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가타오카 쇼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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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저자명 : 가타오카 쇼
🏢출판사 : 리드비
📅출간일 : 2026년 09월 17일

가짜 살인을 계획했는데, 진짜 살인이 벌어졌다?!

명탐정을 꿈꾸는 메이드 부우는 오토리 가문의 살인 계획을 우연히 알게 된다.

살인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 플래너 야마이누와 함께 가짜 살인극을 준비하지만, 완벽해야 할 계획 속에서 진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어디까지가 계획된 사건일까?

《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이다.

살인을 막기 위해 가짜 살인을 계획한다는 설정도 독특한데, 그 계획 속에서 진짜 살인이 발생한다니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보통 추리소설은 살인 사건이 발생한 뒤 탐정이 등장해 범인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이 작품은 사건이 일어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살인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미스터리 플래너’라는 직업이다. 살인 사건을 하나의 추리소설처럼 구성하고, 트릭과 상황까지 만들어 낸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누군가의 죽음마저 하나의 이야기로 연출할 수 있다는 설정이 기발하면서도 묘하게 섬뜩했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다.

오토리 가문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저택에서 일하는 사람들,
초반에는 누가 누구인지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특히 오토리 가문은 가족 관계도 복잡하고 각자의 사정까지 얽혀 있어 등장인물 소개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하며 읽었다.

그래도 다행히 책 앞부분에 등장인물과 관계가 정리되어 있어서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인물들의 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나니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워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난처럼 보였던 위장 살인 계획이 점점 복잡한 사건으로 변해 가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계획대로 흘러가는 듯하다가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니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부우다.

명탐정을 꿈꾸지만 어딘가 서툴고 엉뚱한 모습을 보여 주는 인물이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려 한다.

완벽한 천재 탐정보다는 실수도 하고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솔직히 부우는 읽는 내내 호감과 답답함을 오가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어리버리한 모습이 귀엽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어떤 순간에는 답답하고 조금 민폐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엉뚱한 건지, 순진한 건지, 아니면 정말 눈치가 없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가끔은 너무 띨띨해 보이는 행동 때문에 속으로 답답해하기도 했다. 😂

그래도 그런 모습이 부우라는 캐릭터의 개성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을 척척 해결하는 명탐정이었다면 오히려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야마이누 역시 단순히 미스터리 플래너라는 직업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의 행동과 의도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앞서 벌어진 사건들을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된다.

특히 처음에는 가볍고 유쾌한 추리극처럼 느껴졌던 이야기가 점차 살인과 복수, 복잡한 인간관계에 얽힌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살인, 본격 미스터리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는 독특한 설정과 복잡한 인물 관계, 여러 겹으로 얽힌 트릭을 즐길 수 있는 일본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다.

등장인물이 많고 사건의 구조도 복잡해서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가짜 살인극 속에서 진짜 살인이 벌어진다는 설정만큼은 끝까지 흥미로웠다.

밀실과 저택, 수상한 가족들, 복잡한 트릭과 반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작품이다.

살인을 막기 위해 만든 완벽한 가짜 살인극. 그런데 그 안에서 진짜 살인이 벌어졌다.

과연 어디까지가 계획이고, 어디서부터가 진짜 사건이었을까?

이 기묘한 설정이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리드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그살인본격미스터리로만들어드리겠습니다 #가타오카쇼 #리드비 #밀실미스터리 #미스터리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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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소기 - 듣지 말았어야 했다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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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미미소기:듣지 말았어야 했다
✏️저자명 : 미쓰다 신조
🏢출판사 : 북로드
📅출간일 : 2026년 10월 01일

무섭다? 안 무섭다?
무섭다? 안 무섭다?
무서운데 안 무서운??!! 👻

‘듣지 말았어야 했다’라니. 제목부터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가 기다릴지 궁금했다. 평소 공포소설을 좋아해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막상 펼쳐 보니 내가 생각했던 호러소설과는 조금 달랐다.

이야기는 작가 미쓰다 신조와 편집자 미마사카 슈조가 괴담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미마사카의 할아버지가 남긴 노트에는 여러 사람에게서 수집한 기묘한 경험담이 기록되어 있다.

절에서 열린 백물어 모임, 산속의 무인산장, 오래된 온천, 정체 모를 목소리, 바닷가에서 만난 수상한 여자까지. 처음에는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지만, 하나둘 쌓일수록 비슷한 모습과 행동, 소리와 금기가 반복된다.

우연히 닮은 괴담일까? 아니면 어딘가 연결된 이야기일까?

그러던 중 노트를 읽던 미마사카에게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등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혹시 괴담을 듣거나 읽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면…?

