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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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에는 영혼이 깃든다’는 말을 무서워하면서 동시에 좋아했다. 어릴 적, 인형에게 이름을 붙여 말을 걸고, 몰래 고민을 털어놓던 시간이 있었다.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인형에게 꼭 마음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읽는동안 그때의 인형이 생각났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어쩌면 골동품점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님은 이 작품을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책 속 인물들은 선악으로만 구분되지 않는다. 심지어 악인조차, 그 안의 외로움이 조금이나마 묻어난다. 인간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감정을 다루면서도, 문장은 끝내 따뜻함을 놓지 않는다. 세상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호미‘ 이유요와, 언제나 그의 곁에 있는 동이는 고요하지만 단단하게, 외로움 속 사람들을 지켜주는 존재다.

참 따뜻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내겐 그리 가까운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알지 못한 외로움까지도 위로받고 있었던 기분을 느꼈다. 이 책의 챕터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아마 블로그에도 다시 긴 후기를 남기게 될 것 같다…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을 만나 행복하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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