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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기행 1
후지와라 신야 지음,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느낌부터 말하자면, 이책은 지금까지 내가 접한 여행서적과는 차원이 다른 책이었다.

 

요즘 유행처럼 쏟아져나오는 여행책들에게서 흔히 볼수있는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멋들어진 사진,

인생에대한 고민,

여행에서 느낄수있는 자유에 대한 벅찬 느낌  등등..

그런것들은

이 책에선 사치다.

 

그의 사진은 여느 여행책의 사진과 다르다.

형체를 거의 알아볼수없게 흔들린 사진,

왜 찍었는지 알수가없는 이상하고 지저분한 풍경,

식욕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오히려 식욕이 떨어질것만 같은 그지방의 이상한(?) 음식들,

여행지에서 찍었다고 하기엔 믿기가 어려울정도로 무표정하거나 처연한 표정의 사람들...

 

적나라하다고밖에 설명할수없는

황량하고 처절한 삶,  심지어는 창녀들의 모습까지,,

과하다 싶을정도로 진한 화장을 하고, 훤히 가슴을 드러내고있는 여자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처음 책을 접하면서, 의문이 생겼다.

일본을 제외한 동양의 나라들에 대해 이렇게 어두운 면만 보여주려고 의도한것일까..?

이렇게 천박하고 지저분한 나라임을 보여주려고?

 

 

대답은 '아니오' 다.

그저 포장하지 않은것 뿐이다.

여느 여행자들이 늘상 가는 관광지가 아닌, 구석구석의 장소들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그 느낌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았다. 도저히 관광객이 가기에는 무리라고 생각되는 장소까지도 그는 서슴없이 찾아간다.

저자는 그렇게 함으로써 그 나라의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고자 한것이 아닐까.....

 

 

난 터키라는 나라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양면적인 모습을 가지고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터키의 아리랑이나 마찬가지라는

위스키다르(또는 우스크다라 라고 불리기도한다) 라는 노래를 들은적이 있다.

너무 독특하고 구슬퍼서  

평소 TV나 배낭여행기에서 보던 이국적인 터키와는 너무 달라서

낯설고 어색하고 뭔가 거북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난다.

하지만 이책속의 터키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떠올리게했다.

그렇게 그곳의 색깔을 그대로 담고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1981년에 발표된 책이라고 한다.

그때 나온 책이니 당연히 사진들도 20년이 넘은 것들..

물론 시간이 오래 흘렀으니, 그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많이 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중에는 한국의 모습도 있다. 오래되어 낯선 모습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모습... 바로 우리 모두가 지나온 그 모습들.우리의 과거이며, 지금의 우리가 있기 전의 모습..

 

여행에대한 설렘 대신, 가슴에 무거운 추가 하나 달린듯 무겁다.

다 읽고난 책이 나를향해 '당신이 상상하던 모습과 다른가?' 라고 물어보고있는것 같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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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콘서트, 그 문을 열면
박창수 지음 / 음악세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하우스>.

그리고 <콘서트>.

 

일상에서 많이 접할수 있는 친숙한 단어들이다.

그런데 두 단어가 합쳐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우스 콘서트>.

전혀 어울릴것 같지않은 단어들의 만남에 당황하는 사람들도 아직까지는 많을것이다.

콘서트라고하면 대개 대형 공연장과 수많은 관객, 화려한 조명, 그리고 톱스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그 콘서트를 집에서 한단다.

참으로 놀랄일이 아닐수없다.

 

물론 처음듣는 얘기는 아니었다. 언젠가 TV에서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에서 보여주던 하우스콘서트는 그저 '집을 공연장으로 사용한다'는 사실만 알려주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려주는 것에 지나지 않았을 뿐,

하우스콘서트의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볼수는 없었다.

하우스콘서트라는 개념을 처음접한 나에겐

'교양있는 사람들은 집에서도 저런 음악회를 하는가보다'하는 생경한 느낌만 받았을 뿐이다.

 

<하우스콘서트, 그 문을열면..>은 이처럼 TV로는 느낄수 없었던 하우스콘서트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있다.

하우스콘서트를 실제로 운영하고 잇는 저자 박창수씨는

상업적인 이윤만 추구하며 거대화되어버린 우리의 문화예술계에 문제점이 있음을 인식하고,

공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 공연자의 소통이며

더 나아가 문화와 예술의 소통이 더이상 어렵고 멀게 느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하우스콘서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관객과 공연자 사이에 무대라는 공간적 거리를 없앰으로써,

함께 호흡하고, 연주자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이 눈과 귀 뿐만 아니라 공기와 바닥의 진동으로도 전해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것이다.