그런데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닥 무섭지 않았다! 😂

자세한 줄거리를 모르고 읽어서 일본 민속 괴담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등골이 오싹한 공포를 기대했는데, 누군가 오래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어떤 이야기는 전래동화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물론 따뜻한 동화보다는 기묘하고 낯선 옛이야기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시시했던 건 아니다. 하나의 괴담이 끝나면 또 다른 괴담이 이어지고, 독립적인 듯했던 사건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무서운 이야기를 읽으며 미스터리의 단서를 찾는 기분이랄까.

특히 이 작품은 눈에 보이는 존재보다 ‘소리’로 불안감을 만든다. 목소리, 발소리, 물소리, 인기척처럼 평범한 소리들이 어느 순간 낯설게 다가온다. 눈은 감을 수 있어도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고 막을 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괴담과 등장인물이 많아 중간중간 헷갈렸고, 모든 사건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조금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함 역시 작품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인 듯하다.

무섭지는 않았지만, 독특했다.

강렬한 공포보다는 일본 민속 괴담 특유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에게 더 잘 맞을 것 같다. 나에게 『미미소기』는 오래된 괴담을 하나씩 전해 듣는 듯한 색다른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블루벨님 서평단을 통해 북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미미소기 #미쓰다신조 #북로드 #공포호러소설 #미스터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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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소기 - 듣지 말았어야 했다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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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미미소기:듣지 말았어야 했다
✏️저자명 : 미쓰다 신조
🏢출판사 : 북로드
📅출간일 : 2026년 10월 01일

무섭다? 안 무섭다?
무섭다? 안 무섭다?
무서운데 안 무서운??!! 👻

‘듣지 말았어야 했다’라니. 제목부터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가 기다릴지 궁금했다. 평소 공포소설을 좋아해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막상 펼쳐 보니 내가 생각했던 호러소설과는 조금 달랐다.

이야기는 작가 미쓰다 신조와 편집자 미마사카 슈조가 괴담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미마사카의 할아버지가 남긴 노트에는 여러 사람에게서 수집한 기묘한 경험담이 기록되어 있다.

절에서 열린 백물어 모임, 산속의 무인산장, 오래된 온천, 정체 모를 목소리, 바닷가에서 만난 수상한 여자까지. 처음에는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지만, 하나둘 쌓일수록 비슷한 모습과 행동, 소리와 금기가 반복된다.

우연히 닮은 괴담일까? 아니면 어딘가 연결된 이야기일까?

그러던 중 노트를 읽던 미마사카에게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등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혹시 괴담을 듣거나 읽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면…?

그런데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닥 무섭지 않았다! 😂

자세한 줄거리를 모르고 읽어서 일본 민속 괴담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등골이 오싹한 공포를 기대했는데, 누군가 오래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어떤 이야기는 전래동화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물론 따뜻한 동화보다는 기묘하고 낯선 옛이야기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시시했던 건 아니다. 하나의 괴담이 끝나면 또 다른 괴담이 이어지고, 독립적인 듯했던 사건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무서운 이야기를 읽으며 미스터리의 단서를 찾는 기분이랄까.

특히 이 작품은 눈에 보이는 존재보다 ‘소리’로 불안감을 만든다. 목소리, 발소리, 물소리, 인기척처럼 평범한 소리들이 어느 순간 낯설게 다가온다. 눈은 감을 수 있어도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고 막을 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괴담과 등장인물이 많아 중간중간 헷갈렸고, 모든 사건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조금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함 역시 작품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인 듯하다.

무섭지는 않았지만, 독특했다.

강렬한 공포보다는 일본 민속 괴담 특유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에게 더 잘 맞을 것 같다. 나에게 『미미소기』는 오래된 괴담을 하나씩 전해 듣는 듯한 색다른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블루벨님 서평단을 통해 북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미미소기 #미쓰다신조 #북로드 #공포호러소설 #미스터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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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들 - 제6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황보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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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알갱이들
✏️저자명 : 황보나
🏢출판사 : 사계절
📅출간일 : 2026년 09월 10일

주인공 현비는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정미가 죽은 뒤 깊은 슬픔과 죄책감에 빠진다.

왜 정미는 죽었을까.
나는 왜 정미의 마음을 몰랐을까.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걸까.

현비는 계속해서 정미가 죽은 이유를 찾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정미의 죽음과 자신의 삶을 겹쳐 보기도 하고, 자신 역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책에서 현비가 ‘죽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일상의 여러 순간에 그런 마음이 불쑥 찾아온다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에는 조금 독특한 인물이 등장한다.
누구인지는 꽤 중요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서는 A라고 해두려고 한다.

A는 현비에게 자신의 ‘죽고 싶은 마음’을 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처음 읽었을 때는 나도 현비처럼 ‘죽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준다는 거지?’ 싶었다.

그런데 A는 그런 마음들을 한번 모아보라고 한다.

그 말을 계기로 현비는 자기 안에 있었던 여러 순간의 마음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현비는 새로운 친구 소윤과 가까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던 소윤과도 결국 멀어지게 된다.

그 과정을 지나며 현비는 조금씩 알게 된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상대의 마음을 전부 알 수는 없다는 것을.

