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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팬데믹을 철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 이유 ㅣ 팬데믹 시리즈 2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7월
평점 :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_ 펜데믹을 철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 이유
슬라보예 지젝
나날의 삶이 너무나 비참한 나머지
코로나바이러스를 그나마 사소한 위협으로 여겨
모른 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슬라보예 지젝의 [팬데믹 패닉] part 2. 에 해당하는 책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금방 사그라들 것 같았던 코로나19는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현재 함께 하고 있다. 코로나는 이제 단순히 질병으로 대하기엔 우리 사회의 전반을 뒤흔들어 놓았다. 코로나의 위협에 생사가 놓여있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기꺼이 생명의 위협에 뛰어든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한듯 보이지만 실은 바뀌지 않았다고 슬라보예 지젝은 지적한다. 인종과 계급차별의 부각, 지구온난화, 환경파괴, 삶의 디지털화, 정신건강의 문제등 이전부터 문제로 지적되어 왔지만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으로 뒤로 가려지게 되고, 어지러운 사회속에 타당성을 부여 받기도 한다.
우리는 여전히 팬데믹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려 예전의 삶을 누리기 위한 희망을 품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어리석음을 꼬집는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친다해서 안전한 사회가 도래할까? 아무런 변화 없이는 수많은 팬데믹이 또다시 몰려올것이다. 우리는 이제 이 다음을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는 더 큰 재앙에 앞서서 일종의 ‘총 연습’ 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20세기에 우리는 세계를 너무 빠르게 바꾸려 노력했고,
지금은 그 변화를 새롭게 따져볼 시간이 도래했다. “
“(낡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꿈꾸는 대신 우리는 새로운 일상을 건설하는,
힘들고 고통스런 길로 나서야만 한다.
이 건설 작업은 의학적이거나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속속들이 정치적 문제다.
우리는 사회적 삶 전체를 새로운 형태로 발명해야만 한다. “
그러나 안타깝게도 2차 3차유행을 거듭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희미하게 받아들이며 삶을 지속한다. 끝날것 같지 않은 문제를 들고 회피하며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언젠간 이 순간이 끝나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더욱 씁쓸한 건 우리가 지속해온 문제들을 바꾸는 시도를 하지 않는 다면 코로나도 팬데믹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변화에는 언제나 불편하고 거부감이 든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부터 변화의 시작이다. 오늘의 위기(코로나 19)는 우리가 만들어낸 부산물이며, 우리는 근본을 바라보지 않으면 안된다.
14장으로 나누어져 있는 슬라보예 지젝의 생각의 사유를 보면서 삐뚤어진 생각으로 지나치게 발전하는 과학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의 약자에게 돌아가는 피해, 지본주의 사회에서 바꿀 수 없는 늘어만 가는 노동과 지본착취, 가뭄으로 인한 내전. 이 모든것들이 하나의 굴레처럼 이어져 있음을 그 심각성을 또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위에서 지젝이 경고 한 것 처럼 우리는 지금 앞으로의 위기를 위한 ‘총 연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난관을 어떻게 해쳐가야 할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고, 이미 우리는 어떠한 문제들이 있는지 알고도 있다. 그러니 이 다음을 만들어내는 모든 것도 우리의 선택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