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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를 뽑은 사람들
스코트 새비지 엮음, 김연수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의 첫부분에 이 책은 궁극적으로 기쁨을 위한 책이라는 구절이 있다. 처음에는 '플러그를 뽑는 삶'이 도대체 어떤 기쁨을 위한 것인지 의아했다. 그러나 책을 한 장씩 읽어 나가면서 나는 그 기쁨이 어떤 것인지 느꼈다. 그것은 내 삶을 내 힘으로, 내 스스로 만들어가는 기쁨이었다.
사실 나는 눈을 뜨고,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아니 눈을 감고 자는동안에도 다른 누군가가 발명 또는 발견해 놓은 것들의 힘을 빌려 살아간다. 지금 이 겨울, 내가 따뜻한 온돌방에 있을 수 있는 것도 누군가의 아이디어때문이며,얼음깨어 빨래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누군가의 지혜때문이다. 대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그러한 질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지게 된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삶은 '행복'한 삶이다. 그런 행복을 이루어나가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 이 책속에 스며들어 있다.
또 한 가지 더, 지금까지 나의 고민이 나의 삶 자체에만 국한 된 것이라면 우리 전체의 삶, 지구의 미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들고, 사고, 쓰고, 버리고 그렇게 썩지도 않을 쓰레기들을 우리는 계속 쌓아가고 있다. 조그만 땅덩어리 '지구'에서 우리 지구인들이 살아갈 터가 점점 좁아진다는 말이다. 지금처럼 살아가다가는 우리는 쓰레기더미 위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산소가 없어서, 물이 없어서 죽어버릴 것이다. 내가 고민하던 이런 하나하나의 본질적인 질문들을, 나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질문들을 책의 힘을 빌어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되었다. 1분이라도 텔레비전에 덜 의존하기, 적은 빨래는 내 손으로 해서 널기(내가 빨아서 넌 빨래가 햇빛냄새를 내면서 마르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컴퓨터 쓰지 말고 글쓰기(사실 이 글도 컴퓨터로 쓰지만) 등등 많은 것이 있다.
재미있으면서도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하는 책이다.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