정미의 언니 유미 역시 현비에게 정미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현비는 대답하지 못한다.

결국 정미의 죽음에 대해 명확한 하나의 답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단어는 ‘알갱이’였다.

처음에는 그저 작고 사소한 흠집 같은 것을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읽을수록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쉽게 없어지지 않는 알갱이 하나쯤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일 수도 있고, 후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이나 미안함일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른다고 그런 감정들이 깨끗하게 없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억지로 없애려고 애쓰기보다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가끔 꺼내어 바라보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현비가 마지막에 모든 상처를 말끔하게 극복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정미를 완전히 잊은 것도 아니고, 정미의 죽음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 것도 아니다. 여전히 현비 안에는 정미가 있고, 여러 감정의 알갱이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정미의 죽음은 정미의 것이고,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며 다시 살아가려고 한다.

누군가를 잃은 슬픔이나 마음에 깊게 남은 상처를
‘극복했다’라는 한마디로 끝낼 수 있을까.

어쩌면 정말 괜찮아진다는 건 아무렇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아프고 불편한 알갱이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알갱이들 #황보나 #사계절 #사계절출판사 #박지리문학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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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극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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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가족극
✏️저자명 : 미야베 미유키
🏢출판사 : 북로드
📅출간일 : 2026년 09월 11일

도쿄의 한 주택가, 48세 회사원 도코로다 료스케가 살해된 채 발견된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도코로다에게는 아내 하루에와 딸 가즈미가 있었고, 집 역시 사건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경찰은 도코로다의 주변 인물과 사건 당일의 행적을 하나씩 조사하며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평범한 살인사건처럼 보인다. 하지만 도코로다의 인간관계를 조사할수록 가족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의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도코로다에게는 현실의 가족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가족’이 있었던 것이다.

그 가족은 혈연으로 이어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도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각자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맡아 만든 일종의 ‘가족놀이’였다.

이들은 서로의 본명도, 얼굴도, 어디에 사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조차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인터넷 안에서는 가족이 되어 메일과 채팅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일상을 나눴다.

겉으로만 보면 인터넷에서 하는 역할극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들에게 이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진지했다는 걸 알게 된다.

현실의 가족에게는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고민을 이야기하고, 힘든 일이 생기면 위로를 받고, 별것 아닌 하루의 이야기를 나눈다. 현실에서는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인터넷 안에서는 서로를 걱정하고 기다려주는 가족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현실의 가족보다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된 셈이다.
그리고 그 ‘가족’에서 아버지 역할을 하던 사람이 바로 살해된 도코로다였다.

도코로다의 죽음으로 인터넷 안에서만 이어지던 관계는 갑작스럽게 현실로 끌려 나온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가족놀이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조사 대상이 되고, 그동안 서로의 실제 모습을 알 필요가 없었던 사람들은 이제 상대가 현실에서 누구였는지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도 생긴다. 서로의 진짜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왜 굳이 가족이 되어야 했을까. 그리고 현실에도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 왜 인터넷에서 또 다른 가족을 필요로 했을까.

사건을 맡은 다케가미 에쓰로와 이시즈 치카코는 도코로다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이들의 기묘한 관계도 하나씩 들여다본다. 그리고 수사가 진행될수록 단순한 역할놀이라고 생각했던 관계 뒤에 각자가 현실에서 품고 있던 외로움과 상처도 조금씩 드러난다.

『가족극』을 읽으면서 나는 살인사건 자체보다 ‘가짜 가족이 진짜 가족보다 편할 수도 있다’는 설정이 더 흥미로웠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관계라고 하지만 가까운 만큼 기대도 크고, 그래서 더 쉽게 상처받기도 한다.

괜히 걱정시킬까 봐 말하지 못하고, 실망시킬까 봐 감추기도 한다. 반대로 현실의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상할 정도로 솔직해질 때도 있다.

그래서 가족놀이에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이 단순히 현실을 도피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현실에서 보면 이들의 관계는 ‘가짜’다. 서로의 진짜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서 주고받았던 위로나 걱정, 친밀함까지 모두 가짜라고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어쩌면 이 작품 속 가족놀이는 외로운 사람들이 서로에게 잠시 가족이 되어준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관계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덜 의식하게 되고, 그래서 평소라면 하지 못했을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한다.

읽으면서 계속 생각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사람을 ‘안다’는 것과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것.

같은 집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가족이라도 내가 모르는 모습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 없는 사람과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나눌 수도 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니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보다 오히려 이런 생각이 오래 남았다.

가족이라서 서로를 이해하는 걸까.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가족이 되는 걸까.

살인사건의 진상을 따라가는 미스터리의 재미도 있었지만,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이상하게 범인이나 사건보다 이들의 기묘했던 ‘가족놀이’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책읽는 쥬리 서평단모집
북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가족극 #미야베미유키 #북로드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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