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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지연리 옮김 / 저녁달 / 2025년 2월
평점 :

세 여자의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주인공 마리는 남편의 외도를 알지만 가정을 지키고 싶다. 끊임없이 외도를 하는 남편. 결국 마리는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얼마든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딸의 말을 듣고 이혼을 결심한다. 그리고 남편의 마흔 번째 생일에 이혼을 통보하고 100일간 크루즈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 크루즈 여행은 ‘고독 속의 100일간 세계 일주’라는 테마로 혼자 탑승해야 하고 배 안에서 연애 금지 규칙이 있었다.
그리고 마리는 이 크루즈 여행에서 안과 카미유를 만난다. 안은 60대 여성으로 40년간 같이 산 남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힘든 상황에서 이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20대의 자유분방한 카미유는 과거 뚱뚱해서 사랑받지 못한 상처가 있는데, 현재는 성형 수술로 외관은 치유되었지만 그 내면의 상처는 남아있다. 카미유는 세상의 모든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꾸며 크루즈 여행을 시작한다.
이 책은 이 세 여자가 크루즈을 하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각자의 내면의 상처도 치유하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내용에는 중년의 로맨스까지 담고 있어서 읽는 즐거움도 있다.
스토리가 재미가 있어서 즐겁게 읽었다. 마리가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먼저 기존에 끌어안고 있던 것을 과감히 내던졌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내던지고 이혼을 통보하고 과감히 크루즈에 탑승했기 때문에 이후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삶의 변화는 첫 시작은 결국 자신의 용기있는 행동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친구들이 필요하다. 함께 할 사람들! 나의 변화를 지지하고 내 곁에 있어 줄 사람들! 마리가 크루즈에서 안과 카미유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냥 누구와도 교류없이 혼자 지냈다면 마리의 생각도 삶도 크게 바뀌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날 밤, 로이크는 마리를 객실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녀는 잊고 있었다.
그런데 여행이 그녀에게 그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안, 카미유, 로이크,... 그들은 그녀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고,
그녀도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 했다.
그들이 앞으로 채워나갈 페이지는 순결했다.
서로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했지만 아는 것이 없는 만큼 편견과 선입관도 없었다.
그리고 남겨진 마리의 남편 로돌프와 마리의 생각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에서 웃음이 났다. 마리는 집을 떠난 이후 로돌프를 늘 전 남편으로 여겼다. 아직 이혼서류를 마무리한게 아니지만 이미 그들의 관계는 끝났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로돌프는 마리가 여전히 자신만 바라는 마리인 줄 알고 이런 시도에 대해 후회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리고 마리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거만하게도 '용서를 구하기 위해 고생해야 할 거야'고 한다. 정말 동상이몽이지 않을 수 없다. 남편은 마리를 모른다. 그런데 이런건 소설에서만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오랜 시간 결혼 생활을 하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전혀 모를 수도 있는게 부부인것 같다.
가치관과 사사로운 의견이 달라도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고만 있다면 어쩌면 소통이 될 수 있지만 로돌프처럼 자기 마음대로 배우자를 생각한다면 소통은 불가능하다.

크루즈 여행은 누구나 한 번 꿈꿔보는 여행일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근데 상상도 구체적으로 한 적이 없을 만큼 크루즈 여행은 내게는 판타지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었는데, 책을 통해 크루즈 여행을 함께 떠난 기분이다. 여태껏 가장 긴 여행이 10박11일이었다. 결혼 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혼자 스페인 일주를 한거다. 그때는 그 여행이 시작일 줄 알았다.
허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면서 내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내 삶은 더 이상 내가 원하던 삶의 모습만은 아니다. 아이들과 여행을 자주 다니기는 했지만, 이전의 여행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늘 여행 일정을 세우고, 아이들과 먹을 수 있는 적당한 음식이 있는 식당을 미리 찾아야 했으며, 체험이든 휴식이든 아이들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이들을 위한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나도 즐거웠다. 하지만 이제 나도 나만을 위한 여행을 다시 떠나고 싶다.
요즘 권태를 많이 느끼고 있다. 아이들이 어려 정신없이 살던 시기를 조금 지나니 살만해져서 생각이란걸 할 여유가 생겨서 괜히 권태를 느끼는건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결혼을 한지 벌써 15년차에다 큰 애는 내년이면 중학생이 된다. 결혼생활도 엄마로서의 생활도 제법한 시점이다. 이런 권태를 느끼는게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내 삶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편견과 선입견 없이 들어주는 친구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40대의 일상에 지친 여성들에게 추천합니다. 술술 읽히고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