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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러 걸작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외 지음, 임희선 옮김 / 책세상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씨네 21을 읽다가 추천란에 들어있길래 지른 책입니다. ( ..);
올해는 공포영화도 한편 안봤고, 공포 애니나 만화책도 한편 안본지라 여름기념으로.
10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있으며, 모두 다 꽤 유명한 작가의 작품.
호러 걸작선이라는 제목에 알맞게 검은색과 빨간색으로만 이루어진 표지도 꽤 강렬합니다.
그런데 이 책 말이죠..
제목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 고전 환상 문학 걸작선] 쯤으로.
작품들이 거의 메이지 유신즈음에 쓰여진데다가, 작품의 배경도 그 즈음 ㅡ [고전]
유령이나 귀신 등이 등장하지만 무섭질 않아;;; ㅡ [환상문학]
그..그런데 이거 작품들은 굉장한걸! ㅡ [걸작선]
열편 중 정말 오싹한 느낌을 받은건 딱 한편. 그것도 제일 짧은 [유령 폭포의 전설] 편입니다.
그런데 이 단편은 또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이야기라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린시절 읽었던 공포체험 류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읽은적이 있었습니다.
그 책에는 마치 우리나라에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인양 적혀있었는데, 아마도 저 단편을 살짝 각색해서 실었던 것 같습니다. 하기사 어릴때 본 호러책 치고 일본꺼 베껴오지 않은 책이 드물기는 했어요. (웃음)
나머지 9편은 뭐랄까.. 확, 무섭기보다는 좀 두근두근 긴장되거나 찜찜하게 기분나쁜 스타일입니다. ( 이런것도 공포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요... ) 요즘에는 확 놀래키거나 잔인한 장면으로들 놀래키다보니 이런식의 공포는 조금 싱겁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무서움의 정도에 포인트를 두지 않고 읽었다면, 하나 실망하는 것 없이 굉장히 즐겁게 읽었을 것 같습니다.
단편들이니까요, 딱히 여름이 아니어도 가볍게 시간날때 한편씩 읽는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악령의 소리] 와 [지옥변], [죽음을 부르는 신문], [기비쓰의 생령] 추천.
유령풀 - 오카모토 기도
유령풀의 저주일까요, 여자의 이루지 못한 한일까요.
오직 수동적인 여성상이 맘에 안들어서 흥흥, 거리면서 읽었습니다.
배경이 메이지유신 근처라는걸 생각해보면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요.( ..);
유령 폭포의 전설 - 라프카디오 헌
가장 짧지만 가장 큰 임팩트.
하지만 어릴적 저와 같은 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뒷 내용은 충분히 짐작 가능...;;
(아가야, 열냥 벌러 가자 - 라는 제목의 이야기였지요)
그렇지만 내용이 짐작이 가면서도 뒷부분을 읽을때는 임팩트가 꽤 컸어요.
활짝 핀 벚꽃나무 숲 아래 - 사카구치 안고
작품 설명에는 [벛꽃 나무 아래에는 시체가 있다] 라는 말과 연관시켜놨지만, 그 문구는 다른 사람의 소설에 나오는건데 왜 여기에 붙여놨을까요. 그냥 두개 다 벛꽃이고 시체가 나오니까?;
화려한 벛꽃과 함께 스러지는 사랑. 하지만 무서운건 그녀의 취향 뿐...( ..);;
죽음을 부르는 신문 - 유메노 큐사쿠
제목만 보고는 [내일신문] 같은 류의 공포인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대로 찜찜함을 안겨주는 류.
주문이 많은 요릿집 - 미야자와 겐지
이건 초반 2장만 읽으면 뒷내용이 짐작가능하긴하지만 무사들의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유일하게 해학적인 작품. 우리나라 도깨비 이야기 같달까요. (웃음)
악령의 소리 - 나쓰메 소세키
일본 소설이라고는 라노베류가 거진 전부였던지라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처음 접했습니다.
음, 그런데 이걸 읽고나니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라고 맘먹게 되네요.
할멈의 이야기를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하던 주인공이 왠지 불안해하기 시작할때, 저도 같이 불안해하며 두근두근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요 작품을 제일 강추.
구로카와 겐다누시 이야기 - 쓰가 데이쇼
여자만 나쁜가요. 흥흥.
유령풀과 마찬가지로 소재가 좀 기분 나빠서 흥흥 거리며 읽은 작품.
여기서 얻은 교훈은.. 함부로 장담하면 안된다. (으응?;)
지옥변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반어법이 가득했던 작품.
지옥변을 그리기 위해 저지른 만행들은 끔찍했지만, 마지막은 좀 슬펐어요.
그림에 대한 묘사가 꽤 상세해서 그 부분을 몇번 곱씹으면서 상상하며 읽었습니다.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은 한번 그 묘사를 읽고 그려보셔도 괜찮을 듯?!
기비쓰의 생령 - 우에다 아키나리
한국은 죽어서 귀신이 되어야 원한을 푸는데, 일본에서는 산채로 귀신이 되어 풀기도 하는군요.(먼산)
역시 바람피는건 나쁜겁니다!;
봄의 한낮 - 이즈미 교카
봄의 한낮에 듣는 기묘한 이야기. 몽환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작품입니다.
신기루같기도, 스러진 벛꽃 같기도.
하지만 다 읽고나서는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라고 외치고 말았습니다.-ㅅ-;;
해설을 읽어보니 일본에도 저같은 사람들이 꽤 많았는지 속편이 출간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 속편은 한국에 나오지 않으려나요 ㅜ_ㅜ 이거 결론이 꽤 감질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