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제임스 러브록 지음, 홍욱희 옮김 / 갈라파고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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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과소평가가 아닐까라고도 생각될 만큼 현재 혹은 미래에도 유효한 개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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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힘
조셉 캠벨 & 빌 모이어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이끌리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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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가진 기묘한 끌림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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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어스시 전집 1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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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이란 무엇인가?

 바야흐로 마법의 홍수다. 사람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놀라운 속도로 땅을 가로지른다. 멀리 있던 사람에게 아주 간단히 소식,을 전하는가 하면, 불과 바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마법이란 단어는 적절치 않다. '과학과 기술' 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현대의 마법이다. 과거 사람들이 상상했던 대부분의 마법들을 우리는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구현화했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마법은 지금의 과학과 기술로도 도달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이를테면 시간여행이라든지, 순간이동이라든지, 변신술이라든지 이런 거 말이다. 만약에 이런 것들도 과학으로 행할 수 있다면 그때는 과학을 마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진정한 마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실 이런 의미를 찾는 건 무의미한 시도일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일상에선 마법이란 말을 잘 사용하지 않거니와 아주 어린 아이가 아닌 이상에야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봤을 때, 자신이 아직 그것에 대해서 배우지 못해서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마법을 논의하는 것은 영화나 소설 속의 세상, 더욱 정확히 한정짓자면 판타지 소설 속에서 하게 된다. 이런 세상에서는 마법이 일상이 된다.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전혀 다른 법칙이 존재하는 가상 공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마법이 일상이 되어있고, 특정한 단 한사람만이 그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만들어낸다. 물론 특정한 교육이라는 것은 필요하긴 하지만. 그러면 그걸 받아들이면 그만 아닌가? 왜 굳이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거지.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해리 포터 시리즈 등등 서양 소설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흥행력을 가진 장르가 판타지다. 그리고 이건 이들을 영화화했을 때도 여실히 나타난다. 왜 그럴까? 소설은 결국 거짓 이야기인 동시에 상상력으로 쓰는 이야기이게 때문에 가장 큰 뻥을 치고, 없는 일을 정교하게 생각할 만큼 상상력이 크기 때문일까?

 어스시 시리즈와 르 귄 여사의 작품을 나는 매우 좋아한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책이 SF장르이긴 하지만, 나의 베스트는 언제나 르 귄 여사 작품이다. 왜냐하면 여기엔 인간의 이야기와 고민 그리고 진지한 자아성찰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법을 쓰는 세계라면 그 마법의 실체는 무엇인가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고, 헤인 시리즈와 같이 범우주적 스케일의 세계라면 그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의 역사와 그들의 삶과 철학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스시가 그토록 유명한 이유는 그 서사구조에 있다기 보다는 신화적이고 명언적인 그 세계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한다. 마법사는 우리가 흔히 다른 책에서 접하게 되는 싸우는 마법사가 아니라, 자연을 지키고 이해하는 현자들이며, 그들이 행하는 마법도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체를 변화시킨다. 시기심과 투쟁심에 의해 마법을 이끌어낸 주인공 새매는 가장  혹독한 형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법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진정한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필요한 단 하나의 진실된 이름. 이 생각은 정말 탁월하며, 단순한 주문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다. 바로 마법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마법의 본질이 아니며, 나아가서는 삶의 본질이며 생명의 본질이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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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2 오늘의 일본문학 4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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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의 닥친 큰 위기가 왔을때, 나는 과연 그걸 정면으로 받아내고 극복할 용기와 역량이 있는가?


