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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똑같은 성격의 쌍둥이는 결혼 이후로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들의 딸이자 조카인 안진진은 결혼을 앞두고 두 남자 사이를 고민하고 있는데, 이는 마치 자유롭지만 제멋대로인 아버지와 딱딱하지만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이모부를 상징하는 것 같다.
현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규칙이 있고 넉넉한 삶을 사는 이모가 부럽게 느껴지지만 그런 삶에도 어려움이 있음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어머니는 수많은 시련을 겪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시련들이 어머니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어 주는데, 이는 행복해 보이지만 행복하지 않은 삶과, 행복하지 않아보이지만 행복한 삶이라는 제목 그대로의 모순을 보여준다. 삶에서도 그와 비슷한 많은 모순들이 있을 것이고 어쩌면 머리로는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 많겠지만, 안진진의 선택과 같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 이상은 가슴으로 느낄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옛날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세련된 글이라고 느꼈다. 어찌보면 단순한 구조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빠른 전개와 적절한 배치가 좋았다고 느꼈다. 한번씩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있긴 했지만, 그건 우리들도 똑같지 않을까. 개연성이 없는 모순 적인 행동들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