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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언덕의 마법사
오키타 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읽고 작성했습니다.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는 마법보다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사람으로서 느끼는 슬픔, 후회, 갈망, 그리움 등의 각기 다양한 감정들이 계절처럼 순환하고, 때론 아물기도 하며, 때론 새살이 돋기도 한다. 스이는 그 흐름을 존중한다. 마녀라기보다는 친구이자 때로는 말 없는 응원자에 가깝다. 그녀는 도움을 주되, 의존하지 않도록 이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누군가에게 꼭 안긴 듯한 기분이 든다. 포근하면서도 조금은 울컥했다.
나에게 이 소설은 마법 판타지라기보다는 따스한 성장 이야기였다. 과거의 내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통해 위로받았던 것처럼,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한참을 멈춰 읽은 문장이 몇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 괜히 마음이 저릿해지는 날, 이 책을 꺼내어 다시 읽고 싶을 것 같다.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는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해주는 책이다. 마녀는 우리 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다정한 존재가 건네는 차 한 잔과 말 한마디는, 어쩌면 우리 주변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 책은 그런 마법 같은 다정함을 다시금 믿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