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 건강하고 자립적인 노후를 위한 초고령 사회 공간 솔루션
김경인 지음 / 투래빗 / 2025년 1월
평점 :
“살아가는 흔적이 사라진 공간, 멈춰버린 듯한 정적이 감도는 조용함. 그곳에서 과연 ‘삶’이라는 단어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p13
-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척추가 굽고 머리가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아래로 향하게 된다. 당연히 전방이나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젊은 사람들 처럼 쉽지 않다. 시야가 축소되고, 거리와 깊이를 인식하는 능력도 저하된다. 이러한 시각적 변화로 공간 인식과 탐색 능력이 저하되어 다양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한순간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 속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했던 공간이 예상하지 못한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여기까지는 단순히 신체적 변화의 일부를 설명한 것 뿐이고, 사회적 교류가 감소함에 따라 정서적인 불안과 고독, 혼자라는 고립감이나 인지 기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모든 변화의 한가운데서,
당신은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 저자 김경인 선생님은 신경건축학을 기반으로 노인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공간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로, 누구나 나이 들어도 편안하고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 디자인에 힘쓰고 있다. 이 책에서는 “건강하고 자립적인 노후를 위한 초고령 사회 공간 솔루션”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집이 노인에게는 어떻게 장애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지, 실버타운은 노년 생활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노인을 이해하기 위한 작은 배려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노인의 특성을 조금만 이해해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편의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넘어,
에이징 인 커뮤니티로.
- 노인이 스스로 일상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자립을 돕는 공간’으로서의 집은 편안하면서도 익숙함과 안정감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필수이며, 여기에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공간 설계와 가구 디자인, 조명과 눈에 띄는 색채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요양 시설 설계 또한 노인이기 전에 한 개인으로서의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인 공간과 공동 공간의 공존, 만남과 대화를 유도하는 쉼터, 구조적으로 걷기 운동을 유도하는 공간 등 색다른 시선을 접목한 공간이 실제로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 더 나아가, 주거 공간이 ‘커뮤니티=공동체’안에서 세대간의 교류를 유도하는 ‘에이징 인 커뮤니티’ 개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놀라웠다. 한 예로, 1층에는 영유아 보육시설, 2~4층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 요양시설, 5~8층은 청년 주거시설, 9~10층은 자립이 가능한 노인 주거시설과 같이, 어린 아이부터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가 한 공간 안에서 서로 교류하며, 노인들은 아이들의 밝은 에너지를 얻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관심과 보살핌 안에서 성장하도록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미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여러 사례들을 사진과 함께 볼 수 있어 이 자료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미래 도시에 대한 실질적인 청사진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 나이들어도 괜찮은 도시,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와 끊임없이 연결된 채 자립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도시. 고령친화도시는 어쩌면 우리가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할 미래의 우리 모습일 것이다.
“ 앞으로의 도시는 모든 세대가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공동체가 함께 나이 들어가는 도시는 결국 누구나 평생 머물고 싶어 하는 이상적인 도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 | 259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