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 그래픽 노블
프레드 포드햄 지음, 이수현 옮김, 어슐러 K. 르 귄 원작 / 책콩(책과콩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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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K. 르 귄 · 프레드 포드햄 / 어스시의 마법사

1968년에 처음 출간된 어슐러 K. 르 귄의 고전 어스시의 마법사가 프레드 포드햄의 손끝에서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했다.

인간과 자연이 미묘한 균형을 이루며, 거대한 바다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신비로운 세계 어스시.

섬의 외딴 오리나무 마을 대장간집에서 태어난 주인공 소년 '더니'는 타고난 재능과 뛰어난 마법적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마녀인 이모에게 배운 마법의 주문으로 열세 살 무렵 침략자를 마법으로 물리치며 마을을 구하게 되었다.

그런 더니의 능력을 알아본 현자 '오지온'은 더니에게 '게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었고 그의 지도 아래 마법의 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젊고 혈기 왕성한 게드는 스승의 느리고 차분한 가르침보다 더 빠른 힘과 영광을 원했고, 로크 섬의 마법 학교에 입학한다.

동료들과 실력을 겨루며 점차 강력한 힘을 쌓아간 게드. 하지만 과도한 자존심과 오만으로 자신을 위태로운 길로 몰아넣었다. 능력을 과시하려던 게드는 금기를 깨뜨리고 위험한 주문을 시도했고, 그 결과 세상에 끔찍한 그림자가 풀려나 게드를 끊임없이 뒤쫓으며 위협한다.

'세상에 마법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판타지 3대 걸작으로 불리는 어스시의 마법사. 프레드 포드햄은 원작의 숨결을 따라가며, 어슐러K 르 귄의 문장이 가진 울림을 충실히 담아냈다. 글과 그림이 속삭이듯 이어졌고, 한 장면 한 장면이 영화처럼 생생하게 펼쳐졌다.

이번 그래픽노블 어스시의 마법사는 원작의 세계와 독자를 이어주는 완벽한 다리로, 그래픽 노블의 시작으로 가장 먼저 추천할 작품이다.

#책과콩나무 @booknbean_pub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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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자들 위픽
백온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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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온유 / 연고자들

2025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백온유 작가는 작품 '유원', '반의 반의 반'을 통해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의 신작, '연고자들'에서는 덜 슬프기 위해 덜 사랑하는 법을 익히려 했던, 하지만 결국 놓을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시절 같은 보육원에서 자라며 친남매처럼 지낸 윤아와 태화. 성인이 된 뒤에도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관계를 이어갔고, 두 사람은 서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아는 태화의 여자친구 지현에게 태화가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전화를 받게 되고,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지현과 윤아는 무연고자로 분류된 태화의 시신을 인도받기 위해 구청 직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나 이상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태화가 매일 밤 윤아의 집을 찾아와 초인종을 누른 것이였다. 태화는 살아 있을 때처럼 아무 말 없이 앉아 밥을 먹고, 가끔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윤아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그 시간을 받아들이며, 2주 동안 태화를 위해 식탁을 차린다.

10p 휴대폰에는 잠금이 걸려 있지 않았다. 감춰야 할 치부 따윈 전혀 없는 것일까.

57p 우리는 적당히 수습할 수 있을 정도로만 휘청거리며 모범적으로 자립했다. 나는 그 사실에 꽤 자부심을 느꼈다.

89p 엄마는 미정이라고, 김미정이라고 말했어.

작품 속 엄마들은 아이를 사랑하지 못했고, 부재는 아이들의 삶에 깊은 그림자로 남았다. 윤아와 태화가 서로에게 건넨 사랑은 늘 불완전했으며,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말은 결국 '가족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두 사람은 경계 밖에서 완전한 애정을 갈망하며 살아왔지만 끝내 채워지지 못했고, 결국 그 끝은 태화의 죽음과 함께 보호자 연고자가 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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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센스 - 소진된 일상에서 행복을 되찾는 마음 회복법
그레첸 루빈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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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 루빈 / 파이브 센스

35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행복 연구의 권위자인 그레첸 루빈이, 오감을 통해 일상 속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는 여정을 담아낸 #파이브센스. 실명 위기를 계기로, 당연하게 여겼던 감각의 소중함을 깨닫고 감각 수집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그레첸루빈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오감을 하나씩 탐험하며 우리가 무심히 흘려보낸 사소한 순간 속에 행복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는 가장 먼저 보는 것의 힘에 주목한다. 매일 바라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했던 색채와 형태,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관찰하며 세상을 새롭게 바라봤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인근에 사는 루빈은 1년 간의 감각 일깨우기 프로젝트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미술관을 찾게된다. 루빈은 작품을 바라보며 같은 공간에서 색과 빛의 미묘한 변화를 발견하고, 오감을 통해 잊었던 기억을 불러내어 마음의 평온을 되찾아간다.

