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진 산정에서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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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내내 유치원 시절, 엄마와 동생과 함께 동네 뒷산을 올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비록 그날은 날씨가 흐려 풍경이 또렷이 보이지 않았지만… 엄마가 싸 준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함께 웃던 순간만큼은 선명하다-! 그후로 따로 등산을 하거나, 등산을 취미삼지는 않았지만 가끔 그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작은 산길을 걸으며 느꼈던 포근함, 가족과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 그리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유년시절의 그리움까지. <노을 진 산정에서>를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웃음 지었고 사연마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했던 기억은 언제나 마음속 깊이 남아있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산을 오르지만, 사실 그들이 마주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이다. 깊이 묻어 두었던 감정들,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마음들이 산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리고 내려올 때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이 된다.

‘나에게 산은 어떤 의미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일상 속에서 등산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자연이 주는 위로는 언제나 크다. 어릴 때부터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집에 돌아가는 순간마다 그곳에 있는 자연을 만끽하며 힘을 얻곤 했다. 내게 있어 도시는 여전히 갑갑하고 복잡하여 늘 이방인이 된 기분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돌아갈 곳에 자연이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된다.

힘든 순간들이 와도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가끔은 발걸음을 멈추고, 스치는 바람과 나뭇잎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 그 순간마다 어릴 적 엄마와 함께 걷고 대화를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순간순간이 머물러 있을 것이다.

산은 그리고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우리가 오르기만 하면 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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