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인도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1
김기상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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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인도

 

내가 알고 있는 인도는 중·고등 시절에 짧게 배운 역사와 지리 중 일부 기억에 남은 것들, 뉴스 기사나 이런 저런 티비프로그램에서 들은 삼성이 인도에 큰 공장을 건설했다는 이야기, IT업계에서 인도가 막강하다는 이야기, 강간등 여성에 대한 범죄와 남녀차별이 심각하다는 등 지나치듯 들은 내용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런 한줄 뉴스기사 정도의 몇몇 정보만으로 인도를 안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나는 내가 인도에 대해서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기안84의 인도 여행프로그램을 보면서 힌두교인에게 갠지스강의 의미는 무엇인지, 시크교의 평화주의적 교리에 대해서, 엄청난 부자와 가난에 찌든 사람들의 공존, 동물과 자동차같은 기계문명과 사람들이 뒤얽혀있는 모습, 10살도 안된 아이들이 스님이 되려고 가족을 떠나 좋지 못한 환경에서 살면서도 스님이 되고자 하는 모습들, 그리고 지역마다 너무도 다른 자연의 모습까지 내가 추상적으로 안다고 생각했던 인도와는 너무 다른 인도를 보았다.

 

그래서 인도가 궁금해졌다. 당장 여행을 갈 수 있다고 해도 각종 질병이나 안전상의 이유로 사실 선뜻 나서지는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자꾸만 관심이 생긴다. 유명한 타지마할 같은 문화재뿐 아니라 인도 그 자체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 만나 있는 그대로 인도’ !!!

사실 제목과 겉표지만 보고는 인도 여행책 같이 적당히 문화와 역사도 알려주면서 유명한 곳을 위주로 설명을 해주는 가벼운 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이 책의 작가 김기상은 2020년부터 한국수출입은행 뉴델리사무소에서 근무하며 우리나라의 공적 개발 원조를 인도에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분이다. 작가는 이 책은 역사는 길고, 인구는 많고, 땅은 넓고, 인종과 문화는 다양하고 복잡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인도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라고 책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매스컴을 통해 비춰진 빈곤, 부정부패, 카스트, 공기오염, 여성차별 등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의 모습과 인도가 바라보는 미래의 청사진 그리고 그 미래로 가는 길에 대한 설명까지 하면서 인도의 다채로운 모습을 전하고자 한다.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퀴즈가 몇가지 나오는데, 인도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5가지에 대한 퀴즈인데, 사실 매우 쉽다. 그 중 하나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한데, 기안84 여행프로그램을 봤다면 쉽게 맞출 수 있다.

 



퀴즈로 간단하게 인도의 키워드를 알아본 후 본격적으로 총 5부에 나누어 인도를 이야기한다.



1부 나마스테! 인도

2부 인도 사람들의 이모저모

3부 역사로 보는 인도

4부 문화로 보는 인도

5부 여기를 가면 인도가 보인다.

 

각 챕터마다 다시 주제를 정해 소챕터로 3~4장 정도로 짧게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서 역사, 경제, 문화 등 자신이 평소 관심이 별로 없는 주제라고 하더라도 간결하게 설명해서인지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내용들이 소챕터로 나뉘지 않고 줄줄 연결되어 쓰였다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편집과 내용 구성이 매우 좋은 것 같다.

 


처음 등장하는 소챕터는 인도가 세계에 선물한 것들이라는 주제인데, 내용들이 흥미롭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0’을 인도 수학자가 만들었다는 내용부터 인도의 차투랑가 게임이 현대 체스의 원형이라는 것, 우리가 잘 아는 요가와 인도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그리고 USB, 핫메일, 광통신을 발병했거나 발명에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이 모두 인도인이라는 사실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단순히 이런 내용뿐 아니라 인도의 상징의 유래부터 사용되는 언어에 대한 이야기, 정치에 대한 이야기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문화와 역사를 슬쩍 슬쩍 언급하면서 유명한 장소를 소개하는 여행책과는 거리가 있다. 진짜 인도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해준다.

 

인도 국기의 가운데에 있는 둥근 이미지는 변하지 않는 우주의 질서와 끊임없는 전진을 의미하는 수레바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국기를 보고 이야기할 때 쉽게 기억나게 할 의도이긴 했지만 카레접시라고 말했었는데, 책을 통해 상징의 의미와 역사를 알게되니 너무 부끄러웠다.

 

카스트제도, 인도의 경제, 세계를 움직이는 인도계 인물들, 인도의 교육, 교통수단 등 너무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는데, 아직 인도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이라면 낯선 용어들이 많아서 어떤 소챕터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굳이 낯선 용어를 외우려고 하지 않고 그냥 그렇구나~ 하며 읽다 보면 유사한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주제별로 인도를 설명하므로 같은 제도라도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이해를 돕기 때문에 큰 어려움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소챕터 사이 사이에 알아두면 좋을 간단한 힌디어, 인도 포르투갈의 전쟁, 볼 만한 인도 영화들 등 앞의 소챕터 주제와 관련하여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을 해주는 페이지들도 있고, 각 챕터( 각 부)가 끝나면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기 코너를 넣어 생각해볼 수 있는 꺼리를 던져준다. 몇명이 함께 진도를 맞춰서 한 챕터씩 읽고 '토론하기' 페이지를 이용해서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독후활동을 해도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세계지리를 통해 인도를 배운게 전부이고 이후 여행프로그램이나 뉴스를 통해 간간이 인도에 대한 것들을 접한 성인이라면 너무 강추한다. 흐릿해진 지식이 되살아나서 입체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신기하게도 대부분 들어본 적 있는 하지만 크게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기억에 애써 넣어두지도 않았던 내용들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어설프게 알던 지식들도 다시 뼈대를 세우고, 그위에 책의 내용으로 살까지 붙인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인도가 너무 먼 나랑은 상관없는 나라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40대 중반인 나와는 그럴수도 있지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삶에는 영향을 끼치는 나라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대 경제 대국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는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당 소득이 매우 낮은 가난한 나라, 14억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28세 이하인 젊은 나라, 엄청난 빈부격차와 남녀차별이 있는 나라,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나라...

인도는 정말 너무 다양하고 너무 다채로워서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나라인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점점 그 영향력이 막대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고 한 나라를 통째로 알려주어 다 읽고 나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 책은 초록비책공방의 <나의 첫 다문화 수업> 시리즈 중 하나 인데, 살펴보니, 르완다, 가나, 탄자니아, 알제리, 카타르, 튀르키예 등 위치와 나라 이름 정도만 최근 뉴스에 등장한 사건이 있다면 그 정도 내용만 아는 나라들이 많다. 이런 나라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총망라한 청소년 대상 책들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이런 멋진 기획을 한 출판사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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