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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에이티드 - 의지, 노력, 끈기를 성공으로 연결하는 사람과 장소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1월
평점 :
시추에이티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정말 개인의 능력일까?
우리는 누군가 성공하면 그 사람의 능력과 노력을 이야기한다. 반대로 실패하면 의지가 부족했거나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시추에이티드』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성공과 실패의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책에서 소개한 연구 하나가 흥미로웠다.
목표를 달성한 사람 중 36%는 새로운 동네나 도시로 터전을 옮겼다. 반면 실패한 사람 중에서는 13%만이 그런 선택을 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만 강조하지 않았다. 친구와 가족의 도움, 주변 사람들의 기대, 자신이 놓인 환경을 이야기했다.
성공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인간의 행동을 세 개의 박스로 설명한다.
상황 → 생각 → 반응.
우리는 흔히 마지막 박스인 ’반응‘에 집중한다. 열심히 노력했는가, 포기하지 않았는가, 얼마나 끈기 있게 버텼는가.
하지만 저자는 첫 번째 박스인 ’상황‘을 보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지, 어떤 기준을 요구받는지, 주변에서 어떤 말을 듣는지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행동도 달라진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환경에서는 무기력해지고, 다른 환경에서는 놀라울 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한참 생각이 머물렀다.
우리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자신을 먼저 의심한다. 내가 부족한가. 능력이 떨어졌나. 더 노력해야 하나.
물론 개인의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환경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더 버티는 것이 정답일까.
책에 등장하는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인간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저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 고통을 겪어야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말과 의미를 찾기 위해 고통을 견뎌야 한다는 말은 다르다.
나는 이 부분에 공감했다.
살면서 어려움을 견뎌야 할 때도 있지만, 피할 수 있는 고통이라면 굳이 견딜 필요가 있을까.
책을 읽으며 마이클 펠프스의 사례도 다시 생각했다. 그의 엄청난 재능은 누구나 알지만, 그 재능이 발휘될 수 있었던 환경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의 능력은 쉽게 발견하면서 그 능력이 발휘될 수 있었던 조건은 자주 놓친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 조직과 사람을 만났다. 돌이켜보면 같은 능력을 가지고도 어떤 조직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고, 어떤 조직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고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환경을 탓하며 자신의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개인의 능력이나 태도로만 설명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
노력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에서 노력해야 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시추에이티드』를 읽고 나니 성공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실패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도 조금은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묻게 된다.
나는 지금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가.
그보다 먼저, 내가 노력할 만한 상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