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BL] 낙원의 저편 3 (완결) [BL] 낙원의 저편 3
사이키 / 문라이트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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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글은 매번 마음 준비를 하고 시작합니다.
취향과는 머나먼 곳에 있지만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고 손이 가고 결국 펼쳐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글이거든요.

 

살짝 느슨한 설정 쪽을 조금 더 편하게 보지만, 이 작품은 워낙 유명해서 알라딘에서 발간되길 손꼽아 기다렸어요.

 

묘하게 자극적이고 인간의 솔직담백한 면을 잘 살리는 작가님 특성이 잘 표현된 작품이었습니다.
모든 작품이 작가님의 매력을 잘 나타내주지만 특히나 이 작품은 사소한 설정부터 모든 것이 최적화되어 있다고 해도 될 정도예요.

주인공에게 정을 주지 않으면 긴 분량을 따라가며 몰입이 흐려지곤 하는데, 작가님의 글에서는 도무지 정을 주기 어려운 인물에게도 시선을 모이게 하는 힘이 있으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신간 쪽이 조금 더 다듬어지고 자극적인 소재도 느슨하게 잘 표현해주셨다는, 능숙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예전 작에서 느낄 수 있는 날것의 분위기가 작가님의 스타일과 굉장히 잘 어울려서 오히려 그쪽을 좀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의 설정은 키워드의 나열만보면 강도가 그리 강하지 않은 듯하지만, 막상 펼쳐보면 깜짝 놀라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살짝 당황했어요. 세상에 주인공이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고 못될 수 있나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온갖 나쁜 표현은 다 가져다 붙여도 좋을 정도로 욕을 욕을 퍼부어주고 싶은 인물이었어요.

 

대놓고 악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열이 올랐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사람. 누구나 한 번은 해볼 수 있는, 이기적인 선택과 자연스러운 합리화.
내가 그의 속내를 볼 수 있는 독자이기에 알게 된 진실이 많이 쓰더군요.

 

분노하게 만드는 몇몇 설정들은 따져보면 그렇게 수위가 강한 건 아니었는데, 오히려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선에서 가능한 선택과 행동이었기에 더 깊게 다가왔어요.
게다가 반대 구도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 구도에선 처음 접했던 터라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다른 작품에선 클라이막스인 후회를 위한 적립 과정에서 흔히 나오곤 하는데, 이 작품은 그도 아니었으니까요.

 

매순간 간떨리는 긴장감이 있었고 이미 정을 줘버린 못돼먹은 주인공은 갱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적고 보니 너무 슬퍼지네요.
어쨌든 그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지만, 몰입한 순간은 골이 띵할 정도였어요.

 

마무리 역시 작가님 다운 끝이었습니다. 짧은 분량이 아님에도 시작부터 끝까지 몰입해 순식간에 읽었어요.
끝을 내고 나니 아쉬움이 몰아쳐올 정도로 좋은 글이었습니다.
감정 소모가 꽤 필요한 글이라 자주 꺼내볼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워낙 매력이 큰 작품이라 자주 생각이 날 것 같아요.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도 기다려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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