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의 구멍 ㅣ 초월 3
현호정 지음 / 허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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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마을에서 홀로 태어난 고고는 또 다른 홀로둥이 노노와 짝이 되어 함께 자란다. 병에 걸린 노노가 마을을 떠난 이후, 혼자 남은 고고도 마을에서 쫓겨나 모험을 하게 된다. 음식을 먹어도, 물을 마셔도 가슴에 생긴 커다란 구멍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보며 당황한 고고는 무엇으로든 구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모험 중 협곡인과 지도리인을 만나며 망울 행성에도 크레이터라 불리는 구멍이 있고, 이 크레이터를 막기 위해 땅을 붙이거나, 흙을 넣어보거나, 쓰레기를 매립하는 등 여러 노력이 시도 중임을 알게 되고, 이후 모험을 계속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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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용납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 고고의 상실감과 구멍, 결국 이 구멍은 채워지는지 등 고고의 상실감과 성장에 방점을 둔 책인 것 같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마음의 구멍을 이해하는 건 자기 자신뿐인가 하는 씁쓸함도 있었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나와 너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도 아이러니하지만 따뜻했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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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 치고 설정이 어렵지 않으며, 앞 부분 설명이 상세한 편이라 뚝딱 읽을 수 있었다. 각 장의 끝부분에 망울의 창조 신화와 검은 새 신화가 나와있어 더 신비한 느낌이 들었고, 검색해 보니 작가님이 이런 신화적인 설정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간에 나온 '금'과 '밤'의 미묘한 주종 관계가 인상적이어서 이 부분도 길게 써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재밌는데 짧아서 아쉬운 책. 여기서 끝이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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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초월 시리즈 2권은 단편이었는데, 이건 장편이다. 개인적으로 장편이 훠어얼씬 재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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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조작의 비밀 - 어떻게 마음을 지배하고 행동을 설계하는가
오카다 다카시 지음, 황선종 옮김 / 어크로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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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어떻게, 왜, 사이비에 빠지고 마음을 지배당하는지, 그런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담은 책이다.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로 화두였던 JMS, 아가 동산 등 사이비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했는데, 작가는 이런 상황을 터널에 비유한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은 외부와의 정보가 차단되어 있고 어두워서, 밝은 빛이 보이는 출구로 무작정 향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또한 옴진리교, 나치즘, 신체적인 고문 등의 사상 조작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여러 심리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왜' 심리 조작을 당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작가는 주체적이지 못하며, 주위 사람들을 지나치게 배려하고 눈치 보는 '의존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이 심리 조작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국 유대감 회복과 자아의식 회복이 중요하며, 가족, 제3자, 국가의 개입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결국은 내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메시지 같아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어쩌겠나. 내가 나를 지키고 방어해야지.


나도 요즘 사소한 가스라이팅 이슈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밤에 잠도 잘 못 잘 지경이었는데, 책 읽으면서 차분하게 환기시킨 것 같다. 내가 나를 지키고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잉반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끌벅적한 사회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며 살기란 참,, 쉽지 않지만 자신만의 마음속 안전 기지를 굳건히 하자는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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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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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꿈을 갖고 수영을 즐기는 주인공 ‘인챈티드’를 향한 그루밍 성범죄 소설로, 두껍지만 몰입감 있는 책이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신뢰를 얻은 뒤 가하는 성폭력을 말한다.

백인 중심의 학교와 마을에서 받는 미묘한 차별을 이겨내고자 모든 일에 열정적인 인챈티드는 한 오디션에 참여하게 되고, 슈퍼스타 ‘코리’의 관심을 받게 된다. 인챈티드는 11살 차이 나는 코리와의 가벼운 관계에서 자신이 성숙해지는 것 같은 짜릿한 착각에 빠지고, 머리를 기르거나, 몸을 드러내는 수영복을 피하는 등 코리의 입맛대로 바뀌게 된다. 자신을 통제하는 코리에게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던 중, 처음으로 방에 갇히게 되었을 때 무서움을 느꼈지만, 지속된 가스라이팅을 받은 인챈티드는 이마저도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게 되고, 상황은 점점 심각해져 간다. ​

청소년을 향한 그루밍 성범죄의 심각성은 물론,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인의 시선도 주목할 만하다.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집중하고, 피해자의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하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 복잡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그 시선을 이겨내고, 연대하는 작은 희망이 있기에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조금 든다. 청소년을 향한 성범죄에 강력한 처벌이 따르기를 절실히 느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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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고통 - 현대 의학의 그릇에 담기지 않는 고유하고 다양한 아픈 몸들의 인류학
이기병 지음 / 아몬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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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동 외노의원 진찰의 상황을 재현해낸 작가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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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고통 - 현대 의학의 그릇에 담기지 않는 고유하고 다양한 아픈 몸들의 인류학
이기병 지음 / 아몬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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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구로구 가리봉동의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에서 3년간 근무 후, 환자의 고통과 진찰 사이의 간극을 깨닫고 인류학을 공부했다. 근무하며 만났던 환자들의 기록과, 돌봄, 진료, 고통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는 책이다. 의학+인문학이 같이 섞인 느낌의 책이라 재밌으면서도 조금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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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인 줄 알았던 여성의 진단 결과는 갑상선암이었고, 하느님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 믿으며 치료를 거부하는 HIV 환자와는 연락이 끊겼다. 진드기병의 일종인 옴이 조선족 노동자 쉼터에 퍼졌지만 그곳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자주 실신하는 노동자를 보며 어떤 처방을 내릴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찰하며 삶과 죽음의 이분법적인 사고, 그 경계에 있는 '고통'에 대해 깨닫는 과정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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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사연과 상황을 재현하는 느낌이 들어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흥미로웠던 사례는, 환자의 몸은 하나여도 각 전공의에 따라 진찰 결과는 다르게 나온다는 부분이다. 자주 실신해서 병원을 찾아온 이삿짐센터 외국인 노동자에게, 정형외과 의사는 아픈 허리를 주로 보고, 물리치료사는 코어근육을 이용한 짐 나르기 기법을 알려주며, 내과 의사는 미주신경성 실신을 의심하고, 신경외과에서는 뇌출혈을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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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치료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적 문제와도 관련 있다는 사례를 읽다 보면 왜 제목이 '연결된' 고통인지 알 수 있다. 외국인이기에 받았던 차별과 낙인, 트라우마 등이 질병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니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환자의 상황을 다 들어주고,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의사를 보니 감동이면서도, 이런 의사가 얼마나 많으려나 하는 회의적인 생각도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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