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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연애 계약 2 (완결) ㅣ [BL] 연애 계약 2
뷰이뷰이 지음 / BLYNUE 블리뉴 / 2018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흔하고 뻔한 할리킹입니다. 할리킹이 취향인 분이라면 누구든 유쾌하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글이에요. 저 역시 취향에 딱 맞는 글이라 즐겁게 읽었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내용이 훤히 그려지죠. 계약과 연애. 둘의 만남만으로 옛날 감성이 물씬 풍기지만, 클래식한 설정을 요즘 트렌드에 맞게 통통 튀는 전개로 풀어내 주셔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데 좋은 인상으로 남았어요. 클리셰를 이렇게 능숙하게 써주시는 작가님을 만나면 자연히 다음 작품도 기다리게 돼요.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사람 좋은 주인공이 빚보증을 잘못 서 하루아침에 월세방을 빼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고, 당장 돈이 아쉬운 그에게 재벌 집 아드님이 계약 연애를 제안합니다.
상황도 설정도 딱딱 모든 것이 다 잘 맞아 떨어져요. 재벌 후계자가 하필이면 축 처진 어깨의 주인공을 택한 것도, 놀라운 우연이 맞아 떨어진 결과입니다.
처음엔 그저 눈길이 갔을 뿐인데 계약을 제안하고 관계를 이어가면서 서서히. 아니 어쩌면 처음 그 순간부터, 어느새 계약은 뒷전이 되어버립니다. 주인공에게 홀딱 빠져버려요.
이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속여야 하는 상대.
사실 살짝 놀랐어요. 모든 것이 뻔하게 흘러가는데 유일하게 비틀어 놓은 것이 바로 계약연애의 계기가 된 부모님이었습니다. 결혼을 종용하는 부모님께 대항하기 위해 시작된 계약연애까지는 너무나도 뻔한 흐름인데, 아들의 진심을 알아채고 달리 뻔한 반대로 대항하지 않는 부모님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설정이었습니다.
돈 봉투를 던지며 내 아들과 헤어져 뻔한 대사 한 줄 날려주셔야 하는 법인데, 이 작품 속 부모님들은 전혀 다릅니다. 아들의 마음을 제일 먼저, 심지어 본인보다도 먼저 알아채고 상대의 정체까지 일찌감치 파악합니다. 아무 것도 가지지 못했고 어릴 적 기억하던 그 순간부터 보육원에서 지내온 주인공에게 날을 세우지 않습니다. 보육원에 집중하긴 하지만, 전혀 다른 이유에서에요.
이 작품에서 정석 패턴과 달라진 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이에요. 상대의 정체, 보육원. 알고 보니 두 사람의 인연이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있다는 사실.
글의 초반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물씬 풍기지만, 작품 자체는 천천히 나올 수 있는 장면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느릿하게 흐릅니다.
그래서 만족스러웠어요. 보고 싶었던 장면들을 모조리 모아 모아 두어서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분량 자체가 많지 않아서 많은 설정을 담았어도 글 자체는 빠르게 읽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 가뿐하기도 했습니다.
재벌 설정이 더해졌을 때 나올 수 있는 위기 갈등이 쏙 빠지다 보니 마음고생이 필요한 부분이 없고 마지막까지 편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숨겨진 설정 또한 깔끔하게 풀려서 가만히 따라가기만 하면 충분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것이 정석대로 흐르는 터라 다소 심심하다는 느낌은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그리게 되는 장면들이 빠지고 생소한 설정으로 빈틈을 채웠지만, 차라리 정석 그대로 갔다면 더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익숙한 흐름에서 비틀리다 보면 자연히 들게 되는 생각인 것 같아요.
모나지 않은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라 두 사람이 예쁘게 연애하는 모습이 흐뭇했어요.
사실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기 전부터 두근두근 설레는 순간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마치 어린 나이의 주인공들을 보는 것처럼 순수한 모습들에 절로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미 한참 전부터 홀딱 빠져 뭐든 하나 더 챙겨주지 못해 안달이었던 주인공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나자 더할나위 없었스빈다. 매순간이 참 예뻤어요.
두 사람의 설레는 연애를 좀 더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드네요. 잔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였어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