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일본문학 베스트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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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은 네 인물의 삶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라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다. 여성의 심리 묘사를 아주 탁월하게 그린 작품이라고 해서 여성 작가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문장에서 그는 1909년 출생으로 대지주 집안의 여섯째 아들로 태어나서 풍족하게 살았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였고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로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번의 자살을 시도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그였지만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다자이 오사무는 그의 필명이고, 유명한 작품인 '인간 실격'은 그의 자전적 소설로 사후에 출간되어 인기를 얻었고, <사양>은 그의 생전에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번역본이 나왔다.


이야기의 '나'는 가즈코라는 여성이다. 70여년 전의 작품 속 그녀이지만,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고 항상 당당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돈, 사랑 등에 대해 등장인물이 하는 이야기들은 아마 다자이 오사무가 가진 생각들일 것이다. 전쟁으로 몰락해가는 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상황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마지막 귀부인이기를 바라는 어머니와 마약중독자가 되어버린 남동생의 모습을 지켜보는 주인공의 마음이 느껴진다. 술에 빠져서 살아가는 소설가에게 마음을 주게 된 가조코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고뇌 가득한 삶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이 하는 말을 읽으면 다자이 오사무는 시대를 앞서간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을 것이고, 그래서 현실과의 괴리감에 많이 힘들었으리라 짐작된다. 전쟁이 끝난 뒤에 많은 변화를 겪은 일본 사회에서 몰락한 사람들을 의미하는 '사양족'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만큼 그 시대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견해를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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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포 조던 -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후 7개월 된 아들에게 남긴 사랑과 희망의 이야기
다나 카네디 지음, 하창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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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젤 워싱턴 감독, 마이클 B. 조던이 나온 영화 <저널 포 조던>의 실제 이야기이다. 책의 저자인 다나 카네디는 <뉴욕 타임스>에서 12년 간 기자로 활약하였고, 현재 편집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찰스의 아내이고, 조던의 어머니이다. 번역을 한 하창수님이 번역을 하며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 어떤 내용일지 더 궁금했다. 찰스 먼로 킹 상사가 자신이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생후 7개월된 아들 조던을 위해 남긴 글이며 그것을 전해주는 엄마 다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들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 모른다는 상황에서 어린 아들에게 얼마나 애절한 마음으로 글을 썼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먹먹했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찰스와 조던의 사진이 있다. 아빠의 품에 안겨 해맑게 웃는 아기 조던, 아빠의 눈빛은 왠지 곧 헤어지게될 미래를 아는 듯 슬프다. 겨우 열달된 아들을 두고, 아빠는 청년이 되어 있을 아들에게 미리 200쪽이 넘는 일기를 쓴다. 아버지는 2006년 이라크의 전투에서 생후 6개월된 조던을 두고, 장갑 차량에 포탄이 터져 전사하고 만다.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지금 살고 있어 직접적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지금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로 본다. 참전하게 되는 군인의 마음은 이럴까. 찰스 먼로 킹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들를 임신한 아내를 두고, 자신이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진 채 전쟁터로 떠난다. 그는 부대의 병사 한 명이 끔찍한 폭발로 전사한 시신을 수습하면서 충격을 받아서 서둘러 일기장을 아내에게 보낸다. 다나는 그 일기장을 소중하게 읽고 또 읽었다. 아들에게 또 자신만의 일기로 아버지의 일기를 전한다. 자신이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했으며 아들에게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하나하나 자세히 들려준다. 아버지게 곁에 없더라도 훌륭한 아버지가 자신을 많이 사랑하였고, 멋진 성인이 될 수 있도록 기도했음을 아는 아들은 또한 훌륭한 어른이 될 것이다.