하루에 하나씩 색을 기록하고, 눈을 감고 맛을 느끼며,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흑백으로 바꿔본다. 이처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팁들이 가득해 책을 읽기만 해도 감각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거창한 목표나 거대한 변화가 아닌, 현재의 나를 느끼고 오감을 열어보는 것이 행복의 시작임을 깨달았다.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오감을 열면, 어제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삶은 충분히 풍요로워질 수 있다.

#북플레저 @_book_pleaser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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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퍼시벌 에버렛 지음, 송혜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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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벌 에버렛 / 제임스

미국 작가 퍼시벌 에버렛 (Percival Everett)이 2024년에 발표한 소설로, 마크 트웨인 (Mark Twain)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흑인 노예 ‘짐’의 시선에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제임스'는 원작의 모험을 바탕으로 노예제도의 잔혹함과 인종차별의 구조, 그리고 역사 속에서 지워졌던 목소리를 되살렸다.

“나는 이것을 트웨인의 소설을 바로잡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그는 사춘기 백인 소년의 이야기를, 나는 가족과 삶이 있는 성인 흑인 남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19세기 미국 남부, 노예제도가 여전히 존재하던 시대에 '미스 왓슨'이라는 백인 여성의 집에서 일하는 노예 '짐'은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숨긴 채, 백인 사회의 폭력과 차별을 피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주인이 자신을 멀리 팔아버리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짐은 아내와 딸과의 생이별을 막기 위해 도망쳤다.

이 과정에서 학대를 일삼는 주정뱅이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온 백인 소년 '헉'과 미시시피 (Mississippi River)강에서 만나 함께 뗏목 여행을 시작한 짐은, 강을 따라 흘러가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당시 사회의 부패와 위선을 목격하게 된다.

40p "저는여, 기도라는 게 헉이 기도하길 바라는 주변 사람들을 위한 거 라구 생각해여. 기도를 해서 왓슨 아주머니와 더글러스 부인이 헉의 기도 소리를 듣게 하구, 그분들이 원할 법한 걸 예수님에게 요청하는 거져. 그럼 헉의 삶이 좀더 편해질 테니까여."
"그럴지도"

226p 그들은 아주 즐거운 듯 격렬하게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이 순간을 나누고자 했다. 나를 조롱하고, 깜둥이들을 조롱하고, 불쌍한 노예를 비웃는 이 순간을. 나는 광대 행세를 하는 내게 강한 홍미를 느꼈거나 푹 빠진 듯한 어떤 여자를 보았다. 겉껍질에 불과한 그 여자의 외면만 보고도 나는 여자의 본질까지도 모두 외면으로만 이뤄져 있음을 깨달았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차이를 비교하며, 가볍게 스쳐 지나가던 사건들을 다시 살펴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노예 짐이 자유인를 갈망하며, 가족과 함께할 미래를 꿈꾸는 모습은 가슴을 울렸고, 순박하고 온화했던 노예 '짐'이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는 '제임스'로 변화하는 과정은 원작과는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문학동네 @munhakdongne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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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손수연 옮김 / 저녁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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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지니 그리말디 / 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여성 소설가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열 번째 장편소설 #세상이라는왈츠는우리없이도계속되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두 남녀의 돌풍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 엘사는 장례지도사로, 두 달 전 아버지를 잃은 뒤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 일상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던 그녀는 우연히 본 드라마를 계기로 정신과 상담을 신청한다. 대기실에서 상담 순서를 기다리던 엘사는, 홀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낯선 남자가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소설가 뱅상이었고, 서로의 첫 만남은 불쾌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여러 번 우연히 마주치면서 쌓인 시간은 둘 사이의 거리를 서서히 좁혔고, 이혼과 깊은 우울 속에 아픔에 갇혀 있던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의 일상과 마음속 깊은 상처, 그리고 차마 꺼내지 못했던 고백을 나누게 된다.

엘사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며 읽었고,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며 마음의 병을 얻게 된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제목처럼, 세상은 우리 없이도 계속 흐르지만 그 속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웃고, 울고,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사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이야기였다.

VictorMarieHugo
72p 내 시선을 내 생각에만 고정해놓은 채
어떤 것도 보지 않고, 어떤 소리도 듣지 않은 채
홀로, 아무도 모르게, 허리를 굽힌 채, 손을 모은 채
슬픔 속에서, 내게 낮은 밤과 다름없으리라.

#저녁달출판사 @eveningmoon_book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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