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현대 철학 - 아들러, 라캉, 마사 누스바움… 26인의 사상가와 함께하는 첫 번째 현대 철학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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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철학자들을 총 4장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삶의 의미를 찾는 철학, 경제와 정치를 탐구하는 철학, 문명 속에서 통찰을 기르는 철학, 어울림과 협동의 철학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읽다 보면 '이런 분야도 철학이야?'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현대 철학은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룬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하는 숱한 고민들에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면, 누구라도 철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디어를 통한 재부족화,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 인류와 함께 영원히 살아갈 상징 형식을 다룬 3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총 26명을 소개하고 있어 겉핥기 식으로 책을 읽는 기분이 들어 살짝 아쉽지만,, 철학=노잼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다. 관심 가는 철학자가 있으면 추가적으로 책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

 

한 철학자당 약 10쪽 남짓이라 분량은 가볍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각 챕터의 뒷 부분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 적혀있는데, 이게 꽤 진지하게 다가왔다. 나는 혼자 읽어 아쉬웠지만, 독서토론이나 동아리를 하는 분들이라면 좋은 질문을 선정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책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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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영원의 시계방 초월 2
김희선 지음 / 허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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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고, 다 읽고나서 표지를 보니 찰떡이다! 시간과 기억, 꿈, 신기한 장치들이 가득하고, 각 단편들이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있어서 읽기 편했다.

가스통 폭발사고로 사망한 노인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가깝게 우리는'과 택배기사의 과로사를 다룬 '끝없는 우편배달부'가 제일 재밌었다.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 몰입이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따라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그림이 안그려져서 읽기 좀 힘든 부분도 있었다. 8개의 단편이 모두 다른 소재와 장치가 나오는데, 이해할만하다 싶으면 끝나고, 또 다음 단편에서 이해할만하다 싶으면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 알 수 없는 공간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으로 독서한 것 같다.

예전에 입버릇처럼 '내가 3명이었으면 좋겠어 ,, 돈버는 나, 노는 나, 잠자는 나'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실제로 24시간 일하는 자동인형이 있다면 어떨지, 기억을 행복한 쪽으로만 조작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지 등을 상상하며 읽으니, 내가 읽고 있는 이 시공간은 뭘까 하는 철학적인 생각이 드는 독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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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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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배경 + SF + 표지 예쁨. 이건 무조건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라고 생각하며 펼쳤다. 라잔 제국에 의해 점령당한 화국을 배경으로, 라잔식 이름으로 개명을 한다거나, 라잔어를 사용하도록 강요받는 등의 초반 설정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일제강점기가 생각난다.

화국의 자매 봉숭아와 제비가 주인공으로, 제비는 그림을 그리며 라잔 제국의 예술가가 되기를 꿈꾼다. 예술성의 시험에서 떨어진 제비에게 무서운 제안이 들어오게 되고, 그 제안을 시작으로 제비는 방위성에서 특별한 '원료'를 사용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흥미가 돋지 않았으나, 제비가 용의 모습을 한 '아라지'와 소통하고, 거대한 배후세력을 발견하고, 이에 맞써 힘을 모으며 사랑을 나누는 과정은 흡입력이 엄청났다. 제비와 베이의 사랑, 가족간의 사랑도 가득 담겨 있고 스케일도 커서 영화 보는 기분으로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우리나라 역사를 다루는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파친코', '작은땅의 야수들'과 비슷한 느낌도 들지만, SF요소를 넣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다는 점과, 다양한 색채가 주로 등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검은색은 물과 현명함을 상징한다던가, 백색과 적색 조합의 비단, 녹색과 남색 옷 등 표지처럼 알록달록 신비로운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역사적인 내용보다는 재미에 좀 더 치중되어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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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안전가옥 FIC-PICK 5
배예람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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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재와 몰입감 넘치는 전개, 사랑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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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안전가옥 FIC-PICK 5
배예람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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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안전가옥! SF, 고딕스릴러, 무협, 판타지, 디스토피아 장르 속에서 등장하는 여성-퀴어의 5가지 단편이다. 젠더, 퀴어 요소가 나온다고해서 무거운 내용이지 않을까 살짝 걱정하며 펼쳤으나, 사랑가득 이야기였다.



거대한 수직건물의 하층에서 살아가는 하영과 상층에서 살아가는 상미의 이야기 <수직의 사랑>, 요괴 사냥꾼인 이선과 은화의 엇갈리는 사랑이 담긴 <여우 구슬은 없어>,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친구와 쌍둥이 사이에서 고민하고 흔들리는 <하나뿐인 춤>, 엄마의 재혼과 의문투성이의 여인들로 둘러쌓인 오싹한 저택이야기 <누가 진짜 언니일까?>, 협탐(탐정)인 상화가 사매 천화의 사건을 풀어나가며 사랑을 깨닫는 <협탐: 좁은 길의 꽃> 으로 구성되어있는 단편집이다.



장르도 독특해서 몰입감있었고, 중간에 울컥했던 부분도 있었다. 중간중간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수직의 사랑> 단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약 80층의 건물 속에서, 층 수가 높을수록 수명도 많은 설정으로, 하영은 상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반란을 도모하다 상층의 상미와 만난다. 건물이라는 직관적인 요소로 표현한 것도 좋았고, 세계관이 좀 탄탄해서 장편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았다. <협탐: 좁은 길의 꽃>은 무협소설이었다,,! 무협은 처음 읽어봐서인지 상당히 낯설었다 ㅎ,,



안전가옥 출판사 나랑 너무 잘 맞는 것 같다. 독특한 소재와 몰입감 넘치는 전개가 너무 좋다 ㅋㅋ 이 책은 퀴어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조금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굳이 교훈을 느끼거나, 내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뭔가를 배울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없었다. 그냥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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