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우체부 배달희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9
부연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승 우체부 배달희

 



작가소개

 

부연정 작가는 소리를 삼킨 소년으로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지은 책으로는 피망이세요?’, ‘초능력 에벤저스등이 있다.



 

책 내용

 

*소제목이 없는 장편소설

 

먼저 요즘 청소년 장편소설도 챕터가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예전에 내가 읽던 책들처럼 바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나는 장편소설은 소챕터로 나뉘어져서 챕터제목이 따로 있는게 책 내용에 빠지는걸 방해하기도 해서 없는 편이 더 좋을 때도 있다. 소제목만 들여다봐도 대충 이야기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어서 이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까?를 계속 궁금해하며 읽는걸 방해하기 때문이다.

 




* 배경

 

책 내용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니 평범보다는 너무 소심한 중1이 되는 여자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편지를 이승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저승 우체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근데 책에서 이야기하는 저승의 모습과 우체부가 있다는 것 등등이 얼마전 봤던 <천국보다 아름다운> 이라는 드라마의 내용과 너무 유사해서 읽으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줄거리

 

중학교 입학 전날밤 달희에게 갑자기 저승차사가 찾아와서 배달희가 81억명 중에서 저승과 이승을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매우 특별한 선택된 단 한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늘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달희는 저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분명 일을 …… 망칠 거예요.”라고 답한다.

 



달희의 저 말이 참 가슴이 아프다. 첫째 아이가 초6이다보니 부모의 입장에서 달희를 보게 되었는데,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잘 못할까봐 걱정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속상하다.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니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특히 청소년들이나 20대의 청년들은 엄청나게 특별해 보이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정말 보이는 것만큼의 역량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누구는 학과공부를 잘하지만, 누구는 친구들을 잘 사귀고 좋은 관계를 맺을 줄 안다. 둘 다 잘하는 것도 있고 잘 못하는 것도 있는 것이다. 다만 학업을 너무 강조해서 학업성취도가 좋으면 다 잘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학업 성취도가 낮으면 다 못하는 것으로 여기는 잘못된 평가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아이들 중 누구는 자신을 뭐든 잘한다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누구는 비슷한 역량을 가지고도 자신은 잘 못한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사실 처음에는 비슷했는데, 그런 자신을 들여다보는 자신의 생각이 결국 그들을 차이나게 만든다.

 

너무 자신이 없는 배달희를 보면서 내 아이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아이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고, 또 어떻게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이 책에서 배달희는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기대되었다. 분명 저승 우체부 일을 하면서 뭔가 바뀌겠지?

 

==========

 

어쩌다보니 첫 번째 전달해야 하는 편지는 동네 언니인 세희 언니의 안내견 하루가 세희언니에게 전하는 편지다. 물론 하루는 편지를 쓸 수 없다. 다만 하루가 세희언니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지 달희는 느낄 수 있었고 그 마음을 전달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어떤 아주머니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인데, 사실 작가가 매 편지마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구성해서 그 과정을 모두 거치면서 달희가 뭔가를 깨닫고 달라지는 과정을 갖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두 번째 편지 사연이 세희와 관련이 있었다.

 

그 동안 읽었던 청소년 소설은 대부분 구성이 너무 간단했는데, 이렇게 에피소드가 서로 연결이 되니 이야기가 더 풍성하고 더 재미가 있었다.

 

==========

 

달희는 편지를 배달하면서 편지를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처음으로 일탈행위도 한다. 그런데 정말 달희가 81억명 중의 단 한명인 이승과 저승을 오갈 수 있는 사람일까?




 

이야기가 힘이 있어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중간 중간 이런 저런 생각도 했다. 처음에는 학부모로서, 또 나중에는 내가 저승에 있으면 누구에게 어떤 편지를 쓰고 싶을까? 지금 내가 아이들이나 남편에게 하는 대부분의 말들은 아마 편지에 담기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 잔소리니까. 그렇다면 저승까지 가서 편지로라도 들려주고 싶은 말은 결국 무엇일까?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과 너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너의 존재가 나를 얼마나 기쁘게 했는지도. 또 내가 정말 바라는 것은 너의 행복이라는 것도. 나에게 미안해한다면 미안해하지 말라고 모든 것을 용서했다고도 쓰겠지.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진심으로 사과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생전에 이런 마음들을 좀 표현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하라는 잔소리, 좀 치우라는 잔소리보다도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저런 말이니까.



 

어쩌면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지도 몰라.’ 나의 시선내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순간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 되었다.




달희는 이제 똑같지만 달라졌다. 내 아이가 달희처럼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이 말을 해줘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보다 저말이 지금 내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곱씹고 싶다. 4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가 주는 압박감이 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체력과 시간이 있던 20대가 아니기에, 이제는 체력도 없고 머리도 예전처럼 잘 돌아가지 않고, 또 무엇보다 뭔가를 하기에는 늦은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그래서 자꾸만 변화앞에 자신이 없고 주눅든다. 근데 저 글을 읽으면서 그래! 나는 특별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별볼일 없다고 여겨도 내가 나를 그렇게 여기지 않으면 되는거다. 내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아껴주면 된다. 사실 남들은 나를 무시하지 않는데, 내가 나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소설이라서 너무 무겁지 않고 술술 읽혀서 책을 잡고 담숨에 다 읽어버렸지만, 책을 읽고 깨닫고 느끼는 것은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청소년들에게 강력추천합니다. 또 청소년을 둔 부모님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