 사실 살아오면서 큰 위기를 못 겪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위기를 되도록이면 피해가자는 게 지금의 생각이다. 그래서 만약 도저히 피하지 못할 큰 위기가 왔을 때를 생각하면, 너무 불안하고 끔찍하다. 용기와 역량이 있기를 바라지만, 한번도 그걸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기에 불안하다. 하지만 언제나 인생이 굴곡지고 힘든 일의 연속이었다면 그것이 결코 나를 좌절시키거나 꺽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 않을까?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그 경험을 자산으로 더욱 큰 위기도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한땐 나에게 큰 시련이 닥치길 바란 적도 있었다. 어차피 겪어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겪고 그걸 경험삼아 앞으로 올 험난한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서.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또한 스스로 부딪치려고 하지 않았기에 피해갔었다. 여기에 나오는 멋진 사나이는 위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남자다. 전편에서는 이 인물이 왜 이렇게 이상하고 과거의 모습에 집착을 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했지만, 후편에서는 강인하고 멋진 남자다. 인생에 찾아온 큰 위기에 호탕하게 맞서며, 큰소리치며 가족을 이끌어 나가는 가장의 모습에서부터, 강인한 생활력까지. 아들이 불안해 하고 의심하던 아버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 책은 전편과 후편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아예 같은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 등장하는 시리즈물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전편이 내가 알지 못한 부모님의 또다른 모습에 대한 놀라움과 이상한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각에서 찾을 수 있는 신선함이 감상의 포인트였다면, 이번 후편은 예상치 못한 불의에는 용감하게 맞서며, 결코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의지를 남기는 남자의 모습이 감상의 포인트가 되어버렸다.

 남들이 볼 때 실패하고, 나이가 든 마당에 꿈이니, 이상이니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을 받지만(실제로 TV에 생중계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이런 것일 거다), 이렇게 사는 건 결코 의미가 없지 않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자신만의 신념이야 말로 나의 인생을 이끌어나가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끌어 가는 강인한 인생의 원동력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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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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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간 시절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더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표현할까? 아니면 더 비참하고 어려웠던 시절이라고 표현할까?

  내 생각에는 전자가 더 많을 것 같다. 나자신도 그러거니와 흔히 낙천적인 사람이건, 비관적인 사람이건 현실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을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과거의 자신을 더 우위에 두고, 현실의 자신을 채찍질해 더 나은 미래의 자신을 만들려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그들은 내가 태어났을 때 부터 언제나 같이 있었고, 봐왔기 때문에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그건 착각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봐왔던 그 모습은 자식을 위해 원래의 자신을 조금이라도 바꾸어 온 당신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남쪽으로 튀어 1권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아버지는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냥 이상하다. 그리고 어쩜 그렇게 상식적이지가 않은지. 그러던 차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 입으로 들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으로(그것도 내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굉장한 인물이었다고 말이다. 그는 용감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며,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이다. 더군다나 더욱 충격인 건 어머니마저 그런 아버지와 함께 그 길을 같이 걸어갔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운동권 사람들이 나의 부모님들이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 빠진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주로 하게 될까? 과연 나의 부모님은 멋진 분들이시구나. 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예전에는 그렇게 멋진 분들이셨는데 왜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될까? 참 이 상황에서 생각을 하는 사람은 12살의 소년이다. 사실 자신이 10대 초반이었을때의 생각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때 솔직했던 생각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혀지고,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런 부모님의 이야기를 어릴 적에 들었다면 분명히 후자의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그 당시 난 불만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만의 사회에 어른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한 꼬마가 있다.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건들로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고, 그 또래에 할 수 있는 가장 힘든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이 아이는 분명히 성장할 거다. 그리고 그 당시의 고민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같이 잊어버리겠지. 하지만 당시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들로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멋진 꼬마이다. 이런 고민을 이 녀석에게 넘기는 친절하지 못한 그의 부모님들이 오히려 문제다. 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해 오해를 불러왔을까? 그리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아량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괴짜라고 밖에 느낄 수 없도록 행동해 왔을까? 특히 아버지가 말이다. 그는 과거의 자신을 미화하고 헤어 나오지 않았던 게 아닐까? 물론 지금(이 책의 1권)까지는 그래왔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고, 사람도 정체하지 않고 언제나 변한다. 이어질 이야기에서 펼쳐질 새로운 현실은 모두 다 바뀌길 요구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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