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을 잃어버린 말 푸른숲 새싹 도서관 37
샬럿 매닝 지음, 양병헌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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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너였다면 얼마나 두려웠을까

저자 샬럿 매닝ㅣ번역 양병헌ㅣ출판 푸른숲주니어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제목이 '초원을 잃어버린 말'인데 왜일까?"

"응 헬리콥터가 온거보니 산에 불이 났나봐. 그래서 초원에서 도망가는 것 같아."

"엄마, 근데 왜 이 말은 뒤를 보고 뛰어? 저 뒤에 말이 얘를 찾는데 뒤를 보느라 못찾고 있나봐"

그림책을 보는 묘미 중 하나는 책 표지의 그림과 제목을 보며 나름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는 거예요. 들어보면 늘 그럴듯한 이야기를 해요.ㅎㅎ

 

이 책은 초원에 사는 머스탱 이야기예요. 주인공은 어린 머스탱이랍니다. 엄마와 무리와 함께 초원에서 즐겁게 살아가고 있지만, 어느 날 빨간 회오리 새(헬리콥터)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들을 초원에서 쫓아내 버리죠. 아마도 토지를 개발하는 세력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 아이의 상상과는 다르게 헬리콥터는 불을 끄러 온 도우미가 아닌 머스탱을 쫓기 위한 악역이었네요.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예요.

도망가는 길에 넘어지는 바람에 엄마와 헤어지는 어린 머스탱에게 엄마가 외칩니다.

"북극성을 따라가. 내가 꼭 널 찾아갈께! 해가 지면 네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부를 거야."

(이 부분을 읽어 주는데 또 엄마는 갑자기 감성에 젖어 울컥했습니다. 왜이리 그림책을 보며 울컥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림들을 함께 보니 더 감정이입이 잘 되는 느낌이예요.)

"얘들아 북극성이 뭘까?"라고 물으니 아이들이 대답했어요.

"북극에 있는 성!" ㅎㅎㅎㅎ

달 옆의 별자리를 가리키며 이게 바로 북극성이라고 알려주었어요.

머스탱은 엄마와의 약속을 기억하며 깜깜한 밤이 되면 북극성을 향하여 달리기를 합니다. 광할한 어둠 속에 홀로 달리고 있을 어린 머스탱을 생각하니 왜인지 안쓰럽고 두려운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나는 과연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자연을 즐기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도 들어요. 인간은 참 이기적인 종족이며 저 역시 그렇거든요. 한 겨울동안 토지를 개발하면 겨울 잠을 자고 일어난 동물들이 갈 길을 잃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우리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겠지요? 하지만 인간이기에 또 내 토지를 개발하여 수억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않을 인간은 몇이나 될까요?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순 없으나 되도록 '공존하는 삶을 조금이라도 보장하며 개발해야겠다' 생각해봅니다. 아이들 책을 함께 읽으며 가끔 이렇게 죄스러운 마음이 한켠에 있습니다. 지구에게 미안한 이기적인 어른같아서 말이예요.

머스탱이 엄마를 만났을지 아이와 함께 읽어보세요. 내가 만약 저 입장이었다면 참 두려웠겠다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함께 읽던 아이들고 조마조마하며 함께 읽었고 그림에서 북극성 찾기도 좋아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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