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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 - 10대를 위한 실전 미디어 리터러시 ㅣ 발견의 첫걸음 12
김아미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평점 :
최근 교육과정 개정으로 국어과에 ‘매체’ 영역이 추가되고, ‘매체 의사소통’이라는 과목이 신설되면서 청소년의 미디어 활용과 비판적 수용 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아미 작가의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10대를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 개념과 실천 방법을 쉽고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책은 단순히 미디어의 위험성을 경고하거나 사용을 억제하기보다, 청소년이 스스로 점검하고 성찰할 수 있는 실천적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조한다. 책의 초반에는 ‘체크리스트’를 통해 독자가 자신의 미디어 사용 실태를 돌아보게 하고, 이후에는 다양한 미디어 현상과 이슈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각 장의 마지막에 있는 ‘함께 생각해 봅시다’ 질문들은 학생들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하거나 글쓰기 활동으로 확장하기에 적절하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연령 제한과 콘텐츠 접근 문제이다. 저자는 유튜브나 SNS 플랫폼의 연령 제한 기준을 설명하고, 청소년들이 어떻게 실제로 그 기준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지를 다룬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청소년 관람불가 콘텐츠를 ‘쇼츠’나 ‘밈’으로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현실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를 넘어, 가치관 형성과 정보 선택에 대한 책임 문제로 연결된다. 작가는 "왜 이 콘텐츠가 특정 연령에게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감식 능력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또한, 쇼트 폼 미디어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분석한다.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처럼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자극을 주는 콘텐츠는 시청자의 판단 여유를 줄이고, 허위 정보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을 높인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허위 정보가 쇼트 폼을 통해 퍼진 사례는, 정보 소비의 ‘속도’보다 ‘맥락’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좁은 화면과 제한된 시간 속에서 자극적 정보만을 받아들이는 환경은 결국 사고의 깊이를 얕게 만들 수 있다.
책은 또한 댓글 문화, 추천 알고리즘, 밈의 속성, 딥페이크 기술 등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디지털 문화 전반에 대해 폭넓게 다룬다. ‘페페 더 프로그’나 ‘럭키비키’ 등 실제 유행 콘텐츠를 사례로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히, 콘텐츠의 제작 의도와 수용 방식 사이의 간극에 주목하면서, "정보를 누가, 왜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은 청소년에게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단지 미디어에 대해 경고하거나 경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소년들이 미디어와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점에서 특별하다. 저자는 영국 UCL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로서, 이론과 현장의 균형을 유지하며 독자 친화적인 언어로 내용을 전달한다. 문장은 간결하고, 예시는 풍부하며, 무엇보다도 독자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끈다.
실제로 이 책은 학교 수업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2학기 국어 ‘매체 의사소통’ 단원과 연계하여 대중매체와 개인방송의 특성을 분석하거나, 영상 제작 활동에 앞서 콘텐츠 분석 및 윤리적 기준을 고민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창비 북클럽을 통해 제공되는 독서활동지도 학생과 교사가 함께 읽고 대화의 깊이를 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는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에게 ‘낯익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무심코 스크롤하던 손가락을 멈추고, 화면 너머의 의도와 영향을 고민해보게 하는 힘이 있다. 청소년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미디어에 대해 더 현명하게 묻고, 책임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안내해 주는 훌륭한 길잡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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