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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 - 햄스터와 저주 인형 ㅣ 반올림 63
마리 오드 뮈라이으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6년 7월
평점 :
2015년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직후 프랑스 도시 오를레앙을 배경으로 하여 소뵈르라는 심리상담가가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심리상담가 소뵈르(Sauveur), 이 단어는 ‘구원자’를 뜻하며, 이를 이용한 오해나 말장난에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만나는 심리상담가의 이름을 ‘소뵈르’라고 칭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인간이 다른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는 존재인가라는 물음 또한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소뵈르 박사는 벽 하나를 두고 상담소와 개인의 영역이 나뉜다. 구분되어 있는 공간이지만 소뵈르의 일상에서는 상담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잔상들이 늘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소뵈르 박사 이야기의 첫 시리즈인 이번 책에는 소뵈르의 아들, 라자르가 가장 눈에 띈다. 흑백혼혈의 아들 라자르는 자라면서 인종차별과 편견을 맞딱들인다. 이는 라자르만이 아니라 소뵈르 박사 역시 상담소를 찾아오는 내담자들의 말이나 표정에서 또는 사회적으로 흑인이기 때문에 차별적인 상황들을 만난다. 그럴 때마다 유쾌한 농담이나 유연한 태도로 상황을 넘기는 장면들이 나온다.
라자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늘 바쁜 아버지 옆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아버지에게 건네는 대화에 특유의 말장난들이 있고, 가끔은 아버지의 상담을 엿듣기도 한다.
사회복지사로 청소년들을 만나던 때, 막 태어난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도 나는 나의 일터에서 또 다른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당시 나는 내 모습이 너무나 모순덩어리로 보며 잠시 일의 영역을 바꾼 적이 있었다. 이런 나의 경험 때문에 라자르가 더 안쓰럽게 보였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뵈르 박사가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각자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과 아픔들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저마다의 크기와 모양대로 힘들고 어렵고, 그 어려움을 나의 기준이 아닌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헤아릴 수 있어야 함을 생각하게 된다.
또 하나, 소뵈르 박사는 상담을 하던 가정의 아이를 자기 집으로 들이게 된다.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인가? 상담사, 즉 어려움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의 개인의 영역과 일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작업이 정말 쉽지 않다.
자살시도, 우울과 불안, 부모님과의 갈등, 성정체성의 어려움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을 만나는 소뵈르 박사.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인가.
첫 시리즈에서는 상담을 받으로 오는 아이들의 사연보다 소뵈르 박사의 세계가 더 궁금했다. 자신의 아이를 두고 다른 아이들을 살피는데 더 집중해야 하는 소뵈르 박사, 사람들의 아픔과 어려움 속에서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상담사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것이며, 어디까지 해야 종결이라는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것인가.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는 시간이었다.
"치료 덕분인가요?" 소뵈르는 그러한 공로를 자신의 것으로 돌리는 게 불편했다. "치료의 효과 가운데 하나일 수는 있지. 그렇지만 앞으로 나아가려는 당사자의 의지가 있어야 한단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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