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가의 작고 고요한 마을을 배경으로 생의 마지막 언저리에 다다른 닐스 비크의 시선으로 쓰인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입니다 하루가 이렇게 길 수 있다니 그냥 지나치는 시간과 매 순간을 기록하는 건 많은 차이가 있네요 우리의 하루도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쓴다면 꽤 많은 양이 될 것 같습니다 평생을 하루로 압축한다면 이런 기분이겠죠 생의 마지막 하루지만 이 안에 닐스 비크의 인생이 대부분 담겨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 곳곳에 묻어있는 추억들을 통해 그가 살아온 삶을 보며 매 순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구나 생각이 듭니다 삶이란 죽음을 향해가는 여정이지만 찬란하고 가치 있고 복잡하며 심오하고 죽음이란 종착역은 끝이 아닌 쉼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 막연히 생각하며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요 삶의 마지막 하루를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듭니다 페리 운전수인 닐스 비크는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배로 실어 나르며 일평생을 보냈습니다 생의 마지막 날에도 닐스는 여느 때처럼 피오르를 항해하는데 이날 닐스가 본 승객들은 실존하는 인물들이 아닌 이미 죽은 자들의 환영입니다 사람들을 마주하며 지내온 과거의 기억들을 끄집어 탑승객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보여 줍니다 그들의 모습과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닐스 비크에게 승객들은 모두가 소중합니다 물론 배에 태우고 싶지 않았던 승객도 있었는데 트뤼그베 스템란이란 사람을 만난 것도 삶의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닐스 비크가 일평생 마주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화 같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는데 닐스가 겪은 마지막 하루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함께 기억하며 가장 소중한 기억을 안고 눈을 감습니다 죽음을 이런 시점으로 바라본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삶에 존재하는 모든 게 좋지만은 않지만 닐스 비크가 바라보는 모든 장면에는 애정이 있네요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북유럽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