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비밀 - 쿠바로 간 홀로코스트 난민 보림문학선 11
마가리타 엥글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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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대립을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도대체 무엇을 위해 희생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 공격하는 것인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끔찍하고 싫어요.종교와 인종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리는 절대 없어요.70여년 전 지구의 어느 나라에서 단지 특정 인종이었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멸시하면서 어느 곳에서도 살지 못하게 만들었다면 누가 믿을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기도 부끄럽네요. 뭔가 당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너무 말도 안되는 이유로 벌어진 일들이 우리 역사를 차지하고 있다니, 정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다니엘은 음악가 부모님과 헤어져 먼 타국으로 도망온 아이입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부모님과 이별하고 홀로 남게 되지요. 배를 타고 멀리 쿠바로 와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됩니다.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며 그분들을 만날 꿈을 꾸며 하루 하루 살아가지요.외로움은 다니엘의 마음의 문을 꽉 닫아 버려요. 누군가 다가와도 크게 의미두지 않고 돌아서 버리려 하지요. 한 편의 시같기도 하고, 편지같기도 한 글을 읽으면서 다니엘의 인생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엿보게 됩니다.

 

 

1939년 독일은 유대인들에게 지옥이었습니다. 다니엘의 부모는 돈으로 아들만 겨우 살리려 하고...결국 가족은 헤어집니다. 홀로 떠돌면서 상처받은 다니엘은 행복하지 않았어요. 곁에 누군가 다가와 친구가 되고 싶어해도 마음을 그냥 닫아버려요. 말이 통하지 않고 음식이 맞지 않는 것은 그를 더욱 외롭게 만들어요. 푹푹 찌는 더위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낯설었어요.

 

팔로마는 다니엘에게 따뜻한 그림자처럼 다가와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마음을 열기 시작해요. 그들의 마음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영원한 외로움을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친구가 생겨서 서로의 비밀을 나누게 되고 아픔을 어루만지면서 하나의 마음이 될 수 있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에요. 다니엘과 팔로마가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친해지는 여정이 따뜻하게 드러나요.

 

 

 

시처럼 다가오지만, 소설처럼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나치와 독일, 그리고 유대인의 삶은 지나온 우리의 흔적을 다시 짚어보게 하지요. 다니엘이 다시 세상속으로 돌아올 것 같은 희망을 읽었어요.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영원히 혼자만의 굴속에서 갇혀 살까 싶어 안타까웠는데 그를 지켜본 사람들의 힘으로 다시 힘을 낼 거라 믿어요.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상처를 딛고 일어선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겨요. 잔인한 진실을 덮지 않고 꺼내보는 건, 그것을 딛고 밝은 내일을 맞고 싶은 모두의 바람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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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딸랑 딸랑곰 아기 그림책 나비잠
이상희 글, 서영아 그림 / 보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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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딸랑..

귀여운 동물들과 예쁜 아기가 나오는 그림책이네요. 친절하고 예의 바른 딸랑곰이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요. 단순해 보이는 그림책이지만 그 안에는 친구를 어떤 마음으로 만나고 함께 놀아야 하는지 꼼꼼하게 나와요. 딸랑곰이 가방을 메고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서요. 뒷모습이 오동통하고 귀여워요. 뒤뚱뒤뚱 사랑스러운 걸음거리로 친구 집을 향해 출발합니다. 길에서 짹짹새를 제일 먼저 만나요. 친절하게 인사를 나눠요. 또 깡총깡총 토끼를 만나고 꿀꿀돼지도 만나지요. 그들은 모두 졸졸졸 함께 길을 가요.

 

 

유치원에 다니면 친구들을 사귀게 되지요. 아직 친구라고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씩씩하게 인사도 못해요. 엄마 품에서 쑥스러운 표정을 유치원 버스를 타지요. 아마 유치원에서는 친구들과 잘 놀 거예요. 선생님과 함께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옆 친구들과 잘 지낼 거라 믿어요.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 엄마를 보자마자 그냥 안겨요. 친구들과 안녕이라는 인사도 나누기 전에요. 이렇게 부끄러움도 많고 숫기도 부족한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에요. 친구를 사랑하고 친구를 반갑게 맞아주면서 함께 노는 모습이 정겹게 그려져 있어요.

