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제왕 역사가 기억하는 시리즈
통지아위 지음, 정우석 옮김 / 꾸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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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왕들을 통해서 역사를 보는 컨셉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호흡이 짧은 글을 여럿 모아놓았기 때문에, 머리 식힐 겸 읽기에도 좋다.

우선 이 책은 100명의 왕들이 서양 쪽에 치우지지 않고 다양한 문명권을 아우르고 있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름만 들어보았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악숨 왕국을 접해본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이다. 전에 어떤 책에서 악숨 왕국은 아프리카 역사에서 몇 개의 손꼽는 제국 중 하나라는 말만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에자나라는 왕을 통해 대략의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불멸의 도시' 로마를 처음으로 무너뜨린 서고트 왕궁의 알라리크 1세에 대한 정보도 흥미로웠다. 대부분의 역사서는 로마의 황제만 다루지, 로마를 침범한 민족의 지도자를 소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정체가 대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약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재미난 것은 제국 로마와 주변 민족의 관계가 제국 중국과 주변 민족의 관계와 유사해 보인다는 점이다. 훈족의 지도자 아틸라의 경우도 그렇다. 교과서에는 로마를 공격한 훈족은 이름만 나오지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나오지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그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훈족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아틸라는 서로마제국 황제를 추방하고, 비잔틴을 무릎 꿇게 만들어 조공을 받으며 방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문화의 힘은 없었는지, 금새 무너지고 만다. 중국 대륙의 청나라처럼 본토를 점령하고 유목민 문화를 버리고 생활방식을 바꾸는 판단을 내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고대 이집트 왕부터 태국 방콕 왕조의 출라롱콘 국왕까지 그동안 역사의 변방으로 취급되어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역사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최고 장점이다.

그러나 컨셉의 한계는 있다. 단순 나열식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 대체로 왕의 업적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종합적인 평가나 깊이 있는 서술이 부족하다. 현재 컨셉에서는 왕들끼리 비교하는 것도 재미난 일이 될 텐데, 그런 것도 없어 아쉽다. 

그래도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왕들을 살펴보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난 역사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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