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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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했던, 사소한 오해들..

 이 책의 고도가 흔히 오해하기 쉬운 孤島가 아니라 Godot인건 작품의 원제(En attendant Godot)를 보고 알았지만, 책을 읽으면서도 두 가지 오해를 한 게 있었다.

 첫째로는 저자가 영국인이라서 당연히 영어로 썼을거라고 생각하고, 영국책 분류에 꽃아두었다는 것인데, 원래 작가가 프랑스어로 쓴 후, 그것을 다시 자신이 영어본으로 냈다고 한다. 조금 검색해봤더니 미묘하게 다른것 같기도 하다.(영 문판 - 불어판 - 한역: 참조)
 다른 하나로는 등장인물 에스트라공(ESTRAGON) 이름의 공이 公일 것이로 생각하고 귀족일 것으로 지레 짐작한 것이다. 물론, 작품 설정상 부랑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면 말이 안된다..-_-;

고고와 디디 - 그저 무기력할뿐...

 서두는 이쯤에서 접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1막에 하루씩 2일동안의 짧은 일상이 나온다. 주인공 블라디미르(디디)와 에스트라공(고고) 두 명이 어느 길 위에서 '고도(Godot)'를 기다린다. 작품에서 제시된 공간적 애매성과 불분명성, 하루를 간격으로 두지만 하루로 두기에는 차이가 나는 그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대화의 비논리성에서 나타나는 비현실성은 기존의 연출에서도 충분히 많이 얘기가 된 것이고, 읽고나서 하루가 넘게 지난 지금에와서 이 글을 쓰기 직전에야 찾아본 내용들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참조논문[각주:1]] 내가 이 책을 읽는동안  배경보다 더윽 관심이 갔던 부분은 고고와 디디의 성향 차이이다. 디디는 이성적이고, 목적이 있고, 정적이다. 반면에 고고는 단순하고, 순간순간의 감정에따라 떠다닐뿐이다. 이러한 디디와 고고의 성향을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또는 나무-밝음-고난 과 돌-음지-안식 으로서 해석한 위의 참조 논문은 지극히 니체적인 해석이지만, 두 인물의 차이를 가장 적절하고 대조적으로 나타내준다.

 하지만 두 인물의 대조적 성향을 떠나서 공통적인 것은 그저 무기력하게 기다린다는 것이다. "내일 목이나 매자. (사이) 고도가 안 오면 말야." 라면서, 심지어 죽음마저 내일의 일로 미루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무기력하게 하루하루 내일을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잘 나타난 부분인다. 괴테는 "언제나 노력하며 스스로 애쓰는 자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습니다."라고 천사들을 통하여 말하며, 악마와 계약까지 해 가며 세상에 뛰어들어 진리를 찾으려는 파우스트 박사를 보여주는 것을 생각하면 정 반대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고도가 누군지 알았으면 작품에 썼을 것'이라고 했던것 처럼, 고도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을 구원해줄 메시아 일수도 있고, 어쩌면 그들의 무력한 기다림을 끝나게 해 줄 심판자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무기력한 기다림이고, 어제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처음 봤다고 말하는 어린 시종의, 기다림의 무한 반복을 암시하는 메시지이다. 어쩌면, 설령 고도가 온다고 해도 그들에게 무언가 변화가 있을것인가에 대한 생각마저 든다.

또다른 작은 이야기 - 포조와 럭키

 다만, 어딘지 부족함이 남는것은 포조와 럭키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고고와 디디의 이야기와는 별도로,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을법도 한데 그들의 이야기는 뭔가 애매한 느낌이다. 그저 떠오른 생각들은 무엇인가에 대한 비아냥, 또는 무기력함에 반대해 보아야 얻는 허무함일지도 모르겠다.  이것 은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알수 있기를... 근데 모자를 쓰고 생각하는 럭키의 모습은 미 궁(황병기)를 연상하게 하는것이 조금 재밌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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