 

먼저 인사하고 씩씩하게 모여서 노는 모습을 통해서 아이도 친구와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요.동글동글한 그림들, 예쁜 색채, 친근한 동물 친구들 덕분에 아이가 좋아할 것 같아요. 색이 진하지도 않고 촌스럽지 않아요. 은은한 색이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네요. 딸랑딸랑, 깡총깡총, 꿀꿀, 노래로 만들어도 재미있겠어요.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는 단어들이 나와요. 친근하면서도 입에서 맴맴 도는 말들이 푸근함을 주지요.

 

 

여러번 읽어보면 저절로 입에서 맴돌아요. 딸랑곰이 친구를 만나러 가는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지고요. 드디어 딸랑곰의 친구집에 도착해요. 빨간 지붕이 정말 멋져요. 딸랑곰 뒤로는 동물 친구들이 줄줄 따라 오지요. 친구들과 모여서 노는 재미와 정겨움이 섬세하게 드러나네요. 친구들을 만나면 부끄러운지 엄마 뒤로 숨는 저희 아이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기대되네요. 동물친구들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도 함께 노는 즐거움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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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각 삼층장 이야기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석
지혜라 글.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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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예쁘게 키워서 시집 보내는 마음을 떠올려 봤어요. 마음이 짠하고..걱정도 되고..앞으로 잘 살아갈지 기대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애기 같은 아이가 가정을 꾸리며 잘 살까 염려도 되면서..이런 복잡한 마음이 들 것 같아요. 뭐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있는 돈 끌어다가 혼수도 해주고 싶을 것 같고요. 소중한 딸을 시집 보낼 때 함께 보내는 화각 삼층장의 이야기가 나와요. 엄청난 정성과 시간과 손길이 스쳐간 보물이에요.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집안 한 구석을 차지하는 가구에도 영혼이 들어갈 수 있다는 신비로움도 느꼈고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을 지나면서 만들어지는 삼층장은 예술 그 자체로 보였어요.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세상에 귀한 것들은 많은 사람들의 땀과 지혜를 모아야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삼층장이 만들어지는 모습은 정말 경건함까지 느껴져요. 다듬고 자르고 말리고 기다리고..또 칠하고 다듬고 기다리고..뚝딱 기계로 만들어 버리는 요즘 세상에는 왠지 존재하지도 않을 것 같은 장인의 정신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화각'이 뭘까 궁금해서 책을 한참 들여다봤어요.소뿔을 얇게 만들어 그곳에 그림을 그리고 붙이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야 만들어지더군요.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우리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고요. 저희 아이들도 그렇고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대부분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걸 못 참아요. 대충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빨리 뭔가 눈앞에 이루어져야 안심하고요. 한 가지를 만들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건  해본 적도 없는 것 같고요. 해보고 싶어하지도 않고요.그런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책이에요. 나무를 두드리고 다듬어서 장을 만들고, 소뿔을 삶고 말리고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정성을 다해 붙이고, 옻칠을 하는 과정에는 각각의 전문가가 필요해요. 아무나 할 수도 없고 대충할 수도 없어요. 잠깐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진지한 과정이었어요. 공부하는 것도 힘들어하면서 점점 게을러지는 요즘 아이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였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가서 꼭 실물을 보고 싶어요. 오래되어 세월의 기품이 느껴지는 가구를 보면서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주니 예쁘기는 한데 너무 답답하다고 하네요. 당연한 반응이에요. 1년 넘는 시간을 거쳐 꼼꼼한 장인들의 손길이 담겨져 있는 삼층장이 아이에게는 낯설게 다가왔나 봅니다. 당장 아이들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아이들이 느리게 가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장 뚝딱 만드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인스턴트 같은 아이들에게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과   진심을 담아낼 수 있는 여유를 가르쳐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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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알고 있지 보림 창작 그림책
정하섭 글, 한성옥 그림 / 보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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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해서 그냥 지나치고 마는 나무의 이야기, 깊이 알면 알수록 가치를 알게 된다고 하지요.나무가 갖고 있는 진정한 모습, 그리고 나무만이 할 수 있는 일들, 나무 자체가 풍기는 기품을 떠올리면서 읽었어요. 나무가 그처럼 많은 일을 하고 주변을 맴도는 생물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요. 나뭇잎이 생기고 푸르름을 더하고 낙엽이 되어 가는 과정 모두 의미없는 것은 없더군요. 나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무는 참 똑똑해요. 언제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내려놓아야 하는지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이에게 양보하고, 나보다는 주변에 사는 생물들에게 친절을 베풀면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어요. 제 욕심만 차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된다면 정말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몰라요.내가 할 일을 열심히 해나가면서 옆에 살고 있는 다른 이에게도 관심가질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이가 얼마나 될까요.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요. 내가 그랬듯이 다른 이가 또 나를 밟고 올라오고 싶어 할 거예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싸움을 하는 것 같아요. 더 잘 되기 위해서, 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네요.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는 걸까요. 저희 아이들에게 나무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시원하게 해주고 맛있는 열매를 준다고 하네요. 맞는 말이에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느꼈어요. 책을 읽고 나서 주변에 심어져 있는 나무를 돌아보니..정말 다채롭고 평안해 보이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왔어요.

