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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꽃들 ㅣ 다락방 시리즈 1
V.C. 앤드류스 지음, 이미영 옮김 / 한마음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이것을 본 것은 중학교 도서실에서였다. 로맨스의 껍질을 쓴 이 소설은 불륜, 근친상간, 폐륜을 비롯한 각종 사회의 폐단을 뒤집어 쓰고 있다.
행복한 가정이 있다. 아버지의 생일날, 비운이 몰아닥치기 시작한다. 교통사고의 소식으로 따뜻하고 밝던 양지에서 그들은 단박에 음지의 구렁텅이로 떨어져내린다.친정으로 간 아이들은 감금이라 불릴만한 대우를 받으며 긴 시간을 다락방에서 보내게 된다.
기가 막힌 것은 이 소설의 분위기이다. 벌써 근 6년 전에 읽은 이 소설은 주인공들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게 하지만, 뚜렷하게 나에게 남긴 것이 있다. 그 폐쇄적인 분위기와 음울한 발자취. 다락방에 갖혀 유일하게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는 두 남매의 쓰디쓴 웃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들이키게 한다.
뒤로 가면서 밝혀지는 이 소설은 상식적인 사고에서 발현하기 힘든 에피소드를 뱉어낸다.
개인 차에 따라 역겨울 수도 있고, 처절할 수도 있으며, 아름답다고 할 수도 있다. 공존된 모습들을 동시 다면적으로 발산하는 묘한 감각에 사로잡히고 싶다면, 다락방의 꽃들을 쥐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