다나는 자신의 어두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 한 줄기 빛이었던 찰스와의 만남, 찰스가 다나를 만나기 전에 살아왔던 삶, 찰스의 어린시절 등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가족의 역사이다. 어떤 성품을 가졌고, 그들의 집안은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것을 보며 조던의 뿌리를 기억하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느꼈다. 다나는 찰스가 세상을 떠나는 날의 일들도 아들에게 모두 들려준다. 찰스의 장례식장에서 관에 입을 맞추며 한 이야기가 참 슬펐다. "우리의 아들을 있게 해 준 당신에게 감사하고 싶어요. 저는 그 아이를 당신과 같은 사람으로 키울 거예요. 그리고 약속할게요. 조던이 당신을 알게 될 거라고요. 누구도 당신을 대신할 수 없을 거라고요." 찰스는 이혼 경험이 있고, 크리스티나라는 딸이 있었다. 조던에게 크리스티나에 대한 이야기도 남겨둔다. 아빠는 조던이 누나를 알게 되기를 원하고, 누나를 사랑하고 존중해 주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남긴다. 지켜줄 아빠 없이 남겨질 두 아이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

아이들은 자랄 것이고, 그들도 부모가 될 것이다.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를 키우면서 어릴 적 자신의 부모님의 사랑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똑같이 사랑해줄 것이다. 나의 부모님, 나의 아이들, 그리고 우리 부부의 모습에 대해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개인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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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와 승려 - 행복의 뿌리를 찾는 21일간의 대화
비보르 쿠마르 싱 지음, 김연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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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을 보고 백만장자와 승려가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정말 궁금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더 옳다고 상대를 설득하려고 할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어떤 대화를 나눌까? 어떻게 살아오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지, 백만장자가 되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왜 승려가 되었고, 승려라는 삶은 평화롭고 행복한지 궁금하다.

책의 서두에 이런 질문이 있다. "물질과 정신, 두 갈래 길 중에서 과연 어느 쪽이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는 옳은 길일까?" 세상 그 누구보다 부를 잘 아는 백만장자, 오랫동안 진리를 탐구해 온 승려. "지금은 행복한가요?"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눈다. 행복의 뿌리를 찾는 21일간의 대화를...

승려는 행복으로 가는 길을 이렇게 말한다. "간소한 삶이야 말로 바로 그 첫 단계입니다. " 물리적 미니멀리즘을 정신적 영역으로 옮겨오게 되면 본질적인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고 한다. 백만장자는 일 외에 다른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21일간 가질 것이라 말하고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여행 마지막 날에 서로 교환하자는 제안을 승려에게 한다.

간소한 삶은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들에만 전념하겠다는 선택이다.

55쪽

간소한 삶의 중요함에 대해 요즘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미니멀리스트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간소한 삶'이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든다. 나의 많은 시간을 정리정돈과 쇼핑에 사용한다. 인터넷 쇼핑을 위해 많은 시간을 쓰고, 또 그 물건들이 쌓여 정리하는데 시간을 쓰고. 간소한 삶은 꼭 필요한 것들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준다. 백만장자는 "작은 일에 고마움을 느끼고, 상대를 탓하지 않는 것이 삶의 행복을 얻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라고 말한다. 우리 삶의 많은 불행은 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생긴다, 기회를 놓칠까 봐 거절하지 못하는 삶은 가짜 삶이다 등 삶에 도움이 되는 많은 조언을 아낌없이 들려준다.

사실 이 책은 소설이다. 행복을 찾아 헤매는 이들을 위한 교양소설이다. 백만장자와 승려의 이양기를 통해 그 둘이 추구하는 가치가 내 마음 속에서 균형을 이루고, 서로 손잡고 걸어갈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할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이지만 그것만으로 행복을 얻은 것은 아니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가치를 찾고, 그것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솔직한 견해를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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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궁금한 너에게 - 소녀들을 위한 건강하고 유쾌한 가슴 안내서 사춘기×너에게 시리즈
유미 스타인스.멜리사 캉 지음, 제니 래섬 그림, 이정희 옮김, 우리동네 유방이야기, 우유 / 다산어린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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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읽으면 정말 도움이 되는 "소녀들을 위한 건강하고 유쾌한 가슴 안내서"이다. 정말 구체적인 정보가 가득 담겨 있어서 정말 정말 도움이 된다. 처음에 책을 훑어보는데 가슴 삽화가 엄청 많아서 어떤 내용인지 내가 먼저 꼼꼼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슴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며 읽었다.

