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이긴 큰 붓 - 임진왜란 소년 포로 홍운해 이야기
홍종의 지음, 이해정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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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칼을 이긴 큰 붓』은 임진왜란이라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오직 붓 하나로 살아남고, 또 삶을 지켜낸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혹부리체’라는 독특한 글씨체를 남긴
홍운해의 삶을 만나게 되지요.



열 살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홀로 피난길에 올라야 했던 운해.

그 와중에도 그는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동굴에 숨어 지내면서도 벽에 글씨를 쓰던 아이.

그 글씨를 본 일본인은
운해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죽이지 않고 포로로 삼아요.

당시는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기에,
글씨는 운해에게 생명을 지켜주는 힘이 되었던 거죠.



일본으로 끌려간 후에도
운해는 조선인의 성 ‘홍’씨를 끝내 버리지 않았고,
가슴속에 늘 ‘참을 인(忍)’ 자를 새기며 살았어요.

열 살 아이가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그 한 글자를 품고 살아냈다는 것이
참으로 먹먹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처음엔 아이와 함께
우리 역사를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책장을 덮고 나니
오히려 제 마음이 더 무거워졌어요.

책 마지막에는 나오지 않지만
운해는 끝내 주인의 거절로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일본에서 살아가야하는 후손들을 지키기 위해
영주상 후 할복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져요.



칼의 시대에 붓을 들었던 운해.
그가 참아왔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지금도 이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는 거겠지요.

글 속에 긴 여운이 남는,
마음 깊이 새겨지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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