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마! 도서관 킨더랜드 이야기극장
이지음 지음, 이로우 그림 / 킨더랜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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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마 도서관

 




작가소개

 

도서관에서 매일 책을 만지고 맛보던 어느 날, 그만 하고 마법에 걸리고 말았어요. 글자들이 자꾸만 간질간질 간지럼을 태우는 마법이었지요. 그래서 그 글자들을 붙잡아 맛있게 요리하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작가 이지음님의 소개글이 정말 인상적이다.

 

간지럼을 태우는 글자들로 맛나는 요리를 하는 작가님. 작가님의 책들이 바로 글자들로 만든 요리작품인가보다. 작가님의 이름은 낯설었는데, 지은 책을 보니! 이미 잘 알고 있는 책을 지으신 분이었다. 바로 <강남 사장님>, <당신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를 쓴 작가님이셨다!

 

작가 소개글을 읽고 내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건 처음인 것 같다.

 

표현력이 남다른 작가님이 요리한 <읽지만 도서관>은 어떤 맛일까?

 



차례



 

책 내용

 

첫 페이지에 경고문이 나온다.

 

하하하!! <ㅇㅈ ㅁ! ㄷㅅㄱ 사서> 의 경고문이 너무 재미있다.

 

주인공 서연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엔 맘껏 논 적이 없는 어린이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바로 학원으로 가야 한다. 이미 선행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의대반에 들어가서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한다. 서연이가 의사가 되길 바라는 엄마는 필독서 목록에 있는 책만 읽으라고 한다. 초등학교 필독서를 다 읽고 나면 <명문대 필독 도서 100>이 책장에서 서연이를 기다리고 있다. 서연이는 그 책들이 꽂힌 책장만 봐도 답답하다.

 

서연이가 놀 수 있는 시간은 학교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뿐인데, 이때 도서관으로 내달린다. 학교 도서관에서 술래잡기도 하고 서연이가 가장 좋아하는 <멋대로 맘대로 루나>가 만화책으로 나온 <만화로 보는 루나>도 본다.

 

하지만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뛰는 아이들에게는 나아가아아아아아아아라고 소리치고, 도서관에서 큰 소리를 내는 아이들에게도 도서관에서 5분퇴장 벌칙을 준다. 사서 선생님은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같다고 아이들에게 도서관 마녀라는 뜻으로 도마뱀으로 불린다. 그리고 도서관에는 발쪽 털색만 다른 색이라서 마치 양말을 신은 듯한 모습의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자주 오는데, 아이들은 양말 신은 고양이라는 뜻으로 그 고양이를 양양이라고 부른다. 도마뱀 사서 선생님은 양양에게도 퇴장을 외치지만 양양은 아랑곳하지 않고 도마뱀 사서의 손이 닿지 않는 책장 위로 올라가버린다.

 

이 날도 서연이는 쉬는 시간에 도서관으로 달려갔고 거기서 도마뱀 사서 선생님 몰래 친구 민규와 술래잡기를 하며 놀다가 그토록 기다렸던 <만화로 보던 루나 9>을 발견하고 집어드는데, 민규도 함께 손을 뻗었다. 둘은 책 한 권을 서로 갖겠다고 다퉜고 결국 도마뱀 사서 선생님은 서연이와 민규를 발견하고 잔소리를 늘어놓은 다음 5분 퇴장을 외쳤다. 도서관에서 쫓겨난 서연이는 교실로 달려갈 준비를 하는데, 양양이 책 한 권을 깔고 앉아 있다가 유유히 사라진다. 그 책의 제목은 <ㅇㅈ ㅁ! ㄷㅅㄱ>이었다. 그리고 책표지를 넘기자 끔찍한 경고문이 나온다.

 


호기심이 생긴 서연이는 금지된 것을 원하는 자는 누르십시오라는 문장 아래 빨간 색 버튼을 누르고, 떠도는 초성들을 하나씩 잡아 경고문처럼 순서를 맞추다가 읽지마! 도서관?’ 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책은 서연이를 묶어 하염없이 아래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는 엄청 큰 도서관이 있었다. 이곳은 어디일까? 서연이는 이 낯선 도서관에서 어떤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까?

 



< 책을 읽고 나서 >


도입부부터 흥미진진하다!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이야기를 쫓아가느라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서연이를 통해 요즘 어린이들의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엿보게 되니 안타깝기도 하고, 독서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책을 읽고 뭔가를 꼭 알아야 하는가? 책을 읽는 동안 즐거우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닌가?

 

사실 지금 둘째 아이와 도서관에 와서 나는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고, 둘째 아이는 의사어벤저스를 읽다가 만화책 샛길로 빠져 있다. 그런데 내 마음이 편치는 않다. 줄글로 된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책은 만화책이지만 그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를 보는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걱정을 하고 있다.

 

그래도 아이의 행복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도서관 나들이가 즐겁다는 느낌을 유지하고 싶어서 꾹꾹 참으면서 아무말 않고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책 서두에 나오는 서연이의 빡빡한 일상과 자녀에게 과도하게 간섭하고 자유를 주지 않는 서연이 엄마를 엿보면서 저러면 안되는데...아이에게 오히려 독이 되는데... 필독서만 읽으라니! ~ 답답해! 실제로 저런 엄마들도 많겠지? 아이들이 불쌍하다~ 저러다 책 읽는 즐거움을 다 잃어버리겠어!’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만화책을 낄낄거리며 읽는 둘째를 보며 걱정하는 나 자신을 마주하니 정도의 차이만 있지 나도 아이가 책을 읽으며 마음껏 즐기고 행복해하는 것에 독서의 목적을 두지 않고, ‘줄글을 편안하게 읽었으면, 저학년 문고에서 고학년 문고로 넘어갔으면, 100페이지 분량의 책에서 15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넘어갔으면...’하는 것들을 독서의 목적으로 삼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책 읽는다는 것 자체의 큰 기쁨! 책이 놀이라는 사실~ 책에 적힌 글자를 읽어도 되지만 그림만 봐도 되고~ 책을 쌓아가며 놀아도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아마도 나도 읽지마 도서관 같은 도서관이 있으면 가보고 싶어! 나도 내가 원하는 책을 내 마음대로 골라서 볼 수 있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와 같은 부모님들은 무척 뜨끔하다. 학업에 도움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서 독서만 자꾸 생각하게 되는데, 독서는 다른 것의 수단이 될 필요가 없다.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면 그것으로 독서의 역할도 충분하다. 꼭 책을 읽고 나서 지식이 늘어나야하거나 문해력이 좋아져야 하거나 더 두꺼운 책도 집어들 수 있는 용기가 생겨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저 책을 읽는 동안 재미있었으면 충분한 것이다. 알고 있지만 점점 잊어버리고 있던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어 무척 다행스럽다. 아이에게 독서가 평생의 친구가 되길 바란다면, 독서를 수단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저학년부터 고학년 어린이들에게도 모두 추천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부모님들도 꼭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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