가슴이 커지는 이유, 가슴이 있는 이유, 가슴 발달 단계, 가슴의 다양한 모양 등이 그림과 함께 소개된다. 이때 삽화속 인물들의 피부색이 다양한 것을 보고 삽화 하나에도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부분에 신경썼다는 생각을 했다. 브래지어의 종류에 대한 정보와 함께 또래들의 브래지어에 대한 경험담을 실어놓아서 다른 친구들의 고민과 생각도 알 수 있다. 브래지어를 처음으로 직접 사러 가서 겪은 경험, 브래지어 치수를 알맞게 선택하는 방법, 착용을 쉽게 하는 법 등 정말 하나하나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가슴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젠더교육, 성교육도 함께 자연스럽게 다루어 주어서 참 좋다. 자라면서 겪을지도 모를 성차별, 성희롱 등의 성교육과 가슴 건강과 관련된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 정말 꼼꼼하게 구성된 가슴 안내서이다.

여자 아이들에게 가슴은 2차 성징을 몸으로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겉으로 변화가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꽤 큰 의미가 있는 신체 부분이다. 찌릿찌릿 가슴의 발달이 시작될 때 아이는 내 몸이 갑자기 왜 이럴까 하며 만져보기도 하고, 관찰한다. 조금씩 커져가는 가슴이 놀랍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마음인 것 같다. 대부분은 엄마에게 몸에 대한 정보를 얻고, 가슴이 어느 정도 자라면 엄마가 사주는 브래지어를 착용한다. 당연한 변화이고, 친구들도 똑같이 너처럼 변화를 겪고 있으니 걱정하지마라는 이야기는 해주었지만 가슴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지는 않았다. 사실 생각해보니 나도 가슴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가 별로 없었다. 책을 읽고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딸을 둔 부모님이 먼저 읽으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면 좋을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몸에 대해서 잘 이해하면 내 몸을 더 아끼고 사랑하며 보살펴 줄 수 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혼자 고민하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 사춘기를 맞은 딸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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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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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이라는 제목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아서 궁금한 마음으로 읽었다. "더 이상 아저씨들이 우리의 영혼을 망치게 두지 않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일본 페미니스트 여성 작가의 책이다. 예전에는 아저씨, 아줌마는 푸근하고, 억척스런 에너지를 가진 대상으로 그려졌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썩 좋지 않은 이미지가 된 것 같다. 특별히 부를 이름이 없는 중년의 남자에게 쉽게 부르는 '아저씨'라는 호칭의 당사자가 내가 된다면 기분 좋지 않다. 물론 아저씨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 속의 아저씨는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아저씨'가 소녀들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소녀들은 그들을 주시하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주인공 게이코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로 퇴사하고, 친구가 있는 캐나다를 다녀온다. 캐나다에서 마음껏 자유로움을 느끼고 돌아온 일본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일본은 특히나 안 좋은 의미로 여성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나라잖아. 가부장제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할까. 여성을 그렇게 만든느 남성의 존재는 무시하고 여성만을 문제 삼고 비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그 구조 자체는 결코 문제시하지 않고 말이야. 남자들은 그냥 투명인간인 셈이지." -62쪽

영혼도 닳고, 지친다. 불합리한 일을 겪을 때마다 영혼은 닳는다. 지속 가능한 영혼을 위해 취미와 최애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성이 바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아저씨들이 나이에 관계없이 여성을 대상으로 보내는 건전하지 못한 시선 그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모른다.

오랜 시간동안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여성, 남성의 역할과 이미지가 최근에 많이 변화하고 있고, 성차별이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부분이 많이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남성의 입장에서도 그러할 것이다. 어떤 성별이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한다.

*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견해를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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