 

저자는 하우스 콘서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하우스콘서트만의 은밀한(?) 매력, 운영상의 애로점, 하우스콘서트에 대한 끝없는 애정,

예술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과장없는 솔직함으로 책을 통해 털어놓고 있다.

막상 저자는 책을 내기가 상당히 고민스러웠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만약 책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하우스콘서트의 깊은 내면을 드러내기가 힘들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의 나는 하우스콘서트를 대형 공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 못지않게 멀게 느끼고 있었으니까.

책에서 하우스콘서트가 점점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가고있다는 말에,

인터넷을 통해 내가 살고있는 부산에서도 하우스콘서트가 열린적이 있음을 확인했다.

비록 박창수씨가 기획하는 하우스콘서트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우리나라 문화계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건 확실한듯하다.

 

책 속에는 또한 지금까지 하우스콘서트에 참여했던 여러 음악인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곁들이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읽는자의 문화적 소양이 넓어져가는것같아 뿌듯했다.

책의 중간중간에 있는 에필로그와 사진들은 책의 재미를 한껏 더 높여준다.

지금도 하우스콘서트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문화계의 사람들이 있다지만,

나는 저자의 용기와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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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가지 결정 -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
함규진 지음 / 페이퍼로드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 국사교과서에는 흥미가 없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국사쪽으로는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던 나.

소설에 편향된 독서습관을 가진 나에게 역사관련도서는 멀게만 느껴졌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우리역사를 잘 모른것에 대한 자괴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역사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처음 내가 접했던 역사관련 책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그만큼 나에게있어 역사책을 고르는 기준은 '내가 읽기에 이해하기 쉬운 책' 이었다.

 

두번째로 접하게 된 책이 바로 이 <108가지 결정>이다.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을 다룬 만큼 두께감이 만만치않았다.

잠시 책장을 넘겨 안을 들여다보니, 꽤 빽빽한 글씨가 담겨있다.

과연 내가 읽어도 어렵진 않을까?

약간 걱정이 앞섰다.

 

'책머리에'를 보니, 저자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종종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든다.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니 자신의 인생을 판가름한 중요한 결정이었던 그 결정의 시점으로 되돌아가,

  자신의 선택을 바꿔보고 싶은 느낌 때문이다.

  다소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만약 다른 결정을 내렸더라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을지도 모르는 결정은 분명히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역사에도 그렇듯 큰 흐름을 바꾸는 중대 결정이 있지 않았을까? 가령,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더라면?-

 

허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한 개인의 삶에서도 인생을 바꾸는 결정의 순간이 있었을진대,

하물며 한 나라의 역사에서야 그런결정이 없었을리가 없다.

책을 읽고싶다는 욕구가 더더욱 생기게된 순간이었다.

 

책에 대한 부담감을 뒤로하고, 과감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목차를 살펴보니 고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로 크게 나누어놓았고,

각 시대별로 중대한 역사적 결정을 세분해놓았다.

또한 그 결정에 대한 각 학계의 상반된 입장을 다루기도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한국사 깊이 읽기'라는 코너를 마련해놓고,

책의 가장 마지막부분에는  '한국사 40대 주요결정'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결정의 순간을 1위부터 40위까지 순위를 정해놓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장점은, 역사에 얕은 지식을 가진 내가 읽기에도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중요한 역사적 결정을 알게됨과 동시에,

덤으로 우리 역사의 대략적인 흐름까지 알 수 있다.  우리 역사의 흐름에따라 108까지 결정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깊이있는 내용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분명 실망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108가지 '중대한 결정' 들은 제각각 평균 4페이지 정도이고, 길어봤자 3 장을 넘기는 부분은 드물기때문에

그만큼 깊이있는 내용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결코 짧지않은 우리의 역사를 한권의 책에 담다보니 어쩔수없는 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대신 우리역사의 중대한 결정이었다는 108가지 사건들 중 유독 관심이 생기는 사건은

그 부분에 대해 깊이있게 다룬 또다른 역사책을 찾아서 읽으면 될것이다.

(독서수준 중 가장 고난이도라는 신토피칼독서, 즉 비교독서라는건 그래서 중요한가보다.

책 한권으로 끝내지 않고 그 책의 주제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으면 그만큼 관련지식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될것이다.)

 

우리 역사로의 입문자인 나에게는, 역사에 대한 접근을 보다 쉽게 하게 도와준 책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얼마나 무지한 사람인가, 얼마나 안이한 삶을 살고있는가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해준 우리역사의 중대한 결정.

만약 그때의 결정이 달랐다면, 우리의 모습도 지금과는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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