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
마르틴 그레이 지음, 김양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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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살아남은 사람이다. 그 것도 수 많은 죽음을 딛고. 

저자의 성장과정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많이 대했던 불량소년 내지는 지금 중국에서 유랑걸식하는 북녘 아이들의 풍경과 겹치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의 경험이 특별한 것은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품은 행위였기에 감동을 주는 것이다. '살아간 것'이 아니라 '살아 낸 경험'이기에 겉으로 보기엔 똑 같은 행위가 전혀 다른 것이다. 

사실 유태인들의 경험은 우리에게 너무(?) 많이 알려져서 식상할지도 모르겠다.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수만번을 되풀이해도 부족하겠지만 제 3자에게는 타인의 죽음조차 그리 중요하지 않은 법이니까... 아울러 지금도 여러 경로로 전해지는 출처 불명의 스토리로 인해 여전히 백안시되는 것 또한 사실이니...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 민족도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전쟁을 겪었고 전쟁은 본시 모든 일상을 파괴하는 악마적인 존재라는 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 속은 분주했다. '나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이 너무 자주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쟁에서의 그야말로 생존, 이후 미국에서의 삶을 살아내기 위한 또 다른 의미의 생존. 사람과 사람을 궁극적으로 이어줄 반려를 만나지 못한채 그저 살아내던 시절의 고민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것을 잿속에 잃어버린 이후의 생존.  

저자는 너무 많은 종류의 생존에 노출되었던 사람이다. 심지어 정정하게 노년을 보내고 있는 것 까지 얄미울 정도로 그의 주변에 있는 많은 이들이 그렇게 그 게임의 희생자로 사라지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위대하다. 그의 생존에 대한 의지는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떠해야함을 보여주는 전범이기 때문이다. 아무렴 인간은 존귀한 존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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