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안전가옥 오리지널 24
민지형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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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솔직하고 당당한 재이와 함께 기억과 망각의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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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안전가옥 오리지널 24
민지형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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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재이'는 뉴스에서 뇌 스캔 기술과 최첨단 VR 기술을 결합해 기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라이프 랜드 스케이프'의 개발 소식을 접한다. 일하는 집의 사장님이 라이프 기기를 구매해 사용하게 되고,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사모님도 그 기기를 접하게 된다. 이후 사건이 발생하며, 재이는 '라이프 랜드 스케이프' 기기를 훔쳐서 달아나고, 기기의 개발자 리사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아 재이를 찾아 나서며 둘은 만나게 된다.


소설 속 다크 웹에서는 '기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라는 점을 악용해 성범죄, 살인 등의 자극적인 기억을 거래하게 된다. 주인공 재이는 이를 반대로 활용해 복수를 계획하고, 기기의 개발자인 리사와 자연스레 대립하게 된다. 공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며 '기억'과 '망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불안함을 느끼는 재이와 리사의 긴장감 넘치는 관계도 흥미롭다.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답게 영화 같은 책이었고, 결말도 깔끔하니 좋았다. 무엇보다, 주인공 재이가 너무 매력적이다. 거칠고 솔직하고 당당한 재이와 함께라면 나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 소개에 나오는 <추천의 말> 처럼,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지옥에 떨어져도 뻔뻔하게 웃으며 살아돌아올 주인공이 함께 절벽을 뛰어넘자며 손을 내민다면 당신은 어떨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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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페스토 Manifesto - ChatGPT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SF 앤솔러지'
김달영 외 지음 / 네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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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부터 ChatGPT가 정말 이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수준 높은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도 신기하고,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는 모든 정보들을 섭렵한 ChatGPT를 보면 소름이 돋기도 한다. 이 ChatGPT를 활용한 SF 소설이라니! 너무 궁금했다. 작가가 소재와 구성, 상황을 주면, ChatGPT가 그에 맞춰 소설 단락을 구성하고, 다시 작가가 이를 가다듬고 편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영어로는 이미 수준 높은 소설을 써 낼 수 있다고 한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북한에 있는 오빠와 우연히 연락하는 동생, AI와 인간의 뇌를 연결하는 뇌간 소통 등 다양한 주제가 있었지만, 초단편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보다는 작가&ChatGPT와의 협업일지와 과정에 주목해서 읽었다. 대부분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후기는 '모든 답변에서 마무리를 지으려는 특성이 강하다', '반전이나 복선을 넣을 줄 모른다'였다. 인터넷 상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인공지능인데, 인터넷에 소설 전문이 올라와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흉내만 내는 수준인 것 같다. 반대로 답변을 보고 오히려 신선한 영감을 얻어 새로운 내용으로 발전시킨다는 후기도 있었다. 


나도 이 책 읽고 ChatGPT에 흥미를 느껴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말이 진짜 너어어무 많다 ㅎ,,, 진짜 말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순간이 있고, 소설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는데, ChatGPT는 그렇지 않다. 명확하게 하나하나 제시를 해줘야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이 책의 협업처럼 소재나 이슈를 던져주지 않고도 ChatGPT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ChatGPT한테 몇백만 권, 또는 그 이상의 소설 전문을 학습시키면... 흠... 그래도 책을 읽을 때 글에서 느껴지는 작가 특유의 분위기와 색감, 미묘한 언어 차이를 따라올 수는 없을 것 같다. 따라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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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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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이나 혼삶을 택한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레 '외롭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불안도 함께 떠올랐다. 아이가 있어야 외롭지 않을 것 같았고, 힘없고 아픈 나를 돌봐줄 수 있을 거라 착각했었다. 결혼을 해야 진짜 어른이 될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은연중에 갖고 있었던 이런 불안감과 착각이 깨진 느낌이 들었다.

결혼을 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성장도 물론 있겠지만, 에이징 솔로라고 해서 정말 '혼자'는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친구, 동네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고받는 '홀로이면서 함께'가 포인트다. 특히 작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19명의 인터뷰이들이 함께 외로움에 잘 대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설득력이 높다.

걱정을 가정한 편견에 맞서는 것 같아 속 시원했고, 비혼을 생각하거나, 다짐하고 있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책인 것 같다. 비혼에 대해 별 생각이 없더라도,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적인 보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1인 가구가 급증하고 혼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복지의 단위를 가족에서 개인으로 전환하는 등 제도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도 동의한다. 현재는 각종 공제 항목도 가족을 단위로 되어있고, 국내법은 해외와 다르게 유독 혈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혼자 사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제도적, 비제도적 부분에서 새로움이 필요하다고 환기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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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의 구멍 초월 3
현호정 지음 / 허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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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마을에서 홀로 태어난 고고는 또 다른 홀로둥이 노노와 짝이 되어 함께 자란다. 병에 걸린 노노가 마을을 떠난 이후, 혼자 남은 고고도 마을에서 쫓겨나 모험을 하게 된다. 음식을 먹어도, 물을 마셔도 가슴에 생긴 커다란 구멍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보며 당황한 고고는 무엇으로든 구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모험 중 협곡인과 지도리인을 만나며 망울 행성에도 크레이터라 불리는 구멍이 있고, 이 크레이터를 막기 위해 땅을 붙이거나, 흙을 넣어보거나, 쓰레기를 매립하는 등 여러 노력이 시도 중임을 알게 되고, 이후 모험을 계속해나간다.

다름을 용납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 고고의 상실감과 구멍, 결국 이 구멍은 채워지는지 등 고고의 상실감과 성장에 방점을 둔 책인 것 같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마음의 구멍을 이해하는 건 자기 자신뿐인가 하는 씁쓸함도 있었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나와 너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도 아이러니하지만 따뜻했던 부분이다.

SF 소설 치고 설정이 어렵지 않으며, 앞 부분 설명이 상세한 편이라 뚝딱 읽을 수 있었다. 각 장의 끝부분에 망울의 창조 신화와 검은 새 신화가 나와있어 더 신비한 느낌이 들었고, 검색해 보니 작가님이 이런 신화적인 설정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간에 나온 '금'과 '밤'의 미묘한 주종 관계가 인상적이어서 이 부분도 길게 써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재밌는데 짧아서 아쉬운 책. 여기서 끝이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앞선 초월 시리즈 2권은 단편이었는데, 이건 장편이다. 개인적으로 장편이 훠어얼씬 재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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