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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오브 타임 1 : 세계의 눈
로버트 조던 지음, 강동혁 옮김 / arte(아르테)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후기입니다.

정말이지 오래 기다려 왔던 소설의 번역본 소식을 접하고 무척 기뻐했던
바로 그 <휠 오브 타임>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왜 우리나라는 번역본이 안 나올까 하며 드라마를 먼저 접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휠 오브 타임>은 원작이 무려 14권이나 되는 대작으로 너무 오래 걸려서 연재한 탓일까요.
마지막 3편은 원작자인 로버트 조던의 사후에 팬이었던 브랜든 샌더슨에 의해 이어지기도 하였지요.
초판 1권이 1990년에 발간되었으니 정말 오래 기다려온 판타지 소설의 끝판왕
이번에 아르테 출판사에서 1/2/3권이 출간되었답니다.
대망의 첫번째 권인 이번 휠 오브 타임의 부제는 <세계의 눈>
책을 받아보면 그 무게에 놀라고 무려 1006P의 분량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데요.
저걸 다 읽을 생각을 하니 너무너무 행복하기도 합니다.
<휠 오브 타임>의 바탕을 이루는 세계관을 보다 보면 동양의 사상이나 신화와 비슷한 요소들이 종종 보이는데요.
인도 신화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가요.
제목에 나타나듯 시간의 수레바퀴는 끊임없이 굴러가는 멈출 수도 없는 반복되는 운명에 대한
파멸의 예고편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물레는 그 뜻대로 실을 잣습니다." "패턴이 완성될 때까지는 그 누구도 패턴을 볼 수 없어요." 531P
"시간의 물레는 세월의 패턴을 직조하고, 삶이 바로 그 물레가 사용하는 실이야" 698P


아주 먼 과거에서 미래를 잇는 그 한순간의 점들 그 안에서 우리의 생로병사가 이루어지듯
바퀴의 흐름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되기도 하는데요.
물레의 실 한 가닥, 혹은 몇 가닥이 서로에게 영향을 줘 소용돌이치게 되고 그 여파가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거겠죠.
반지의 제왕이 잃어버린 절대반지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면 <휠 오브 타임>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죽음과 삶속에서
제어되지 못한 힘(일원력) 때문에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려야 했던 주위의 모든 것들과
그럼에도 맞서야 하는 어둠의 군주에 대한 서로 맞물리는 이야기예요.
보통 신과 악마와의 이야기들이 남성중심적인 것에 비해 모계사회라던지 여성이 좀 더 많은 힘을 가진 듯한 설정도
<휠 오브 타임>이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되어요.
시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드래건은
루스 세린의 잘못된 일원력 사용으로 인해 남성들의 일원력 사용이 제한받게 되고
여성들만이 일원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세대가 거치며 지금은 아이즈 세다이만이 일원력을 사용하고 있어요.
세대에 걸쳐 환생하는 드래건과 그를 차지하려는 싸움은 밝음과 어둠 두 곳 모두에서 계속되는데요.
아주 외딴 오지인 투 리버스에 닥쳐오는 재앙은 양치기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랜드와 그의 친구들에게
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가져오게 하죠.
일 년에 한 번인 축제 벨타인과 함께 불어닥친 아이즈 세다이 모리엔과 수호자 란
그리고 그 뒤로 다가선 그림자와 트롤록 무리를 피해
드래건의 환생일지도 모르는 현자가 되고 싶은 에그웨인, 대장장이 페린, 말썽꾸러기 맷,
에그웨인을 사랑하는 랜드 그리고 현자 나이니브는 화이트 브리지를 향해 길을 나서게 되는데요.
랜드는 맷과 페린은 투아아산이 있는 방랑자 무리를 따라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기도 하죠.
하얀 망토들과 어둠의 친구들을 피해 케임린에서 타 발론으로 향하는 또 다른 여정에서는
무려 90살의 오기어~ 웨이의 수행자 로이알이 합류하게 되는데요.
길은 달라도 목적지가 같다면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또 다른 운명이겠죠.
화이트 브리지에서 케임린을 지나 팔다라 마침내 도착한 세계의 눈
그곳에서 어둠의 존재 바알자몬을 물리치지만 아직 끝이 아님을 막연히 예감합니다.


이번 <휠 오브 타임>은 가이드와 함께 3권의 양장을 묶어 합본팩으로 출간되었는데요.
중간에 절판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나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요.
이런 류의 영웅 판타지 소설은 방대한 분량에 걸맞은 복잡하고 때로는 난해한 줄거리와 등장인물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 중 하나인데요.
그래서인지 뒤에는 용어해설이라는 부분을 통해 나름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어요.
투 리버스에서 온 친구들은 발리어의 뿔나팔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위대한 뿔나팔 사냥대와 함께 할 수 있을까요?
과연 악과 맞서 싸울 드래건의 환생은 누구일까요?
수많은 의문을 뒤로하며 오늘도 수레바퀴는 굴러갑니다.
앞으로~~ 하지만 때로 운명을 바꾸며 멈추어 서게 할 수 있을지도 문득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