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의 흑역사 - 인간은 믿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다
톰 필립스.존 엘리지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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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과 음모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과정을 따라가 보며 재미있게 글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던 건 소개글에 쓰인 문장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 이 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망상의 시대에서 헛소리와 진실을 현명하게 구분할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그렇습니다. 단순히 썰을 흥미의 대상으로만 삼았다면 굳이 책으로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극적인 썰이 영상으로 보기 좋게 가공되어 보는 이의 말초신경을 자극해 재미를 느끼며 볼 수 있을테니까요. 앞으로 진실과 헛소리를 구분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썰의 흑역사』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원본의 제목이었습니다. ‘썰’은 한국에서나 쓰이는 말이니까요. 영어본 제목은 “Conspiracy”로 아주 간단명료합니다. ‘음모’, ‘모의’라는 뜻으로, 한국어판 제목의 ‘흑역사’는 ㈜윌북에서 글쓴이 톰 필립스의 책 몇 권을 흑역사 시리즈로 엮을 의도로 붙인 모양입니다. 그냥 역사도 아니고 흑역사라고 하니 왠지 좀 더 친숙하고, 읽기에도 쉬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음모론의 발흥이 단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깊은 역사적 뿌리를 가졌다는 설명으로 시작합니다. 우리가 음모를 믿는 이유가 다양한 측면에서 제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인지부조화, 알고 싶은 욕구,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 원초적 공포, 향수와 불안감, 위안 효과 등을 읽으며 인간의 취약성을 새삼 떠올려 봅니다.  


  2부부터 본격적으로 음모론이 제시됩니다. 세계, 연예인, 암살, UFO, 감염병, 바이러스, 지구, 세계사, 9.11 등 다양한 음모론이 펼쳐집니다. 세계사적으로 빼 놓지들 않는 링컨 암살부터 근래 단체로 겪었던 코로나와 관련한 전염병 이야기까지 광범위한 소재가 담겨 있습니다. 2부 및 3부 내용 전부 읽는 것이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차례에 쓰인 소재와 소제목을 보고 끌리는 것만 선별해서 읽어도 이해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겠습니다.     


 책을 읽기 전 기대했던 바에 따라 음모론적 사고를 구별하는 방법을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글쓴이에 따르면 반대 증거를 마주했을 때 보이는 반응을 분석하는 것으로 분별이 가능하답니다. 음모론에 어긋나는 증거를 그 음모의 일환으로 주장한다거나 고정된 상수 한 가지를 절대 건드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맞아야만 하는 말이라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여러 음모론을 속속들이 읽어 보며 흥미도 느낄 수 있었고, 해당 음모론이 태어난 배경과 사람들이 믿는 이유가 그럴듯하게 설명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소재 자체가 다양하다보니 골라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26427)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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