고
보니 편지는 몇 십 년 전에 작성된 것!
시간을 초월해 편지가 배달되는 기묘한 상황에서 아쓰야, 쇼타, 고헤이 3인방은
잡화점 주인을 대신해 고민을 상담해 준다. 처음에는 가방 끈도 짧고,
돈도 없고, 빈집이나 털고 다니는 자신들이 남의 고민을 상담해 준다고 도움이나 될까 하는
생각에 답장을 보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기 이야기를
어디에도 털어 놓지 못해 힘들어 하던 순간을 생각하며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일 인 양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심을 다해 답장을 적어
보낸다.
실제로 우리는 많은 고민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고민도 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도 있다. 그리고 많은 생각 끝에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 놓지만 ‘상담’, ‘조언’이라는
것은 타인의 삶,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워지게 된다.
사실 우리는 대단한 조언이나 정답을 바라고 상담 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나미야씨의 말대로 상담자들은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지도 모른다. 단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이게 정말 옳은 선택일까 라는
생각에 대한 고민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나는 너의 아픔과 힘듦을 이해해. 난 네 편이야.’라는 따뜻한 한마디, 정답은 아니지만 진심 어린 조언일 것이고
이것이 아픔을 가진 우리들에겐 더 큰 힘과 해결책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p.167
“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위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추리 소설 거장의 작품답게 치밀한 구성, 이야기 곳곳에 숨어 있는 복선들,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정과 감동적인 스토리는 차가웠던 마음을 녹여주는 한
편의 동화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