 

몇일 전에 시골에 내려갔는데 나무 뿌리가 드러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흙이 쓸려가서 그랬다고 하네요. 줄기와 잎만 보다 나무의 뿌리를 보면서 신기했어요. 흙 아래로 뻗은 뿌리는 어마어마하게 컸어요. 사방으로 쭉쭉 뻗은 뿌리를 보면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나무의 잎과 줄기와 기둥을 보면서 감탄하지만 뿌리도 그에 못지 않게 나무에게는 중요한 존재처럼 여겨졌어요. 나무의 진면목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나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스스로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도, 이웃을 돌아보며 나눠주는 넉넉한 마음까지 모두 기억하고 싶어요. 내가 행복해지려면 나와 가까운 가족과 이웃도 함께 행복해져야 합니다. 나 혼자만 즐겁고 부자가 되면 아마 외로워서 힘든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나무처럼 똑똑해지고 나무처럼 너그러워지고 싶어집니다. 욕심을 부리는 삶이 얼마나 쓸데없는 것인지 가르쳐주는 책이었어요. 아이에게 나눠주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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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맛있는 건 다 나쁠까? - 건강 어린이 행복 수업 3
오세연 지음, 김진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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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햄버거 설탕이 들어간 달다구리한 음식들...모두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네요. 나쁜 것은 알지만 자꾸 먹고 싶어하니 주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몸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저도 느끼고 있구요. 고기를 좋아하는 친구,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친구,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 키가 작은 친구처럼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 등장해서 더욱 친근해지고 공감도 되는 것 같아요. 저와 아이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들을 꼭꼭 짚어주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구요.

 

설탕이나 고기나 패스트푸드 음식들이 왜 좋지 않은지 알려주고 있어요. 입에서 반갑게 맞이하는 음식들은 모두 건강에 안 좋은 음식들이더라구요. 갓 구워진 피자가 얼마나 맛있고 야들야들한 고기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아요. 설텅이 듬뿍 들어간 간식들은 얼마나 우리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데요. 하지만 모두 좋지 않다고 하네요. 읽다보면 왜 설탕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 고기를 적게 먹어야 하는지 저절로 깨닫게 되네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있게 읽었어요.엄마가 매일 해주시는 나물반찬을 열심히 먹고 까끌거리는 현미밥을 왜 먹어야 하는지 아이들도 알게 되었답니다. 엄마가 아무리 잔소리 해도 고치기 어려운데 책을 읽으면서 왜 먹어야 하는지, 왜 먹으면 안되는지 조목조목 가르쳐주니 훨씬 이해가 빠르더라구요. 감기에 자주 걸리고 아토피에 시달리는 아이가 있는 가정에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네요. 열심히 병원에 다니고 좋은 약을 써도 일상생활에서 먹거리를 조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아요.

 

밖에 나가면 한 집 건너 치킨집, 햄버거 가게, 빵집이 나오지요. 안 먹으려고 노력해도 막상 눈으로 보면 저절로 몸이 그쪽을 향하게 되네요. 그래도 자꾸 책 내용을 기억하면서 두 번 갈 거 한번만 가는 노력이라도 해봐야겠어요. 다양한 색상의 과일과 채소를 먹고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는 재료에 관심가져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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